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중놀이와 연극이 서로 잘 버무려졌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거 없이 최고였고
연극 또한 단군신화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정서인 한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물흐르듯 전개된다
추천해본다 ~

스무고개 이야기 중, 그 첫번째고개인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는
아이가 잠이 깼어도 일하러 간 엄마는 오지 않았음에 엄마를 부르다가
다시 잠이 들어 꿈속에 나타난 도깨비와 놀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의 모습으로 변장한 호랑이를 맞이한 아이는 엄마를 보채고,
호시탐탐 아이를 노리는 호랑이에게 환웅과 웅녀가 나타나면서
호랑이의 반전과도 같은 사연이 밝혀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해님달님 설화속 호랑이의 기막힌 사연이 단군신화와 더해지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간과했던 한국여성에게 강요시 되어 내려온
순종에 대한 그 근원과 그로인해 그것을 거부한 한 여인의 상처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빠없는 애''라고 놀리는 친구들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오로지 일하러 간 엄마만을 기다리며 방에서 심심해 하는 아이의 외로움은
어쩌면 지금의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에서 빚어지는 차별적 시선의 모습 등
여러측면과 맞닿아 있을수 있단 생각도 들며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도 줍니다.

호랑이가 고갯마루에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할수 밖에 없었던,
그 깊은 한과 염원이 엄마를 기다려야만 하는 아이의 외로운 현실과 이어지며,
서로의 상처가 보듬어지는 모습이 마치 무릎을 베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엄마의 그 손길처럼 본인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만석중 놀이를 이용한 우리의 고유 이야기가 뒷짐을 지고 한걸음 한걸음 걷듯
조금 느린 속도감으로 이어가지만 지루함, 따분함을 느끼는 늘어짐은 아닌,
음향효과의 놀래킴, 대사ㆍ움직임ㆍ표정연기에서 주는 잔재미로 즐겁고,
팍팍하게 메마른 감정에 꼭꼭 잠자던 우리의 서정성까지 잔잔히 깨워줍니다.

연희단거리패의 실험작(?) <자장가>는 성공인 듯하고,
애초에 이런 한국적 정서가 극단명과 더 잘 어울리는게 아닐까도 싶네요.
앞으로 스무고개 이야기를 전부 보여주겠다는 그 말씀대로
두번째, 세번째........스무번째 이야기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