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악극이라 특히 여자주인공이 몸을 쓰는 장면이 많았다.
무용전공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포스터의 빨간 구두 아래 곡선 문양은 공연장에서 보니 장롱의 무늬였다. 공연의 구성은 포스터와 마찬가지로 마치 핏빛 같은 선명한 밝은 빨간 구두였고, 배우들의 옷은 여자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어깨뽕이 과하게 들어간 하얀 정장이었다. 그 중 2명은 미소년인지, 머리를 짧게 자른 여자인지 모를 정도로 이쁘장하게 생겼다는.
기획자들이 어떤 의도로 장롱 컨셉을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꽤 오래 전에 본 몬스터주식회사 영화가 생각났다. 벽장문을 통해 이곳저곳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수집하러 다니는 몬스터들. 실제 빨간구두 극중에서도 옷장문을 열 때마다 기계실로 구두전시장으로 옷장으로 무대가 변화해서 즐거움을 더해줬다.
무대 오른쪽은 장롱 2짝으로 구성하고, 왼쪽은 눞히면 탁자로 사용할 수 있는 하얀 탁자 4개를 4명의 조연배우가 앞으로 밀었다, 뒤로 뺏다 다양한 방법으로 무대구성으로 활용했다. 그쪽 문을 통해서 빨간 구두를 실은 마차도 등장하고, 책꽂이에 욕조가 달린 자전거도 등장하고.
어릴 때 읽은 동화를 컨셉으로 구두에 담긴 욕망과 욕심을 몸짓으로 잘 표현했다. 인간의 욕망 중 하나인 성욕을 표현하기 위해 다소 수위가 높은 베드신도 있긴 했지만. 다른 사람보다 높아지고 싶은 욕심, 잘나 보이고 싶은 욕심, 내가 너보다 잘났다는 걸 드러내고 싶은 허영심 등을 표정와 몸짓으로 표현했다. 높은 굽과 뾰족한 앞꿈치의 힐을 신으려면 발가락 모양도 바꾸어야 하고, 조용하게 침묵을 지키고, 목은 약간 짧게, 어깨는 약간 올려서 앞으로 굽어지게 하는 등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언가 희생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이 드러내고 있었다.
또 하나 인상적인 무대구성은 마이크가 크림색과 카키색을 섞은 듯한 호스처럼 두 줄로 내려와 있었다는 것이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주도권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거나, 마이크를 그네줄 삼아 무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데 활용하는 무대구성은 신선했지만 전문 뮤지컬 배우도 아니고 음향도 섬세하지 않아서 배우의 가창력이 커버되지 않아 아쉬웠다. 일부러 노래 못 부르는 걸 그대로 드러낸 것이 원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단순하지만 색채의 대조를 통한 시각적 효과를 갖게 한 무대와 배우들의 유연한 몸짓은 충분히 멋졌다. 초반에 빨간 하이힐은 신은 여배우가 당당하게 워킹도 하고 춤도 추는데 너무 좋아서 들떠 있다보니 한쪽 구두굽이 부러지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구두를 얻기 위해(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고전한다는 내용인데, 부러진 것 자체보다 약하게 접착시켜놓고도 그렇게 당당하게 걷고, 춤을 췄던 힘의 강약 조절과 섬세함이 더 놀라웠다.

7월 21일 수요일 공연을 봤습니다.

신체악극이란 말은 처음 들어봐서 어떤 공연일지 궁금했습니다.

조명이 꺼지고 빨간구두를 신은 여배우가 나오길 기대했는데 이럴수가? 웬 남자배우가 나와서는 황당한 말을 하는 겁니다.

"주인공 여배우가 아직 도착을 안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누군지 몰라도 참 간큰 주인공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계속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무대에 나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공연은 취소되고 말 것인가..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러나 공연을 1시간 반동안 아주 흥미진진하게 진행됐죠?

어떻게요? 직접 보시는 게 더 재미있을 겁니다!!



음악에 맞춰서, 음악이 눈에 보인다면 꼭 저럴 아주 적합한 안무를, 그것도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고난이도 안무를

선보입니다. '빨강'이라는 유혹의 색과 '구두'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만난 <빨간 구두>는

겉모습이 중요한 요즘 사회를 적확하게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그 구두를 신게 되자 춤을 출 수 밖에 없는 여주인공..

발을 자르고 나자 줄이 엉킨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제 몸을 가눌 수 없는 여주인공..

이 모든 모습은 허영이 허영인지 모르고 진정한 삶을 망쳐버리는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쪘으면 한다"고 말하는 여주인공의 몸을 보며

저는 '난 당신의 몸처럼 예쁘게 마르고 싶어요..'라고 속으로 외쳤답니다.

'진정한 나 자산이 되자'가 이 작품의 주제인데 저는 오히려 정반대로 그들의 멋있는 모습이 정말 부럽더라고요.



안무 하나 하나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여운을 남기는 공연이었습니다.

이런 게 신체악극의 매력이며 <빨간 구두>의 매력입니다.

또 보고 싶네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빨간구두로 오해하고 공연장에 찾았는데 전혀 생소한 내용의 신체악극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대부분인데 생각보다 역동적이고 다양한 움직임에 눈을 뗄수 없었다. 세세하게 내용을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가진 집착과 욕망을 “빨간구두”에 투영시켜 노래와 몸짓으로 표현한 공연은 집착과 욕망을 벗어 던지면 진정한 자유로움을 찾을수 있음을 보여준다 . 공연시작전 배우들은 관객의 자리로 파고들어 관객에게 말을 걸며 그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를하고 탁자로된 벽을 움직여 무대를 표현하고 옷장문을 열면 옷장에서 구둣가게로 냉방실로 다른 차원으로 가는 통로로 계속변화시키며 관객을 매료시킨다. 팁하나 빨간구두를 보러가는 관객에게 빨간구두를 신고가기를 권한다. 이유는 공연시작하면 알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