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0대 초반 중년 입니다.
남편은 50대 충반이구요.
저는 워낙 공연을 보러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혼자 지금껏 잘도 다녔지요.
남편은 지금껏 한국아버지들이 그렇듯이 일중독자인것처럼 그저 열심히 일만 하는
일벌레로 살아왔답니다.
몇 번 같이 뮤지컬이나 콘서트를 가자고 시도를해보았지만 시큰둥하고 별 관심이 없더니
이번 폴모리아 오케스트라 공연 광고를 보자마자 가고 싶다고 하는 것입니다.
젊었을때 라디오로 들으며 좋아했던 폴모리아라고 하면서...
그래서 얼른 인터파크로 들어와 예매를 하고 결혼하고 처음으로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랜 연륜이 얼굴에 묻어나는 뮤지션들의 모습에 감동하고
더구나 좋아하던 곡들을 직접 연주를 통하여 듣다니 너무나 좋았습니다.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지휘자의 모습. 플룻, 트롬펫, 트롬본, 피아노를 치시던 분들의
뛰어난 솜씨....한 사람 한 사람 정말 뛰어난 연주자들이었습니다.

80년대에 한국에 오고 처음 온다는 말을 듣고 앞으로 자주자주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분들이 더 늙어 힘들어지기 전에 더 자주 한국에 올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잊을 수 없는 공연이지요.

남편과 오붓하게 저녁을 먹고 공연을 잘 보고 돌아오는 기분은
정말 행콕했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 폴모리아 오케스트라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지휘자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음. 우리나라 가요 연주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보다는 좀 더 웅쾌한 조용필 곡이 선정되었음면 어떠할 것인가 생각합니다.

30년을 기다린 만남...그리도 또 눈물의 이별

1979년, 황인용씨의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밤을 잊는 그대에게>에서 폴모리아 내한공연 티켓을 나눠준다는 말에 열심히 예쁜 엽서를 만들어 보내고 조마조마했던 까까머리 중학생이 있었습니다. 쥐꼬리 용돈으로 콘서트 티케팅은 언감생심이고 부모님께 사달라할 처지도 못되니 행운이라도 바랐지만, 그 행운은 오지 않았습니다.

비록 1979년 콘서트엔 못갔지만 저는 30년간 골수 팬으로 그의 연주를 애청해왔습니다. 그 뒤로도 몇 번의 내한공연이 있었지만 다음 번에 가자, 기회가 또 올거다... 하며 미뤄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폴모리아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얼마나 안타깝고 애통했던지요.

그런데 이번에 추모공연이 열린다기에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세종문화회관 마지막 공연을 감상했습니다. 비록 그는 없지만 그의 음악적 열정과 향기와 손때가 묻은 추억의 명곡들을 한곡 한곡 감상하며 추억과 감동에 젖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폴모리아와 같이 해 온 반백의, 백발의 연주자들이 피아노, 기타, 드럼, 관악기, 바이올린으로 에게해의 진주, 시바의 여왕, 엘빔보, 러브이즈블루 등 주옥같은 곡들을 들려줄 때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들려줄 때 절로 박수가 나왔고, 앵콜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할 땐 눈물이 젖었습니다.

40-60대 관객들은 연주 시작 전 자녀들에게 폴모리아를 소개하고, 부부들은 옛날 추억을 되새기고, 연주가 시작되자 발로 박자를 맞추고 박수로 흥을 돋우고, 연주가 끝나자 너나 할 것 없이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연주회장을 나서는 중년의 관객들은 저마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지" "너무 좋았어. 그지?" "지휘자가 참 재밌어. 끼가 있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지. 혹시 또 볼 수 있을까?" 이 밤을 다 채우고도 남을 아쉬움의 조각들을 쏟아내며 거리로 흩어졌습니다.

"폴모리아 아저씨, 철부지 중학생이 30년을 기다려 40대 가장이 되어 당신을 만나러 왔는데, 당신은 없었습니다. 다시 오겠다던 당신의 약속이 동영상으로 흐를 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되레 당신의 친구들이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아리랑을 연주하며 저의 안타까움을 위로해주었습니다. 당신은 저의 오랜 음악적 스승이자 친구였습니다. 마지막 콘서트를 가슴 속 소중한 공간에 영원히 간직하려 합니다."

마지막 콘서트라 하지만,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가는 세월을 그 누구가 잡을수가 있나요 라는 대중가요도 있듯이, 세월의 그림자가 연주자들을 그냥 두지 않겠지요. 멀지않은 시간에 폴모리아 이름으로 또 다시 콘서트를 기대해봅니다.

시공을 초월해 이토록 오래도록 그리고 강렬하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준 당신은 누가 뭐래도 가장 한국적인 프랑스인입니다. 당신이 연주해주었던 '아리랑'처럼, 언제라도 이 날의 콘서트의 감동, 당신이 남긴 연주곡들의 푸근함을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2009년 11월 30일 저녁, 마지막 콘서트를 찾았던 30년 전 중학생 올림.

고등학교시절저녁늦은시간에들었던감미로운음악소리에심취해그당시의아름다운추억을생각하면서가장아끼고사랑하는아내와막걸리한잔하고많은얘기를했습니다

무척 좋은 공연이었으나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는 대형 projector로 공연내용을 계속 비추어 주었는데
연주곡의 제목을 띄워주면 좋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연주곡 대부분이 좋았으나 한국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조용하고 잔잔한 곡을 좀더 선택했으면 좋지 않았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