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부터 오페라, 클래식 등등 공연에 관심이 많아 벌써 이번달만 부산문화회관 3번째 방문이다.

백혜선씨는 사실 어떤분인지 조차 워낙 이 분야에 대해 문외한이라 잘 몰랐는데 리골레토공연을

같이 본 형으로부터 국내에 정말 몇 안되는 뛰어난 실력가라고 기회가 되면 꼭 보라고 추천해주어

마침 시간도 되고 해서 가장 저렴한 3만원짜리 좌석을 예약했다. 그래도 일찍 예매한터라 2층이지만

정중앙 맨 앞줄에서 볼 수 있어서 오히려 1층의 안좋은 좌석보다 더 좋았던것 같다.

공연을 보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티켓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천천히 가도 공연 30분전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 3천원을 주고 백혜선 피아노 리사이틀 팜플릿?

을 구입해서 공연 시작 전까지 쭈욱~ 읽어 봤다. 이번 공연에는 예고 친구들이 많이 왔고

노부부님들도 많이 보였다. 공연은 7시 반 조금 지나자마자 바로 시작 되었다.

전반부에는 하이든 변주곡 f 단조와 비교적 널리 알려진 베토벤의 15개의 변주곡과 푸가 E플랫장조

"에로이카"를 연주 하셨다. 유일하게 조금이나마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피아노이기에

공연을 보면서 얼마나 수준이 높고 과연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 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베토벤의 합창, 비창, 운명 이정도로 대중성이 있는 곡들이 아니라 마치 처음 들어

본 곡같았지만 자칫 노래도 그렇고 아는 곡이 나오면 더 친숙하고 집중이 잘되는것이

보편적인데 생소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숨이 멎힐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셨다.

백혜선씨의 특성은 작곡가 고유의 스타일(?) 방향성을 지키면서 연주자 개인의 개성을 많이 부각시키지

않는 다는 점이 적어도 나한테는 좋았다. 백혜선 씨가 말씀하시길 연주가는 작곡가의 원곡에 가깝게

전달하는 것 또한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하셨다. 똑같은 곡이라도 연주가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연주하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곡이 될 수도 있는만큼 나처럼 초보자 입장에서는 백혜선씨의

연주가 가장 정석에 가깝고 입문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날씨가 건조한 탓에 기침을 하는 관객이 꽤 많았다. 아... 솔직히 참으려면 참을 수도 있는데 1~2분이

계속 기침을 하셔서 곡을 듣는데 조금 방해가 되었다. 내가 봤을땐 최소한의 노력조차 안 하려고

하는 사람때문에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는데 이는 분명 잘 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미션 시간에

관계자분이 주의를 주셔서 그나마 후반부에는 잡소리가 덜 났다.

후반부에는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를 들었다. 솔직히 두 작곡가는 보통 난곡으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기교의 경우를 봤을때 후반부의 곡들이 더 현란했다. 아... 그런데!! 이번 공연에도 아니나 다를까

휴대폰 벨이 울렸다. 비록 2초(?) 짧은 시간이지만 연주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이가 없으셨을까...?

언제쯤 되면 내가 공연을 볼때 벨소리가 안듣는 날이 올까? 부산시민의 예티켓 의식이

하루 바삐 성장했으면 좋겠다. 본공연에서는 리스트의 곡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감정도 무르익고 마치 연주자와 피아노 그리고 관객이 하나가 됬다고 느낄만큼

고요함과 피아노의 선율과 연주자의 열정이 너무도 평화롭게 느껴졌다.

본공연은 아쉽게도 금방 끝났다. 원래 앵콜을 다 해주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관객이 박수를 퇴장하고나서도 계속 치자... 앵콜에 응해 주셨다. ㅋㅋㅋ

백헤선씨가 짧게 코멘트를 하며 센스 있게 10월의 마지막 밤답게 차이코프스키의 10월이란

곡을 연주해 주셨다. 아~ 정말 가을이 연상될 만큼 편안하게 연주를 해주셨다.

확실히 앵콜곡이라 연주중에 사진을 여기저기서 많이 찍었다. 난 아무리 앵콜곡이라도 연주에 방해

되고 옆에 분에 방해될까봐 연주 시작하시기 바로 전에만 몇방 사진 좔영을 했다.

아직까지는 뭐가 맞는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난 내 믿음대로 행동했다.

본 공연만큼 열정적으로 연주해 주셨고 관객들도 또 퇴장하고서도 계속 박수를 멈추지

않고 쳤다. 오~~ 또 나와주셨다. 이번엔 마이크 까지 들고 나오셨다. 독서의 계절 답게

리스트의 시 한편을 읽으시면서 바로 사랑의 꿈(?)(아마도...)을 연주해 주셨다.

캬하~ 오늘 공연 정말 잘 온것 같다. 어떻게 3만원으로 세계100대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겠는가

정말 한음도 안틀리고 멋지게 연주해 주셔서 너무도 감동을 받았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싸인회가 열렸다. 20분 정도 기다렸나? 사인을 받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ㅋㅋㅋ 악수도 할까 했지만 뒤에 사람들도 많고 사진도 찍고 악수까지 하기엔

좀 그럴것 같아 사진을 남겼다. 오~ 사진도 나름 잘 나와서 기분이 업업 !! ㅋㅋㅋ

토요일에는 이건 음악회로 시몬씨를 만나는데 또 어떤 감동을 주실지 기대 된다 ^ㅡ^

피아노와 연주자가 하나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몰입이 어떤 것인가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 연주회였습니다. 특히 피아노가 다양한 현악의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감동 까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악기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연주회였어요. 특히 시월의 마지막 밤을 더 의미있게 해 준 앵콜곡 차이코프스키의 ''시월''과 백혜선씨가 직접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는 멋진 시낭독과 함께 들려준 리스트의 ''사랑의 꿈''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