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연극을 관람한 것은 처음이였으니,..어지간히 모자랐던 딸이다.
80세의 나이에도 젊은 사람과 견주어서 늙은이라고 말하지 못한다고
호언장담한 엄마지만,..
막상 마음을 열고 감정이입을 통한 관람을 기대했던 내게 엄마는
꼬박꼬박 저는 모습을 보임으로 가슴께를 서늘하게 했다.
아,..진즉에 함께 많은 것을 했어야 하는 구나,...
살아계시는 그날까지,..
결심했다,나는 좋은 연극,보고싶은 연극,영화,콘서트등,...
많은 것을 나누고 함께 하면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할머니로 늙어야겠다고,..
그래서 마음을 열고 눈을 들어 그들이 대사로 몸짓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읽고 느낌에 부족하지 않은 연륜으로 나의 아이들과 함께 하리라,...
엄마와 돌아서며 가슴이 아팠다.
손숙씨의 연기를 보며 당신의 삶이 오버랩되어 가슴이 저릴까봐 걱정했던 나,..
엄마는 못지게(?)한 방을 먹이신다,그렇게 아마도 아빠와의 상처를 치유하셨기를 기도할 뿐이다.

원로 배우 손숙은 역시 손숙이었다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좋은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들은 모두 각자 자기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다
내 앞자리에 딸과 같이 온 어느 연세 든 어머니도 울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많은 딸들도 울었다
그리고 자기의 삶을 생각하는 많은 젊은 엄마들도 울었다
공감의 눈물이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그런 눈물이리라
좋은 연극 감사한다

아내와 봄볕을 받으며 함께할 수 있었던 오후시간,
공연 <아내들의 외출>은 이땅의 "아내"들과 나누고 싶은 구성일지 모르겠지만,
그 아내들과 함께 삶을 영위하는 "남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 느껴진다!

오랜만에 예랑 덕분에 연극을 보러 충무아트홀에 가게되었네요.한시간 일찍 도착해 손숙님과 두 여자배우분이 식사?하고 들어오시고

커피를 마시는걸 가까이서 보게 되었네요.손숙님이 후배사랑으로 계산을 하시네요.

아내들의 외출이라? 나도 아내이고 누군가의 엄마이고 누군가의 시누이 이기도 하고..

세 여자의 공항에서의 스펙타클한 하룻밤 이야기.

남편이 바람이 나서 홀로 오랜시간 동안 힘겨운 생활을 견뎌야했던 엄마를 보면서 지난달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생각했고

늙어서 할일없어 노인대학가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ABC를 배운다는 말을 듣고 나의 미래 노후의 모습을 생각했고

엄마와 오붓이 어느한곳 한번도 여행간적이 없는 딸인 나를 뒤돌아보며 지금은 시골에서 홀로 적적해하실 엄마가 떠오르며 더 늦기전에 가고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네요.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나자신은 어떤지 돌아보고,대사 하나하나 음미해보네요.

나도 나를 찾고싶다고,나도 여자이고싶다고,

각자 품고 살아가는 상처들,

자기 손톱밑의 상처가 제일 아프다고 했던가요?

내상처가 제일 크다고 그래서 옆의 가족들의 상처를 알지못했던 긴 시간,

서로를 알고 마음을 열어가며 화해하는 과정을 보며 인생이 항상 해피앤딩 이었음 좋겠다 생각되네요.

올해 68이라는 나이에도 열연을 펼쳐주신 손숙님

오랜만의 나들이에 동행해준 고마운 친구

우리네 인생에도 늘 봄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