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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으로 배우는 연애] 뮤지컬 <밑바닥에서> "남친의 전여친"

작성일2017.03.23 조회수6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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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의 전 여친이 자꾸 거슬려요"
 
몇 년 전 친구가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고민을 털어났다. 남자친구의 전 여친이 계속 남자친구에게 메달린다는 것이다. 이미 헤어진지도 오래 됐는데 가끔씩 연락할 뿐만 아니라 만나자고 하는데 신경이 무지 쓰인다는 거다. 남자친구가 안받아주면 이 친구도 무시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남자친구가 마음이 약해서 만나자고 매달리면 가끔 만나기도 한단다. 그러면서 현재 여친에게는 다 끝난 사이고 오히려 집요한 성격의 전 여친 때문에 괴롭다고 토로한단다. 이 친구는 전 여친의 존재 자체나 남친의 행동이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전 여친에게 여지를 주는 듯한 우유부단한 남친의 행동이나, 전 남친이 새로운 여친을 만나니까 더 메달리는 전 여친의 못된 심보도 문제로 보였다.
 



뮤지컬 <밑바닥에서>의 페페르와 나타샤, 이들 사이에는 전여친 바실리사가 있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러시아의 대문호 막심 고리끼 원작을 창작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체홉의 <갈매기>와 더불어 러시아 희곡 문학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밑바닥 삶을 리얼하게 보여주면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수작이다. 이게 바닥인가 싶었는데, 또 다른 바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밑바닥에서>는 그다지 심각하거나 어둡지만은 않다. 카타르시스와 뿌듯함마저 주는 건 음악과 주인공 페페르(최우혁)와 나타샤(김지유)의 여물지 않은 풋풋한 사랑의 힘이다.

주인공인 페페르는 하루하루 도둑질과 싸움으로 연명하는 28살의 남자다. 백작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5년 복역하고 출소한 지 얼마 안된 페페르는 누나인 타냐가 운영하는 술집에 새로 들어온 종업원인 나타샤와 첫 만남에 호감을 느낀다. 순수하고 해맑은 나타샤는 술집의 답 없는 인생들에게 한줄기 빛이 된다. 나타샤 역시 표현이 서툰 어눌한 상남자 페페르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낀다. 둘 다 순수하고 표현이 서툴러 서로 호감이 있음에도 뭉그적거린다.
 
그들 사이에는 바실리사(안시하)라는 페페르의 전여친이 있다. 바실리사는 페페르와 뜨거운 사이(로 추정)였으나 페페르가 감옥에 간 사이 백작과 결혼을 했다. 페페르는 자신을 배신한 바실리사가 밉고 이제는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다. 페페르와 나타샤가 서로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뭉그적거리는 사이, 바실리사는 다시 시작하자며 페페르를 찾아온다. 착한 나타샤는 둘이 얘기하라며 자리를 비켜주기도 한다. 현실 연애에서 절대로 전남친 또는 전여친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나타샤는 비극을 초래하는 민폐 캐릭터다. 아픈 막스가 타냐 마중을 나간다고 해서 내보내는 것도 나타샤고, 페페르와 바실리사가 대화를 하도록 자리를 비켜주고 안 좋은 상황에서 등장해 바실리사의 마음에 분노를 일으켜, 복수를 하는 행동의 원인도 나타샤다. 이게 끝이 아니다. 나타샤는 배우에게 알코올 중독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병원이 있다고 희망을 주었다가 편지를 통해 그런 데는 없다고 알려 배우가 끝내 자살을 하게 된다. 이쯤 되면 나타샤는 민폐를 넘어 비극의 원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샤는 예쁘고 밝고 긍정적이며,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고, 봄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그녀가 가진 밝은 에너지 때문에 무대 속 캐릭터나 우리 관객들은 그녀를 미워하지도 않고, 그녀가 민폐 캐릭터라고도 연결 짓기 힘들다.
 



나타샤의 밝은 에너지는 밑바닥 인생에도 한줄기 빛이 되어준다

다시 돌아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전 애인의 등장은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하지만 팩트는 그들은 이미 끝난 관계라는 거다. 옛 애인이 나보다 더 그 사람에 대해 잘 알 것이고, 더 많은 추억이 있으리라는 사실이 자신을 괴롭히기에 무시하기 힘들다. 전 애인의 존재는 나보다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때 중요한 건 지금 현재의 사랑과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또 남자 역시 전 애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현재 애인에게 강한 확신을 줘야 한다. 가급적이면 절대 만나지도 연락을 받아 주지도 않아야 한다.

나타샤가 보기에 페페르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 나타샤를 만나기 전이지만 바실리사에게 메달리기까지 했으니 미련이 어느 정도 있다고 봐야한다. 물론 후에 나타샤와 사랑에 빠진 후, 최근 어떤 공연에서도 보기 힘든 더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백을 하긴 하지만. 나타샤는 어떤가. 전 여친인 바실리사가 다시 시작하자며 찾아올 때 위축이 되고 자리를 비켜 주기까지 하니 정말 한심한 모습이다.
 
그건 그렇고, 서두에 말한 그 친구는 어떻게 됐냐고? 그 당시 사귀던 남친과는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결국 헤어졌고 다른 좋은 남자 만나 결혼했다. 그 문제의 남친은 메달리던 과거 여친과 결혼을 했다. 끈을 놓지 않는 자에게 기회는 있는 것인가.

글: 김선경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사진 : 쇼온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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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수 5
  • ferix1*** 2017.03.31 내용을 이렇게 헛다리 짚으시면서 쓰신 기사는 특히나 홍보를 위해서였다면 안 쓰시니만 못하셨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고 가지고 있던 표도 다 놓고 싶었으니까요.
  • ferix1*** 2017.03.31 또 바실리사가 찾아와서 '다시 시작하자'라고 말한 부분을 '진짜(!)' 다시 시작하기를 원했다고 보신다면 기자님은 행간을 읽지 못하신 것일 겁니다. 예전의 관계를 복원하고 싶은 어떤 여자가 옛남자친구에게 '내 남편을 죽여줘'라고 한단 말입니까
  • ferix1*** 2017.03.31 기사 중 '나타샤는 어떤가 ~ 한심한 모습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때는 페페르와 나타샤의 관계는 시작 전이니 자리를 비켜주고 말고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입니까
  • ferix1*** 2017.03.31 보셨는데도 이런 사진을 선택하셨단 말인가요? 이 극이 단지 연애와 관련된 극이라면 이런 기사를 써도 무방하지 않겠지만 기자님은 이 극에 보신 것이 '연애'였습니까?
  • ferix1*** 2017.03.31 굳이 연애와 공연을 연결시키고 싶었다면 '밑바닥에서'보다는 '팬텀'이 더 나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한 남자의 순애보, 희생 얼마나 좋습니까? 특히 첫 화면에 등장하는 페페르가 우는 장면은 공연을 봤다면 더더욱 쓰지 않았을 장면이지요.(아래 스포일러성 기사까지 쓰셨는데 보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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