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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꽃이라면" 바디페인팅 대가 엠마 핵 사진전

작성일2016.08.02 조회수6736

▲ 꽃에 앉은 작은새(Oriental Bouquet Cradled Finch)

얼핏 화사한 무늬의 벽지인가 싶다. 좀 더 들여다보면 여인의 나신이 보이고 어느 순간 평면과 입체가 결합, 내면과 외부 세계가 연결되는 신비로운 느낌이 온다. 바로 바디페인팅 분야에서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한 호주의 대표적인 아티스트 엠마 핵의 작품이다.

▲ 앰마 핵(Emma Hack)

엠마 핵은 인체를 캔버스 삼아 주변환경과 일치시키는 위장술(카모플라주) 아트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예술가다. 10시간 이상 작업시간을 거쳐 모델의 몸에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카모플라주 아트로, 인물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주위 환경과 하나가 되어 신비롭고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나체에 꽃 이미지를 그린다는 점에서는 최근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에서 몽고반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한밤의 비밀정원(MidnightSecretGarden-Lenticular)

엠마 핵이라는 이름은 익숙치 않아도 벨기에 가수 고티에(Gotye)의 뮤직비디오 '썸바디 댓 아이 유즈 투 노우(Somebody that I used to know)'에서 고티에와 여성 모델이 바디페인팅으로 벽과 그림으로 일체화 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익숙할 것이다. 엠마 헥이 고티에와 콜라보 한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78억 뷰를 달성하며 그녀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뮤직비디오 영상에 들어간 페인팅 작업은 무려 23시간 걸렸다.

▲ 고티에(Gotye) - 썸바디 댓 아이 유즈 투 노우(Somebody that I used to know)

■ Blue and White 콜렉션

▲ 차이나(China)

▲ 프랑스(France)

블랙 앤 화이트(Blue and White) 콜렉션은 청화백자를 소재로 블루와 화이트의 배색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여행을 통해 영감을 받아 중국과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의 특징이 담긴 전통적인 도자기 문양을 작품 속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 프랑스, 포르투갈의 특징을 담은 작품이 3점이 전시된다. 각 나라의 독특하고 정교한 도자기 문양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마다 총 12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려 작품이 완성되었다.

■ Beautiful Women 콜렉션

▲ 하우스 와이프 (The House Wife)

▲ 게이샤(The Geisha)

뷰티풀 위민(Beautiful Women) 콜렉션은 나라마다 고유한 여성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주제로 한다.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인물을 배경과 일치시키지 않고 작품 전경에 위치시킴으로써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함으로써 강렬하고 개성 있는 이미지 뒤에 숨겨진 여성의 미(美)의 본질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20세기 중반의 여성에 대한 억압되었던 사회적인 인식을 담고 있으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새를 통해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 Bloom 콜렉션

▲ 왕실의 하늘정원(Royal Hanging Garden-Lenticular)

블룸(Bloom) 콜렉션은 최근 작가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업이다. 착시현상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제작한 렌티큘러 페인팅은 렌티큘러 렌즈를 이용해 여러 장의 이미지를 겹쳐 깊이감을 주거나 이미지의 형태를 다른 각도로 움직이게 보이게 한다. 이러한 렌티큘러 작업은 한 작품 당 총 12개의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사용한다. 이는 엠마가 추구하는 2차원과 3차원에 대한 끊임없는 작업에 대한 탐구이자 발전된 실험이다.

▲ 김홍도 ‘하화청연도’로 위장한 무용수 (김홍도 프로젝트 사진)

엠마 핵은 이번 한국 전시를 기념하여 지난 7월 22일 김홍도의 하화청연도 이미지를 배경으로 젊은 무용수 김효영씨와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김홍도 그림과 하나가 되어가는 무용수의 모습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화를 바탕으로 한 작가, 무용수와의 독창적인 콜라보레이션이었다.

배경과 인체가 절묘하게 하나가 되어 보는 이에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엠마 핵의 사진전은 7월 23일부터 10월 30일까지 인사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린다.

글 : 김선경 기자(uncanny@interpark.com)
사진 : 사바나 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