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밴드 O.O.O(오오오) “이제 밴드로서 막 사춘기를 끝냈어요, 앞으로 우리 모습 기대해주세요"

작성일2018.12.14 조회수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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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명을 보고 어떻게 불러야 할까 헷갈릴 수도 있는 O.O.O(오오오)가 지난 4일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했다. O.O.O는 가성현(보컬), 장용호(기타), 이지상(베이스), 유진상(드럼)으로 이뤄진 남성 4인조 밴드로 2014년 싱글 ‘비가 오는 날에’로 데뷔했다. 삶의 철학적인 주제를 고찰하는 가사와 직관적인 멜로디, 독창적인 사운드로 밴드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팀이다. 그동안 세 장의 앨범을 통해 우울한 개인의 삶이 향하는 행선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던 그들이 이번 앨범을 통해 외부로 한 발짝 나아갔다. 무대에서 "더 신나게 놀고 싶다"는 그들과 지난 5일 만나 O.O.O 시작과 현재, 앞으로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어제(4일) 저녁 6시에 정규 1집 앨범이 나왔는데, 각자 소감을 들려주세요. 
가성현: 어제 앨범이 발매됐을 때 멤버들과 회사 회의실에 같이 있었어요. 함께 앨범 준비하고 애써주신 회사 분들, 멤버들과 축배를 들었어요. 원래는 평상시처럼 합주할까 했는데 어제만큼은 너무 열심히 안 살아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웃음) 예전에는 앨범을 내고 나면 엄청 후련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막상에 이번에 그런 생각이 하나도 안 나더라고요. 오히려 우린 그저 긴 여정에서 하나를 끝냈고 ‘다른 걸 이제 빨리 준비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멤버들에게도 “빨리 곡 쓰고 작업하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유진상: 전에 EP와 싱글 앨범이 나왔을 때도 좋았지만 이번에는 특별하게 더 이뻐 보였어요.
 
이지상: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우리가 한 단계 레벨업했구나 느끼게 됐고,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장용호: 1년 넘게 앨범을 준비했는데요. 발매 날도 원래는 더운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로 미뤄져 이제야 나오게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돼서 그런 점은 속 시원했어요. 그렇지만 15일에 단독 콘서트가 있는데 이것까지 잘 끝내야 뭔가 앨범을 정말 잘 냈구나 할 것 같아서, 아직은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중이에요.
 



가성현-보컬, 장용호-기타, 이지상-베이스, 유진상-드럼 (왼쪽부터)
 
'시소'와 '숨바꼭질' 더블 타이틀 곡
다양한 색깔의 1집 앨범 


Q 이번 1집의 타이틀 곡이 ‘시소’와 ‘숨바꼭질’입니다. 더블 타이틀 곡이네요.
가성현: 가수면 사람들에게 앨범을 사서 듣게 만들어야 하잖아요.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선택의 폭을 주고 싶어서 극과 극의 곡 2곡을 배치했어요. ‘시소’는 발라드 느낌의 음악이고, 한껏 바닥으로 내려간 우울한 정서가 강한 곡이고요. ‘숨바꼭질’은 정말 신나요. 공연을 위해서 만든 노래거든요. 우리 밴드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노래를 듣더라도 어떤 취향이든지 우리 노래를 듣게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시면 제일 좋을 것 같고요. (웃음)

이번 앨범에 대한 소개 글을 쓰면서 보니 우리는 예전에 질문이 참 많았어요. 그동안의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이번 1집은 ‘나름의 답을 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앨범이에요. 사람들은 평생을 질문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각자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 앨범에서 찾으시면 좋겠어요. 앨범을 얼마나 신경 쓰면서 듣느냐에 따라 숨겨진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핸드폰 게임을 해도 장치들이 많이 없으면 질리잖아요. 우리 음악도 들을 때마다 새로울 수 있고 다채롭게 느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에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사랑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결국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8할은 사랑이구나. 꼭 이성 간이 아니더라도 반려견도 있고 친구도 있고 가족의 사랑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사랑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
 
Q 밴드 O.O.O는 어떤 팀인가요?
가성현:
아직 딱 어떤 팀이다 정의할 수 없지만 이번 앨범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해 보고 싶은 것을 해보자였고요. 저희가 밴드를 결성하고 지금까지 그 하나를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결과물들을 찬찬히 돌이켜 보니까 저희가 그동안 들어왔던 것들 좋아했던 음악들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색깔로 비유하자면 보라색 같은 앨범 같아요. 따뜻한 느낌의 붉은 계열의 음악과 차가운 느낌의 푸른 계열의 음악이 섞여 있어서 보라색으로 느껴지지 않나 싶어요. 사실 그래서 그런 이유로 제 머리 색도 보라색으로 염색했어요(웃음).
 



밴드 O.O.O의 시작

Q 밴드 O.O.O는 어떻게 결성됐는지 궁금해요.
가성현: 8년 전쯤에 저와 용호가 네이버 카페에서 서로 멤버를 찾고 있었어요. 용호가 쓴 글을 봤는데, 나이도 저랑 동갑이고, 제가 기타 치는 친구를 찾고 있었는데, 용호가 기타를 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무조건 같이 하자고 꼬신 거죠.
 
장용호: 저희 둘 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서 음악 하는 친구가 없었어요. 그런 사람들은 보통 그런 데를 이용해서 같이 작업할 친구를 찾거든요.
 
이지상: 성현이가 용호를 만나서 얼굴보고 같이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들었는데? (웃음)
 
가성현: 제가 프로듀서 마인드가 있었어요. 용호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나이도 같고 저랑 전공도 비슷해서 호감이 있었어요. 또 그날 록 느낌이 물씬 나는 의상에 머리도 길어서 묶고 나왔는데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기타 치는 걸 들어보지도 않았는데 그냥 같이 하자고 먼저 그랬죠. ‘저 친구를 잘 키우면 뭔가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웃음).
 
유진상: 5년 전에 합류했고요. 저도 드럼 연주자를 구하는 글을 보고 지원했어요.
 
가성현: 그때 진상이가 유일한 지원자였는데, 그때 냈던 지원 서류가 아직도 메일함에 있더라고요.

이지상: 저는 2년 전에 합류했는데, 저와 진상이가 춘천이 고향인데 대학교 선후배예요. 진상이가 어느 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한 5년간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요. 근황이나 이런 것도 묻지도 않고, 대뜸 형 밴드 들어올 생각 있어?라고. 그렇게 오오오를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어요.
 
가성현: 지상이 SNS를 보고 무조건 이 친구로 하자고 했죠. 그때 베이스 치던 멤버가 갑자기 탈퇴해서 공석이 생겼어요. 그때는 밴드 신에서 인지도가 생기고 있을 때였고요. 지원자들이 제법 몰렸는데, 제가 계속 지상이로 하자고 밀어 붙었죠. 실력은 조금 모자라도 연습하면 늘거든요. 그런데 자신만의 색과 멋은 그럴 수가 없거든요. 지금 그렇지만 진상이가 참 멋있더라고요. 지상이가 우리 팀의 왼쪽 날개를 책임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렇게 저희 넷은 하나의 일면식도 없다가 사이버 세계로 만났어요 (웃음).

 



각자 다른 취향이
밴드 O.O.O 색깔을 만들다


Q 각자 좋아하는 것을 앨범에 담고자 했다고 했는데, 각자 좋아하는 음악의 취향은 어떤 건가요?
유진상: 저는 어릴 때부터 흑인 음악을 동경했고 그런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고요. 열다섯 살 때부터 드럼을 쳤어요. 대학 때는 주로 재즈를 했었고요. 연주 실력이 늘어감에 따라 점점 흑인 음악에 치우치게 되더라고요.
 
이지상: 저도 중학교 때 스쿨밴드에서 베이스를 배웠는데 재즈와 흑인음악을 좋아했다가 힙합도 해보고 록 음악도 해보고 편곡에도 관심이 많고요. 예전에는 어떤 정해진 틀 안에 저를 가두고 그것만 고집했는데요. 예를 들어 “무조건 이거지”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저희 멤버들과 작업하면서 점점 벽들이 허물어지고 요즘에는 모든 것에 오픈 마인드에요. (웃음)
 
가성현: 저는 가사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예전에는 외국 음악은 아예 안 들었어요. 가사가 안 들리면 저는 그 음악은 저에게 별로 크게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실제로 좋아했던 음악들도 보면 정서적으로 저를 건드려 주는 음악을 좋아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90년대 싱어송라이터 선배님들을 좋아했고요. 저에게는 가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도 가사에 욕심을 많이 내는 편이에요. 내가 얼마만큼 내가 원하는 말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집중해요. 가사가 잘 들리고, 말하는 것처럼 하는 노래들이 좋더라고요.
 
장용호: 저의 음악의 근간은 록 음악에 있어요. 기타를 치게 된 이유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좋아하는 아티스트 모두 록 음악이에요. 음악을 알아갈수록 록 음악에서 좋았던 요소들이 다른 장르에도 녹아 있더라고요.
 



라이브 연주의 매력
밴드 공연만이 줄 수 있어


Q 밴드 음악은 이래서 좋다 하는 점은 어떤가요?
장용호: 밴드의 역사가 오래된 걸로 아는데 밴드 음악이 대한민국에서 비주류 음악이긴 해도 전 세계적으로는 주류 음악이에요. 요즘에 사람들이 밴드 퀸이 나온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에 열광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이유는 그게 퀸의 음악이 매력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퀸, 비틀스 같은 그런 팀으로 수많은 기타 키드, 드럼 키드들이 꿈을 꾸고 꿈을 이뤄요. 공연을 하러 가면 그런 친구들을 자주 만나요. 또는 악기 연주에 관심있는 분들도 있고요. 저희 같은 밴드 공연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그런 게 밴드 연주자로서 보람을 느껴요. 저도 어렸을 때 기타 키드였거든요(웃음)

가성현: 같은 소속사의 차세정(에피톤프로젝트) 형을 만났는데 그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아마도 나중 가서는 정말 리얼 악기로 연주하는 밴드가 귀해지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라고요. “그게 너희한테 큰 장점이다”라고도 했고요. 밴드가 정말 이점이 있는 것은 라이브 무대를 보여 줄 수 있는 공연이거든요. 매번 달라지는 현장감, 연주하는 느낌은 아주 좋은 MR을 갖다 놓고 틀어도 흉내 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이 신났구나’. ‘뭔가 하고 있구나’하는 걸 보여주는 건 밴드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퍼포먼스와 댄스 등이 강점인 힙합, 아이돌 그룹도 뭔가를 보여주지만 직접 연주하는 걸 볼 수 있다는 것이 일반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새롭잖아요.
 



 Q 지난 몇 년간 크고 작은 무대에 올라 공연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은 무대가 있다면요.
이지상: 올여름에 렛츠락 페스티벌에서 기타 끈이 풀려서 급하게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찍어 놓은 영상을 보니까 너무 웃기더라고요. 그때 사람들이 엄청 많이 오셔서 정말 신나게 공연했는데, 갑자기 끈이 풀리는 바람에 혼자 멍하다가 멤버들이 옆으로 와서 도와줘서 급하게 마무리를 했어요. 페스티벌 용으로 편곡까지 하고 준비를 이것저것 많이 해 갔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나중에 또 그런 일이 터졌을 때 사고 대처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고요.

가성현: 저는 예전에 홍대에 있는 클럽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이 보러 오셨어요. 처음 부모님 앞에서 공연하는 거라 평소보다 더 잘하고 싶었거든요. 극도로 긴장해서 아직도 그날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요. 
 
장용호: 클럽이나 단독 공연은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와서 어느 정도 반응이나 팬들과의 소통을 예상하고 가는데요. 지방 축제나 행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있어서 정말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도 있어서 당황하거나 그럴 때도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런 것도 소중한 추억이 되더라고요. 휴게소에 들리는 소소한 재미도 있고요. (웃음)
 
가성현: 저희가 이제야 밴드 사춘기가 지난 것 같아요. 저희가 한동안은 “왜”, “이게 뭐야” 하면서 불만이 있을 때도 있었어요. 용호 말대로 저희가 언제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해 보겠어요. 언제 강 바람맞으며 연주해 보겠어요. 그동안 감사하게도 그동안 큰 페스티벌부터 작은 클럽 무대까지 많이 다녔거든요. 이게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영원한 거는 아니니까요. 이제는 넷이서 무대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그 일이 정말 행복한 거구나. 진짜 많이 즐겨보자.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15일에 개최하는 단독콘서트
무대에서 신나게 놀고 싶어

Q 밴드로서 하루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요?

가성현: 저희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아주 극명하게 갈려요. 공연이 있는 날은 단순해요. 아침에 모여서 공연 준비하고 보통 오후나 저녁때 공연을 하고요. 비수기일 때는 주 3회에 모여서 연습을 해요. 특별히 준비할 게 많다면 주말에도 나오고요. 저희끼리 같이 하는 시간이 긴 편이에요. 최근에야 넷이서 게임도 같이하고 하는데, 처음에는 오로지 연습, 수다, 술자리로 이어지는 패턴이었어요. 

Q 오는 15일 열리는 단독 콘서트는 어떤 무대를 준비하고 있나요?
가성현: 그동안 공연을 하면 우리 노래가 많이 없어서 다른 곡을 부르기도 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음악을 최대한 많이 들려 드리고 싶어요. 처음 공연할 때는 곡과 곡을 넘어가는 게 어색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좀 더 세련된 무대 매너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밴드 공연이니까 무대에서 신나게 놀다가 내려오려고요. 저희의 음악과 공연 기대해주세요.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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