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는 것이 죄입니다.''

나는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학창시절 처음으로 그의 책 <변신>을 접하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어떤 모습의 벌레로 변신했는지 상상하며 잠들곤 했던 기억이 난다.

카프카는 1906년 법학 박사학위를 받고, 1907년 보험회사에 취업한다. 1917년 결핵 진단을 받고, 1922년 보험회사를 퇴직하고, 1924년 결핵요양소에서 사망한다. 짧은 생으로 마감한 F. 카프카(1883~1924)의 작품을 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서 무대에 올리는것만으로도 기대되었다.

연극 "소송"은 F. 카프카가 1914년에서 1915년까지 집필한 장편소설 <소송>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아직 <소송>작품은 책으로 읽지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작품을 통해 감각적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하고 느끼게 하였다.

1912년 프라하. "변신"에서처럼 자신이 왜 벌레로 변신했는지 모르고 죽는것처럼, 중견 은행원 요제프. K는 생일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체포되고 재판을 받게 된다. 자신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참하게 처형을 당한다..요제프. K는 법의 문에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친다. 또한 보호 받기위해 온갖 노력을 해보지만, 법은 그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부조리한 세상에 저항하지만, 보이지 않는 권력에 감시당하고, 억압당한다. 모든 과정을 빠른 속도의 움직임으로 무대에 녹여낸다.

배우들의 다양한 신체동작과 독창적인 무대 연출, 단순하면서 깔끔한 조명, 감각적인 움직임과 폐부를 찌르는 대사.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진한 쵸코렛을 입안 가득 넣고 녹여 먹는 느낌이다. 묵직하고 달콤한 여운이 오래갈것 같다~^^

막 대학생이 되었던 23살에 소설 《소송》을 처음 읽었다. 문학을 잘 알지 못했던 나는 이 시기에 세계명작소설이라면 아주 많이 읽었고, 대부분의 소설들이 다 정말 좋거나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이 카프카의 《소송》만은 참 ''이상한'' 감상을 준 유일한 소설이었다(물론 그 다음으로 읽었던 카프카의 소설 "성" 또한 매우 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요제프 K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건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갑갑하고 화가 나는 소설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손에서 책을 결코 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지도 못하면서 해결을 해보겠다고 돌아다니는 오합지졸들의 모습이 쓸데없이 웃긴 소설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카프카는 내게 의문의 작가이고, 그래서 더욱 이끌리는 작가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그의 소설 《소송》을 원작으로 한 연극을 봤다. 그 보이지 않는 정체들을 연극이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정체모를 혼란과 공포를 너무나 잘 연출하고 표현해냈다는 인상을 받았다. 좋은 연극의 바른 예란 이런 거구나, 생각도 들고. 카프카의 삼십 대 시절 모습이 정말 딱 저랬겠다 싶어 보는 내내 공연히 울컥거리기도 했다. 활자를 통해서만 상상해오던 카프카의 모습과 그의 눈에 비쳤던 세계가 내 눈앞에 살아나는 듯한 느낌은 오직 연극만이 줄 수 있는 것, 보험회사에서 법률가로 일하며 소설을 써오던 카프카에게는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의 모든 말과 행동들이 마치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 돌아가는 한 편의 연극과도 같았겠지...

"그런데 당신은, 정말로 아무런 죄가 없습니까?"

어렸을 적에는 가늠해보지 못했던 ''죄''의 문제, 그리고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게 했던 의미 깊은 연극 카프카의《소송》

카프카스러움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소송"...
부조리한 문제와 인간의 극한 상황을 치밀하게 옮겨놓은 작품...

저는 맨 처음 "소송" 읽었을 때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작품이 있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제 공연을 보면서 게가 맞게 느낀 거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되었어요.

어제는 11명의 배우님들이 빠르고 다이나믹하게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소품은 최소한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했습니다. 간혹 바뀌는 조명과 소리가 극의 긴장감을 더하고,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쉴새없이 몰입하고 극이 끝나니 머리가 무척 피곤하다는 느낌이...^^...
만 13세이상이라고 하지만, 중학생은 어림도 없고...고등학생 중에도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철학사상에 관심이 있어야 접근이 가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제가 읽어도 책은 참 읽기 힘들었거든요.
저는 어제 오늘, ''법''이 도대체 뭘까하고 계속 머리속에서 생각도 아닌 것이 맴돌기만....
법이란....주인공 요제프 K만을 위한 ''법''으로 통하는 문...결국 마지막엔 닫혀버리는 문....

이 연극은 조금은 낯선 느낌의 연극,
그러나 카프카스러움을 전달하기 딱 맞춤이었던 "카프카의 소송"이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장편소설 "소송"

인간 속에 내재된 죄의식,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권위 의식과 허세,

남을 유혹하려는 심리, 겉돌기만 하는 대화방식, 현재의 상황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인간 심리 등

인간의 심연을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 같은 심리극이다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이 공연장에서 지난해 피카소 훔치기를 관람했었다

무대 폭도 깊고 넓다

객석이 가로로 넓고 열 수는 몇 줄 안 되 어디에 앉아도 무대는 훤히 내려다 보인다

19시 16분 발권을 했는데 맨 앞열이다

맨 앞열은 무대를 한 눈에 보기 어려우므로 다른 좌석으로 교환을 요청했으나 불가하단다

공연 기간이 3월 10일 금부터 3월 18일 토까지 짧은 기간이다

원 캐스팅으로 캐스팅 보드는 따로 없다

공연을 자주 접하지 않는 지인을 대동하고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맨 앞열에 앉기를 얼마나 잘했던지..

연기파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를 가리는 장애물 하나 없이

바로 앞에서 관람하는 호사를 누렸다

열 분의 배우가 출연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리플릿에는 열한 분의 이름이 적혀있다

김미령 이은주 노은정 장성원 이호철 임진주 구본혁 박재성 김다혜 정희 홍수인 님

단 9일간의 공연을 위해 얼마나 연습을 한 걸까

어쩜 저리 호흡이 찰떡 호흡인가

소름이 돋을만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받아친다

조명을 쏘는 것에도 품격이 다르다

긴 설명 필요없이 일단 한 번 보시라

프란츠 카프카를 기억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한 이 연극 ''''소송''''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리플릿에는 95분으로 되어있는 런닝타임이 80분이다

근래에 관람했던 베헤모스와 견주어 같은 색깔의 공연을 본 느낌이다

이번 3월 18일 막을 내리고 곧 다시 관객을 찾아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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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화요일

화이트 데이 저녁에 지인과 함께 최고의 공연 관람으로 너무나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 연출 임도완, 이수연 님 최고입니다

*블로그URL - http://blog.naver.com/crowley79/220955420607
<2015> http://blog.naver.com/crowley79/220376261265

법정앞 주변을 서성이는 한남자.

수많은 사람들과 감시의 대상.
이유는 모르고 허공을 향한 헛발길질을 보게된다.
마치 보이지않은 위엄과 그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표현한듯하다.

소송의 두려움. 끝날것같지않은 싸움.
자신을 보호하고픈 겹겹이 입는옷은 조금의 불안함을 해소하듯하다.

긴책상은 자신의 관을 연상케하듯 그안에 갖혀 벗어날수 없는 현실을 대변한듯하다.

정말 우리는 죄가 없는것인가.
혹, 없는 죄도 있게 만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벗어날수없는 반복되는 어느 한시점은 그가 악몽을 꾸는듯 다가왔다.

같은 사람들이지만 다른곳으로 이동하면 돌변하는 모습.
우리내면을 옅볼수 있었다.

전래대로 행함을 파기하려는 그의 선택.
연속된 연결고리의 이동은 끈임없는 움직임. 그것은 고통의 시작이었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런 비정상적인 행동들.
법앞에서 우리는 시키는대로 그저 기다리고 있어야했다.

우리가 이런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것이었고, 그도 그들따라 살아가야 평안을 찾아가고 있다.
마치 죽은영혼으로 다시 태어난듯..
그렇게 세상과 타협하고 흥정하게 되고만다.

…
사다리를 타는듯한 역동적인 진행으로 다가왔다.

비선실세 라는 현시대를 대변하는듯하다.

2015년이후 다시봐도 심리적묘사를 잘 표현했음을 느낄수 있었고, 소극장의 몰입이 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