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로 다른 장르의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장르 간의 강점을 그대로 살려 일반 연극, 뮤지컬, 퍼포먼스 무대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특정 장르로 지칭하기 어려운 ‘청춘의 십자로’와 ‘예술공장쇼’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소화하는 공연이다. ‘청춘의 십자로’는 옛 무성영화에 추억의 변사가 등장한다. 여기에 뮤지컬 장르가 더해진다. ‘예술공장쇼’는 기본적인 줄거리에 음악, 영상, 춤, 라이브 연주까지 그야말로 ‘예술공장’처럼 다양한 ‘복합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무성영화와 뮤지컬, 변사가 함께!
‘청춘의 십자로’

‘청춘의 십자로’는 1934년 실제 개봉했던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흑백 무성영화’다. 첨단 기술을 통해 복원된 영화는 이원용, 신일선, 김연실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과 신파 멜로와 활극과 코미디까지 더해진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1930년대 히트 무성영화를 변사가 직접 해설한다. 이제는 사라진 80년 전의 극장 풍경을 재연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변사뿐 아니라 실제 뮤지컬배우들도 등장한다. 뮤지컬배우들은 영화 상영의 앞과 뒤 하이라이트 부분에 등장해 노래를 들려준다. 또한, 이번 공연은 4인조 밴드가 직접 라이브 연주를 하는 점도 특징이다. ‘청춘의 십자로’는 무대에서 만나는 ‘영화적 체험’을 전한다.

‘청춘의 십자로’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뉴욕영화제, 멕시코과나화토영화제, 런던템즈페스티벌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여러 해외 공연을 통해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공연 체험’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번 공연은 영화 ‘가족의 탄생’, ‘만추’ 등을 연출한 김태용이 연출을 맡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배우 조희봉이 변사로 변신한다. 여기에 뮤지컬 ‘스위니토드’, ‘어쌔신’ 등의 작품에 참여했던 박천휘가 작사, 작곡, 편곡가로 참여한다. 음악감독으로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오페라의 유령’ 등의 변희석이 함께한다. 배우는 강필석, 김대종, 양준모, 임문희, 정명은이 출연한다.

이야기와 더해진 ‘복합퍼포먼스’
‘예술공장쇼’

‘예술공장쇼’는 자살문제, 청소년 범죄, 우울증 등의 사회문제를 다양한 퍼포먼스와 영상과 음악, 특수효과로 보여주는 ‘복합퍼포먼스’ 공연이다. 공연은 시작과 동시에 몽환적인 영상이 관객을 이끌고, 안개 속에서 배우의 몸이 떠오르며 시작된다.

작품은 무대 의상과 악기들을 수리하는 예술 공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악덕 사장 아래 일하던 두 명의 직원들은 매일 밤 신비로운 존재 때문에 살아간다. 이 신비한 존재는 환상적인 기적을 두 직원에게 선물한다.

작품은 주로 대극장에서 사용되는 ‘프로젝션 맵핑 영상기법’(프로젝터를 이용한 미디어 아트)을 소극장 무대에 구현한다. 입체적인 영상과 감각적인 조명, 다양한 특수효과를 통해 섬세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쇼를 보여준다.

공연 관계자는 “영상을 통한 입체적인 공간 형성, 여기에 다이나믹한 음악 및 효과음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과 멋진 퍼포먼스는 기존 소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예술공장쇼’는 최근 지정된 동대문과 대학로로 이어지는 관광특구를 찾은 외국인들이 소극장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영어, 일어, 중국어 3개 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