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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로 돌아온 배우 '송용식'

작성일2010.03.16 조회수21174

“지금의 목표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거에요. 배우 송용식이라고 들었을 때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고 싶어요.”

시트콤과 드라마, 뮤지컬을 한 번씩 경험했고, 연극은 이번이 세 번째다. 배우라 부르기 충분한듯한데 그는 “(배우라는) 호칭 자체가 어렵더라고요”라며 자신의 이름 앞에 “배우라는 호칭이 어렵지 않고, 어색하지 않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2월 27일부터 [뉴보잉보잉](연출 손남목)의 성기 역으로 무대에 서는 송용식은 역대 ‘보잉’팀들 중 가장 짧게 공연하는 ‘40일 공연 스페셜 팀’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롱런 하는 작품이라 기본적인 틀이 있다”며 그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성기는 세 명의 스튜어디스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남자다. 이미 많은 배우들이 성기를 연기했으니 송용식만의 성기는 어떻게 다를지 묻자 그는 자신만의 성기보다는 텍스트와 연출라인을 맞췄다고 답했다. 그는 배우가 가진 색깔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굳이 다르게 표현하지 않아도 될 거라면서도 “(성기가) 세 명과 바람을 피우는 나쁜 놈이지만 나쁘지 않게, 세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게 (연기)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송용식은 이미 [뉴보잉보잉]의 상황극을 연극 ‘오덕후들’을 통해 경험해봤다. “오히려 지난 번보다 나아요. 그땐 퇴장이 없었는데요”라며 웃어 보였다. “빨리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 같은 극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 (공연을) 해봐야 감이 올 것 같아요”라며 첫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에게선 첫 공연에 대한 걱정이나 긴장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유독 긴장을 하지 않는 건지 되묻자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만 저는 그 긴장을 즐기고 있는 거에요”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

송용식의 첫 연극 ‘강풀의 순정만화’의 첫 공연 날이었다. 공연 준비로 동료배우들과 함께 밥을 먹지 못했던 그는 배가 고파 공연 시작 10분 전에 도시락을 들었다. 바쁘게 젓가락을 움직이며 밥을 먹고 있는데, 선배 배우가 그의 모습을 보고 놀라 “연극 10년을 했어도 첫 공연 날, 그것도 10분전에 밥 먹고 있는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단다.

우연히도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와 연기를 시작하게 된 송용식은 드라마 ‘궁S’를 통해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드라마를 하게 되면서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예전부터 연기 쪽으로 자꾸 기울었었는데, 그러려니 했거든요. 그런데 드라마를 찍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는 더 이상 가수 혹은 강두가 아닌 배우 그리고 송용식으로 오롯이 서고 싶어했다. 배우라 불리는 사람은 많지만 열 사람이 봤을 때 모두가 동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며 되묻던 그는 “매체에서 배우라 쓰고 붙여준다고 배우인 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그의 답 속에서 이전 가수의 잔해는 발견할 수 없었다. 배우라는 호칭 자체도 가볍지 않게 여겼다. 배우라 불리려면 “연기로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다”며 연기에 대한 그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를 향한 대중들의 인식이 가수에서 배우로 어느 정도 넘어왔다면, 그에게 남은 건 강두가 아닌 송용식으로 불리는 것이다. 자신이 출연했던 연극에 이름(본명)이 나와있어도 다들 잘 몰라본다며 “공연을 보고 긴가민가해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송용식이라는 본명을 알리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단 생각보다 한번 인식된 이름을 바꾸기란 쉽지 않는 것 같아요.”

매체를 통해 본명과 배우로 활동하는 것을 홍보하고 알릴 수 있겠지만 지금, 그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꾸준히 연기하는 모습을 관객과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강두’를 쉽게 지울 수 없듯 배우 송용식이 되기 위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는 보다 많은 대중과 만나기 위해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하고 싶다고 했다.

[뉴보잉보잉]의 첫 공연날인 2월 27일은 그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 위에서 성기가 되어 세 명의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꼬여만 가는 상황 속에서 어쩔 줄 몰라 할 것이다.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첫 공연을 완성시켜 송용식이 ‘최고의 생일’을 만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를 해서 보여주겠다"

양훼영 기자 h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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