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대한민국 울린 <불효자는 웁니다> 17년 만에 무대로

작성일2015.08.07 조회수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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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신파 참 좋아하더라고요. '엄마'라는 개념은 동서양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연습하면서 수시로 울음이 나오려고 하는 걸 참고 있어요."

17년 만에 같은 작품에 같은 배역으로 출연하는 이덕화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1998년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24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악극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다시 <불효자는 웁니다>의 불효자, 주인공 진호로 찾아온다.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가 지난 6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8월 공연 개막을 알렸다. 이날 현장에는 초연에 이어 참여하는 이덕화, 박준규를 비롯해 김영옥, 오정해, 이홍렬 등 작품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불효자는 웁니다>는 6.25를 거쳐 1970년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한 남자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자식밖에 모르고 살아온 어머니, 가난을 딛고 성공을 향해 달려갔지만 어쩔 수 없이 불효자가 되어버린 아들, 그리고 사랑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한 여인의 인생사를 구슬픈 가락과 함께 풀어낸다.


초연 때를 회상하던 이덕화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절에 한 공연이라 애착이 크다."며 "그때는 40대였는데 지금은 서른이 넘은 아들이 있다. 작품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연습하면서도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에 치우쳐 장면을 잘 전달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크다."는 그다.

어머니 최분이 역의 김영옥 역시 오랜만의 무대 행보다. "15년 전에 <아버님 전상서>라는 작품을 여기 이 배우들과 다 같이 했었는데 그때 향수를 못 잊어서 욕심을 냈다."는 그는 "이게 내 마지막 공연 무대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주변 배우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무대는 종합예술이고 생(生)으로 보여줘야 해서 모든 걸 다 던져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지금처럼 무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첫사랑 진호에게 버림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련의 여인 옥자 역은 오정해의 몫이다. 그에게 상대 배우 이덕화와의 호흡을 물으니 "과거 공연에서도 항상 버림받아와서 이번에도 낯설지 않다."며 여유롭게 웃으며 "이덕화는 여배우들보다 애교가 상당하다, 그 애교는 공연에서 확인하시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어느 작품, 어느 무대에서나 나는 주크박스"라며 작품 속 노래를 열창해 순식간에 장내 분위기를 <불효자는 웁니다> 속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나는 정말 나쁜 놈"이라고 스스로의 캐릭터를 설명한 박준규는 옥자와 어머니 최분이를 괴롭히는 박강태로 분할 예정이다. "과거 공연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이 만석이 될 지 잘 모르고 덤볐는데, 지금은 공연장인 장충체육관을 채워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크다."는 그는, 시원시원한 발성의 호탕하면서도 비열한 박강태로 잠시 변신하여 '이 사람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를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악극이니만큼 극을 구성지게 이끌어가는 악사 이홍렬에게도 시선이 모인다. "대본을 펼쳐보니 이 역은 나를 위해 쓰였구나, 또 기라성같은 배우들과 같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가문의 영광이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는 그는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 변사 촐랭이 역으로 극에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모습이었다.

작품을 제작한 정철 프로듀서는 "최근 20년간 공연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라이선스 중심이라 우리의 정서, 우리의 것이 많이 없는 듯해 아쉬웠다."면서 "5~70대 관객들을 문화적으로 소외시키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제작했다. 이 작품으로 악극, 마당놀이 등 우리 콘텐츠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7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여파로 이달 관객들과 만나는 <불효자는 웁니다>는 오는 15일부터 27일까지, 리모델링을 마친 장충체육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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