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와 나는 다를게 없으니까. 그에 대해 욕하는 것은 거울에 대고 나를 욕하는 것이니까. 그가 그랬다고 우리는 말하지 못한다.
-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인 맥베드. 전쟁 영웅이자 비운의 왕으로 그려진 맥베드의 발자취를 따라 하나씩 하나씩 가면속에 가려진 맥베드의 이중성을 들춰낸다.
- 우연히 본 포스터에 시선을 뺏겼다. 해학적인 표정을 짓고 스스로 장례사진을 찍고 있는 광대와 그가 읖조렸을듯한 한줄기 문구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 왜 말하지 못한다고 했을까. 말할 수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까. 궁금했다. 그들의 생각이.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시종일관 보여줬던 해학적인 표정과 바보스러운 몸짓 그리고 그들이 토해내는 아름다운 노래들. 그들은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선량한 가면뒤에 숨겨진 흉포함과 말과 행동이 다른 거짓된 행위를 하는 우리들을 비웃고 있었다. 알고는 있지만 애써 숨겨왔던 진실을 그들은 보여줬다.
- 즐거웠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던 마음을 안고 공연장을 나섰다. 나와서도 한동안 그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적어도 그들은 정직했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자신을 숨겼지만 적어도 그들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연을 보는내내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에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가슴 한편으로 납덩이를 달아놓은듯 무거웠던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