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과 뮤지컬의 결합

< 러브 이즈 매직 >은 태희와 정국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이다. 어둡고 음산한 뒷골목. 하루하루 희망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늘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으면서도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마술을 만들기 위해 열심을 다하는 정국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 곳에 애대생 태희가 친구들과 거리에 나타난다. 그 사이에 소매치기에게 지갑과 액세서리들을 털리고 친구들은 황급히 그 자리를 피하고 태희는 고아원 아이를 보살핀다. 이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정국은 태희에게 사랑을 느끼고 둘은 점점 더 가까워 진다.

그러나 태희에게는 약혼자 준혁이 있다. 준혁은 세상에서 돈과 권력이 제일의 가치라 믿고 있는 거리의 실력자이다. 준혁은 태희와 가깝게 지내는 마술사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태희와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태희는 준혁의 눈을 피해 마술사를 만나러 오게 되고 준혁과 그 일당은 마술사를 찾아 끌고 오지만 정국은 빠져 나온다.

준혁과 일당은 서로 대결하게 되는데 정국은 마술로 그들의 마음을 바꾸어 놓게 된다. 어둡고 음산한 뒷골목은 이제 다시 존재하지 않게 되고 정국과 태희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거짓말 같은 사랑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 이야기는 어디로 달려갈지 모르게 급격한 물살을 따른다. < 러브 이즈 매직 >은 매직과 뮤지컬의 만남이라는 것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예전에 뮤지컬에서 마술이 쓰이거나 마수에서 뮤지컬 같은 연출을 하거나가 모두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마술과 뮤지컬이 만나게 되어 과연 어떤 무대가 탄생할지에 대해서 많은 의문점이 생겼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기대도 많이 컸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그렇게 마음을 저미는 환상의 세계로 빠지게 되는 마술도 없었다. 거기에는 사랑만이 존재하고 있다. 그만큼 마술이 뮤지컬에 잘 흡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편의 아름다운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12월이 되면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랑과 행복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된다. 거기에 어쩌면 딱 맞는 매직컬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시도라는 점에서 우선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그러나 처음 시도라는 것이기 때문에 오는 오류가 한, 두가지 눈에 띈다. 먼저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극의 스토리가 너무 맥없이 풀리는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마술을 염두하고 쓴 극본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마술이 그만큼 뒷받침을 해주지 못했나 싶다. 좀 더 장치적으로 마술을 보강했다면 그렇게 허무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하나는 무대 운영상의 문제점들이다. 암전이 많아 극의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무대가 너무 횅한 느낌이인데다가 배우들로 그 무대를 채워나가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직과 뮤지컬을 접목시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곳곳에 새로운 시도들이 있지만 조금은 자제하는 묘미를 보여주었다면 다른 아이디어와 동선, 무대 등이 표출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매직컬이다.

태희로 분한 임강희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 로미오와 줄리엣 >에서 보여 주었던 감수성 예민한 모습을 또 다시 볼 수 있어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김유정국 또한 마술사에서 뮤지컬 배우로 다시 거듭나는 계기를 삼았을 것이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보이긴 하였지만 마술하면서 노래하고 연기로 극 중의 감정을 무난히 표현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12월이면 가슴 따뜻해지는 사연들을 접하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사연들은 그리 흔하지 않다. 평범한 이야기로 무장된 < 러브 이즈 매직 >은 사랑하는 이들의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진실된 사랑의 참 의미가 살짝 묻혀져 있다. 아름다운 노래와 선율로 마술에 녹아져 있다. 추운 12월에 한 번은 만나보고 싶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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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악어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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