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세계 초연 예정인 <마타하리>는 그동안 라이선스 뮤지컬을 만들어온 EMK뮤지컬컴퍼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창작뮤지컬로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를 다룬 작품이다.

물랑루즈 최고의 무희이자 팜프파탈인 주인공 마타하리 역으로 옥주현이 최종 낙점된 가운데, 그의 연인 아르망, 마타하리에게 스파이가 될 것을 강요하는 프랑스 군 대령 라두 등 작품의 주 조연 및 앙상블을 뽑는 오디션이 지난 8월부터 진행 중이다.

기자가 참관한 지난 1일, 작품의 새로운 활력을 담당할 남녀 앙상블의 3차 오디션이 진행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안무 심사에서 뽑힌 총 20명의 남자 앙상블 배우들은 이날 이른 시간부터 연습실에 삼삼오오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이날 오디션은 노래와 연기 심사로 진행되었는데, 노래 심사는 지정곡과 자유곡 심사로 구성되었다. 배우들에게 심사곡으로 주어진 지정곡은 ‘Toast Of The Town’이란 넘버로, 극 중 물랑루즈의 극장에서 마타하리의 공연을 본 관객들이 쏟아져 나와 부르는 노래이다. 관능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마타하리에게 매료된 관객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관건인 곡으로 지원자들은 저마다 개성 있게 소화하였다.

지원자들이 노래를 마치자 <올리버><뉴시스>의 제프 칼훈 연출가와 우리에게 <몬테크리스토><황태자 루돌프>등의 작품으로 익숙한 프랭크 와일드혼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의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세심하게 지원자들의 음역대와 경력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였다.

20명의 지원자들은 노래 심사가 끝난 후, 사전에 정도영 협력 안무가와 함께 연습했던 안무를 피아노 반주에 맞춰 심사위원 앞에서 선보였다. 5명씩 진행된 안무 심사는 지원자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두 번씩 진행됐다. 안무 심사 후에는 연기 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원자들의 연기 심사가 있었다. 지원자들은 짧은 시간 대본을 숙지하여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선보였다. 모든 심사가 끝나자 지원자들은 서로 서로를 격려하며 힘찬 박수로 오디션의 모든 과정을 마무리했다.


내년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새로운 배우들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연출가 제프 칼훈에게 심사 기준에 대해 묻자 “어느 오디션이나 심사 기준은 같다.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찾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을 찾는 것이다. 배우들과 2시간 반 동안 공연을 해야 하는데, 공연을 2시간 반 동안의 데이트라고 생각해 보면 그 뜻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작품, 배우들 사이에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마타하리>는 초연이다”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모든 것이 처음이고, 새롭다. 지금 하나씩 만들어가는 중인데, 이미 캐스팅이 발표된 옥주현을 기준으로, 지원자들이 그녀와 함께 무대에 있는 모습이 어떨까를 상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프랭크 와일드혼은 “이 작품에서는 진짜 춤을 보여줘야 한다. 정말 스타일리쉬한 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 물론 여기에 노래랑 연기도 잘해야 한다. 이 공연으로 인해서 한국 뮤지컬계가 더 확장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열린 3차 오디션의 합격자들은 4차 오디션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으며 최종 선발된 배우들은 2016년 1월부터 연습을 시작하게 된다. <마타하리>는 내년 3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세계 초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