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홉의 갈매기를 여러 극단의 공연으로 여러번 봤지만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소화해 주는 작품은 처음 본 듯 하다..
4막의 장막극을 100분에 녹여내는데 배우들의 열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듯.. .그럼에도 원작의 서사를 고스란히 담은 듯 하다..
하얀색 분칠을 한 배우들의 모습이 처음엔 좀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고전 희곡에 오히려 독특한 생기를 불러 넣어준 연출로 느껴졌다..
굉장히 정성껏 잘 만들어진 작품인지라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좋은 공연이란
내가 생각하는 좋은 공연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번째, 스토리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스토리가 말도 안되거나 개연성이 떨어지면 재미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는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주제가 명확한 것을 선호한다.
두번째, 배우들의 대사를 소화하는 능력이다. 희곡의 대사들을 현실감있고 드라마틱하게 전달해주는 것은 배우이다. 특히 연극과 뮤지컬은 NG가 없다. 라이브이다. 그만큼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실수를 하게 되면 공연의 감동이 반감된다.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감정 연기에 바탕에는 대사 처리 능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세번째, 무대연출 이다. 극의 시대에 맞는 의상, 무대셋팅, 음악, 조명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공감이 되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대를 잘 셋팅해야 한다.
콘스탄틴이 생각하는 좋은 공연은 무엇일까? 오로지 예술성만을 강조되고 대중성을 포기하는 공연이 좋은 공연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공연은 예술성 보다는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본다. 대중적인 작품 속에서 예술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이 더 낫다. 콘스탄틴이 좀더 어머니인 아르까지나와 어머니의 연인인 뜨리고린과의 소통을 더 이루었졌다면, 극단적인 선택이 없었을 것이다.
이번 씨걸은 나에게 좋은 공연으로 기억될 것이다.
<씨걸> 은 안톤체홉의 희곡 갈매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안톤체홉은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로 19세기 말 러시아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며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꼽힌다. 그의 극작 후기에는 1896년에 발표한 ＜갈매기＞를 시작으로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의 걸작을 남겼다.
스토리 구성은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소린의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명한 여배우인 어머니 아르까지나의 그늘에서 벗어나 유명작가가 되고싶은 아들 콘스탄틴 영지 내의 공원에 가설무대를 세우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연극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관심 없는 사람, 질투하는 사람들 틈에서 그 연극의 유일한 배우이자 콘슨탄틴이 사랑해마지 않는 니나는 아르까지나의 연인이자 유명작가 뜨리고린에게 반하게 되고, 콘스탄틴은 절망한다.
2년이 흐른 뒤 콘스탄틴은 제법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니나에 대한 마음은 여전하다. 그 사이 니나는 뜨리고린을 따라 모스크바로 가서 그의 아이를 낳고 배우로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둘 다 실패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한 번 마음을 고백하는 콘슨탄틴에게 니나는 삶의 슬픈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떠나버린다. 돌아온 아르까지나와 일행들은 로또 게임을 시작하고 어딘가에서 총성이 들린다.
콘슨탄틴 역의 황근복 배우 연기가 돋보인다. 전체적인 공연의 중심에 있으며, 콘스탄틴이 생각하는 연극에 대해서 깊이 고뇌하는 장면, 어머니로부터의 인정을 못 받는 것에 대한 좌절감 등 연기와 피아노 연주를 잘한다. 뜨리고린 역의 오동식 배우는 본인이 생각하는 공연의 철학을 나래이션 하는 부분이 압도적이다. 아르까지나 역의 예문지 배우는 등장부터가 카리스마가 있다. 섹시한 매력으로 등장하며, 높은 힐과 세련된 패션이 그녀의 매력을 돋보인다. 마샤 역의 문지아 배우는 오프닝 하기 전부터 무대 한 가운데에서 서 있는다. 니나 역의 이다정 배우는 콘스탄틴이 만든 연극에서의 주인공으로 연기를 하고, 뜨리고린을 사랑하지만 결국은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비운의 여인 연기를 잘 보여준다.
무대연출과 조명, 배우들의 의상, 그리고 하얀 메이크업까지 최선을 다한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안톤체홉의 갈매기 희곡에서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 뜻밖의극장의 각색과 이루어진 이번 공연 진심으로 추천한다.
코로나 시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힘든시기에 이렇게 좋은 작품 준비하셨다니 정말 다들 훌륭하시네요.. 100분동안 지루함 하나도 없고 정말 가까이서 살아있는 연극 보았습니다. 포토타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대,분장,조명,배우분들이 너무 멋있어서 꼭 남기고 싶은데 언제, 어느타이밍에 찍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남은공연까지 힘내시고 좋은공연 감사합니다^^
"씨걸" (체홉연극 시리즈3 작:안똔 체홉 각색,연출:JERRY 출연:오동식, 예문지, 이호현, 박민철, 황근복, 안태혁, 김민지, 문지아, 이시은, 김상훈 제작:뜻밖의극장 극장:뜻밖의극장 별점:★★★★★) 전작 "우리동네 동선동" 을 봤었던 애정하는 극단인 뜻밖의극장 공연이다. 또 봐도 재밌는 "갈매기" 이고, 일요일 저녁 공연이라서 선택 하였다. 저번 공연이 좀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이 충분히 만회해 준다. 일단 무대가 저번과는 완전 다름 느낌으로 바뀐게 좋았고, 조명도 놀랍다. 여기에 그로테스크한 분장까지 눈길을 사로 잡는다. 미장센이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갈매기" 에서 별거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장면! 메드베젠코가 꼬스챠가 공연하는 연극이 곧 시작 된다고 하면서 안내 사항을 얘기하는 멘트가 처음부터 재미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마샤는 이미 등장해 있고, 담배 대신 술을 마시는 것도 괜찮은 설정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아르까지나와 뜨린고린 와우! 의상 부터 파젹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이 너무나 인상적 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니나의 독백 장면! 그럭저럭 괜찮게 진행된다. 그러나, 4막의 독백은 좀 아쉽다. 니나 혼자 하면 안되나? 이시은 배우님도 연기를 잘 해 주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힘을 좀 빼서 연기하면 더 좋았을거 같다. 3시간 가까운 분량을 중간휴식 포함해서 100분 으로 줄인 것도 좋았다. 오늘 가장 좋았던 배우는 아르까지나의 예문지 배우님이다. 보통의 아르까지나와 다른 독기가 서린 무서운 눈빛과 카랑카랑한 느낌의 대사 처리가 독특 하였다. 니나와 꼬스차도 괜찮았고 마샤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엔딩음악으로 "1812년 서곡" 을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 들지만 포그가 가득찬 무대가 기억에 남는다. 또 다른 캐스팅으로 관람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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