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을 봤는데도 여전히 잼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공연은 끝이났지만~
다시 공연이 올라가면 좋겠네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은 본 적이 없지만 일단 영화와는 느낌이 많이 다를것 같아요.
각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소개되지는 않아 (영화에서는 과거장면이 있다고 하던데
이 장면을 뺐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등장인물이 많아 약간 산만할 수도 있고 ~ 하지만 너무 스토리적인 것에 신경쓰지말고
각 인물들의 개성과 노래에 집중해서 보면 훨씬 재밌답니다.
다들 너무 노래도 잘하시고 떼창은 신나고 해프닝석은 너무 재밌어 보였어요
해프닝석 바로 뒤에있는 좌석 앞줄도 좋아요 ㅋ
끝나고 나서 노래가 많이 기억에 남던데 ost 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프로그램도 품절이라 못 사서 너무 아쉬웠어요.
잘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시즌 2가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네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의 공연이었어요 한 분도 아니고 3분이나 +_+..

그리고 한 분은 이 공연을 통해 막 좋아지기 시작했답니다.. ㅎㅎ

낯익은 노래와 예상이 되는 전개도 마음에 들었고요 희망가는 완전 대박이었어요

주연 배우들의 넘버가 좀 덜 들어가지 않았나 싶긴 했지만 무비컬이니까~~ ㅎㅎ

또 보고싶어요 우울한 날!

너무나 사랑스러운 공연
어느 장면 어느 넘버 어느 배우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공연...
벌써부터 다음 공연이 기다려지네요 ^^

1999년. 내가 고작 8살일때 나왔던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영화를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해주는것 같던데.



그리고 2009년, 10년 전 돈가방을 들고 사라졌던 그들이 돌아왔다.





"심심한데 주유소나 털까." - 꼴통 4인방의 리더 '노마크'

"야! 노래해!" - 1분 1초라도 음악이 없으면 돌아버리는 '딴따라'

"전부 대가리 박아!" -순수한건지 멍청한건지, '무대뽀'

"그냥 찍고, 그렸어." - 사진과 그림만 있다면 그 어느것도 상관없는 '뻬인트'



심심하던 차에 그저 거기에 주유소가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꼴통 4인방은 당당하게 주유소로 처들어간다.

쫌팽이 사장과 티격태격하는 고딩 알바 건빵과 샌님을 인질로 잡고 주유소를 점령한 그들.

사장은 마누라가 돈을 가져갔다며 그녀에게 전화를 하는데 통 받지를 않는다.

노마크가 시종일관 그에게 '전화해'라고 하는게 더 웃기다.



그런데 이상하다. 처음 인질은 3명이었는데 어느새 인원이 는다.

동네 고딩 양아치들과, 그들의 윗대가리인 동네 양아치들.

시도때도 없이 들락이는 노숙자와 그를 잡으려는 경찰, 술취한 여자.

또 배달온 자신을 무시한다며 열받은 철가방까지.

과연 이 한밤중의 주유소를 습격한 네 녀석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타파해 나갈 것인가.







이 뮤지컬은 '해프닝'뮤지컬이다.

해프닝존으로 내려와 관객을 끌어안고 무대로 끌고와 춤을 추게 하고 과자를 주고 돈 받고..

등장인물도 16명으로 상당히 많은 편이고(참고로 그 16명의 배우중에 15명이 남자고 여자는 단 한명이다.)

그들이 한번에 등장하면 여기저기 눈동자 굴리느라 정신없다.

재밌긴 하지만 어찌보면 상당히 정리 안되고 산만한 느낌도 든다.

뭐 나는 아주 즐겁게 해프닝존에 앉아 그 해프닝들을 겪었으니 불만은 없다.

내용 전개도 빠른 편이어서 인터미션없이 120분을 보내는데도 전혀 지루함이 없다.

도리어 어떻게 2시간이 지났는지 의아할 정도다.



또 무대와 영상이 만난 신선한 연출이다.

2층 양 옆의 블라인드와 뻬인트가 그림을 그리는 벽(사실 블라인드)을 스크린으로 이용한 것이다.

술취한 거칠녀의 솔로가 나올땐 그녀의 어지러운 시점의 영상이 뜨고

평소때는 한밤중의 거리의 영상, 아래에는 뻬인트가 그린 그림 영상이 뜬다.

그래서 참 볼거리가 많다. 조명이 비치지 않는 곳에 있는 다른 캐릭터 살피랴 스크린 살피랴 정말 정신이 없다.







신나게 박수치고 소리지르느라 공연이 끝나면 손바닥이나 목이 아프다.

젊은 꼴통들의 객기 어린 내용이니만큼 아주 신난다.

게다가 어쩜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그리 다들 귀여운지.



노래하는 철가방에게 '저음이 참 매력적이시네요.' 하던 노마크.

사장이 도망갈까봐 뒤에서 껴안고 다니는걸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그가 4명중의 리더여서 그런지 다소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공연 후반에 샌님이 몸이 아픈 어머니때문에 집에 가야한다고 했을때 그에게 뺐었던 옷도 돌려주며 다녀오라고 하는 남자.

그리고 그 옷안에 소중한 사진이 담긴 지갑을 넣은채 줘버려 경찰이 전부 포위하고 총을 겨눠도 녀석을 기다리겠다고 하는 남자.

사장에게서 탈취한 돈을 어디에 쓸거냐는 무대뽀에 물음에 씩, 웃으며 '딴따라 주게.. 악기나 살까? ' 라고 하는 남자.

공부는 못해도 야구에서 만큼은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남자.

무표정에 말수가 적고 늘 손에 야구공을 쥐고 굴리는 남자.

노마크는 그런 남자다. 꼴통이고 양아치지만 사람을 믿을 줄 알고 친구를 위할 줄 아는 남자.



배우 최재웅.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이다. 노마크 특유의 분위기를 정말 잘 캐치하신듯.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중요한 말만 하지만 화낼땐 화끈한 노마크의 그 눈빛 변화란..

사실 최재웅 배우님과 캐릭터 노마크는 큰 차이가 없다고.







시종일관 카메라를 여기저기 들이대던 뻬인트.

누가 빼인트 아니랄까봐 바지에 정말로 페인트가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그는 약간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것 같은 남자다.

주유소에 머무르던 내내 창고 벽에 락카로 그림을 그리고 그걸 노숙자가 알아주자 그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변한다.

그리고 계속 사진을 찍는다. 동료들을 찍는가 하면 관객들을 찍어주기도 하고 경찰이나 술취한 여자, 거칠녀를 찍기도 한다.

그는 세상에의 갈망을 가진 남자다.

언제나 전위적인 예술을 하지만 정작 자기 인생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남자.

이 세상의 멈춰진 단면을 보기 위해 쉴새없이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남자.

거의 2층에만 있던 무대뽀를 제외한 나머지 둘, 노마크와 딴따라 사이의 긴장을 적절히 조성하는 남자.

누군가 화가 나서 따지려 들면 그가 가장 먼저 나서서 말리는 걸 볼 수 있다.

아이처럼 웃는게 상당히 귀여운 그런 남자.



배우 이신성.

4명중에는 그나마 가장 부드러운 페이스의 소유자다.

원래 곧 소개할 이율님이 가장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딴따라로 분장을 하면 그게 많이 사라지므로,

이신성님을 제일 말랑말랑한 얼굴을 가진 배우로 꼽겠다.

공연 후반으로 흐르면서 솔로를 했었는데 그때 고음처리가 살짝 불안했던게 마음에 걸린다.

그 다음 애드립은 짱이었지만..

짧은 머리보다 캐릭터 빼인트처럼 긴머리를 묶는게 훨씬 잘 어울리는 배우이다.







뭐만 보면 노래하라고 시켜대던 딴따라.

넷 중 가장 신경질적인 녀석이다.

누가 나오기만 하면 노래 하라고 아주 노래를 부른다.

" 야, 너 노래해. "

오죽하면 이게 메인 대사일까.

잠시라도 노래가 없으면 미친다던 딴따라는 결국 술취한채 노래를 부르며 주유소 앞을 지나던 거칠녀를 안으로 들이게 된다.

그렇다고 그랑 썸씽이 생기는건 아니지만.

마냥 신경질적인게 아니라 맺고 끊음이 있어서 시크하면서도 굉장히 귀엽다.

기획사에서 나온 '구준포'가 인질로 잡혀있던 양아치들을 키워주겠다며 데려가려 하자 그는 시크하게 막는다.

노마크가 놈들을 따라가라고 보내버리지만 결국 그의 결정에 아무말 못하는 귀여운 남자.

화려한 머리에 치마처럼 치렁치렁한 독특한 의상을 완벽히 소화하는 남자.

악기를 사주겠다는 노마크의 말에 쑥쓰러운듯 웃으며 '꼴통들..' 이라고 하는 남자.

언제든 어디서든 음악이 없으면 아무에게나 노래를 하라고 시키지만 자기가 직접하는게 더 잘 어울리는 남자.

'뭐?' 하고 되물을때 좀 무서운 남자.

왠지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그런 남자.



배우 이율.

아까 말했듯 이율님은 정말 부드럽고 다정한 얼굴이시다.

그런데 어떻게 분장을 하면 딴따라가 되었을때 그리 신경질적인 얼굴인지.

그리고 목소리가 정말 좋다.

딱 듣자마자 '아, 미성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래하는 딴따라 역에 그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나 싶다.







끝말잇기하면 계속 지는 무대뽀.

그는 진짜 무대뽀이다. 좀 무식하기도 하고.

빡빡 깎은 머리에 헐렁한 군화. 손에는 커다란 각목.

그는 살짝 멍청해서 귀여운 남자다.

"운동 존나 잘하는 노마크, 노래 존나 잘하는 딴따라, 그림 존나 잘그리는 빼인트. 그리고 난..." 이라며 고민하는 남자.

2층에 인질들을 몰아놓고 2층의 지배자가 된 그 남자.

뭐만 하면 대가리 박으라는 남자.

이쁜 여자는 대가리 안박아도 된다는 남자.

거칠녀에게 반해버린 남자.

순수한건지 멍청한건지 도저히 구별이 안되는 남자.

일대 다수로 싸울때 한명만 죽어라 팬다는 남자.

칼에 찔리고 머리가 터져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남자.

거칠녀가 술이 깨 집으로 돌아가자 골목 구석에 기대 서서 눈물짓던, 아이같은 그런 남자.





배우 문종원.

10년전 무대뽀를 맡았던 유오성과 상당히 흡사한 이미지다.

박박 깎은 머리와 부리부리한 두 눈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상당히 진지한 연기로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배우이다.

거칠녀와의 끝말잇기에서 지는 바람에 상의를 전부 탈의했었는데, 몸매가 참.. 좋았다.





멀티맨 이동근.

이 뮤지컬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 하나가 있다.

바로 멀티맨이다. 최고 1인 11역까지 하는데 똑같은 인물이 바로바로 다른 역할로 나오는걸 보는 재미가 있다.

노숙자, 철가방, 고딩 양아치, 건달, 경찰, 기자, 야구 감독.. 아주 쉴새 없다.

마지막 커튼콜때 코러스를 하는데 땀이 범벅이더라.

중간중간에 해프닝존에 와서 동지라며 끌어안기도 하고 노래를 같이 하자고도 하는데 그가 없었더라면 주유소 습격사건의

큰 매력중 하나가 뚝 떨어지는 것일거다.





그 외 다수.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정말 귀여웠다.

특히 고딩 알바생 건빵과 샌님.

건빵은 나중에 무대뽀의 명령으로 고딩 양아치중 짱과 맞짱을 뜨게 되는데 건빵이 이긴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짱으로 등극.

계속 앞자리 앉은 여자한테만 아는척하고 그래서 바로 뒤에 앉아있던 나는 좀 씁쓸했다.

펑키한 헤어스타일이 아주아주 잘 어울리는 건빵. 나도 손좀 잡아주지.



다른 알바생 샌님. 그는 의외로 좀 중요한 역이다.

소심하고 귀여운, 모범생 역할에 그런 외모이지만 노래할때의 그 폭발적인 가창력에 깜짝 놀랐었다.

여튼 내일이 시험이라며 영단어를 계속 외던 그는 딴따라의 노래 해보란 말에 10꼬마 인디언을 부르고 만다.

나중에는 노마크를 속이고 집으로 가게 되는데 학교에서 배운 정의에 따라 주유소에 강도가 들었다고 경찰에 신고 한다.

하지만 노마크의 지갑에서 가족 사진을 보고 자신을 믿고 보내준 그를 위해 다시 주유소로 돌아온다.

노마크가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로 경찰을 위협하고 있을때 돌아오게 되는데 그 라이터를 샌님에게 맡긴다.

그러면서 샌님이 당당하게 차 트렁크 위로 올라가 '이제 부터 여기는 내가 저,접수 한다!'

면서 어설프게 선전포고를 하고 만다. 아 귀여워라.







주유소 습격사건 뮤지컬은 커튼콜이 꽤 길다.

먼저 했던 노래들뿐 아니라 다른 노래들도 하는데 정말 신나고 즐겁다.

주요 배우들을 뺀 나머지 배우들은 다 서울예대 학생들이라는데 역시 젊은 애들(?)이라 그런지 느낌이 다르다.

비보잉을 하고 랩을 하고 보다보면 정말 절로 박수가 나오고 흥이 솟는다.

문자 그대로 정말 신난다.





다시 한 번 보고싶은 공연이지만 아쉽게도 17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원래 6월까지 할 예정이었는데 공연이 적자라 5월까지만 한다고 한다.

어째서 이렇게 재밌고 신나는 뮤지컬이 적자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획사 상황이 그렇다니 어쩔수 없는 노릇.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티켓 오픈 해주길 바라며 이만 긴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