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특별하지 않다'' 라는 대사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저 멀리 우주에서 우리는 그저 작은 점에 지나지 않을텐데,
무엇을 위해 그토록 세상을 파괴하고 타인을 밟고 올라서려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의 배경이 된 시대의 익숙한 음악들과 낯설지만 작품과 꼭 어울리는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았네요.
배우들의 눈빛 하나하나가 진실함과 간절함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여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유리가가린에게는 그 한번의 경험이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았던 그 경험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으나
그의 삶을 빛나게 이어주지 못했음을
안타깝게 느끼게 만드는 연극이었다.
우주에서 보면 우리 인간은 국경 없는 땅덩어리에 붙어 사는
하나의 종족인것을, 서로 싸우고 다투고 차별하고..
무대에 있는 건 오로지 열심인 배우들의 모습 뿐
어떤 무대장식도 화려한 조명도 없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사의 향연을, 사람들 이름이
상징하는 것을 생각하며 보는 재미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게 했다.
다만 나이들어 신통치 못한 허리와 무릎의 통증이 계속 객석임을
느끼게 했을 뿐

극단 떼아뜨르봄날의 음악극 유리가가린을 보았습니다.
이전 엘렉트라 공연에서 떼아뜨르봄날의 독특한 스타일에 반해서 작년에도 보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취소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공연입니다. 다행히 올해에 무사히 무대에 올라올 수 있어 매우 반갑고 환영스러웠습니다!!

떼아뜨르봄날답게 배우들의 화음을 이용한 음악과 전위적으로 느껴지는 독특한 퍼포먼스가 빛나는 극이었습니다.
시대를 관통하여 냉전시대를 중점을 두고, 유리가가린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와 우주적 관점에서 보는 경계와 한계의 덧없음을 잘 보여주는 극이었습니다.
올드팝의 적절한 사용도 극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배우분들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발성, 멋진 퍼포먼스, 좋은 연기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9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극의 밀도와 강약조절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굳이 흠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공연이고 열연해준 배우분들에게 애정을 갖고 하는 말입니다.
또 극의 분위기가 코믹극임에도 불구하고 무겁다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무대때문이었을까요? 좀 더 밝고 해학적인 분위기였어도 좋았을 거라거고 생각합니다.

고생하여 좋은 공연 올려주신 떼아뜨르봄날 모든 분들에게 힘차고 행복한 봄이 계속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