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의 유례" (작:마에다 시로 번역:이홍이 연출:윤혜진 출연:정재성, 최재섭, 오민정, 이선희, 박경구, 손재익, 김윤지 제작:극단 신기루만화경 극장:선돌극장 별점:★★★☆☆) 포스터 부터 눈길을 끄는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2017년 신작이다. "위대한 생활의 모험" 과 "자지마" 를 봤었던 마에다 시로의 작품이다. 번역의 글을 보고 알았는데 제목이 ''유래'' 아니고 ''유례'' 이다. 무대는 그네만 두 개 매달려 있고 나미지는 텅 빈 공간이다. 양배추를 들고 있는 남자, 춤을 추는 남자와 그의 선생이 등장하는 장면으로 극은 시작된다. 마에다 시로의 전작처럼 작가의 독특한 작품 세계는 신선했으나 내용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전작들 보다 재미가 덜하다. 왜 기억을 양배추로 나타냈으며 벽에 비춰진 사각형 모양의 이미지는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블로그URL - http://blog.naver.com/crowley79/221035820012

기억을 모두 빼앗어버린 양배추.
기억을 모두 먹어버리는 벌레.

그렇게 기억의 잔상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하지만 그기억조차 점점 희미함으로 다가온다.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본능 기억에 있어서 행하는것이지만, 그것또한 그들에겐 의문으로 남는다.

각자만의 생활이 오고감으로 언어가 단절된 상태에서 억지로 껴맞춰지는 대화.
기억을 머리로 먹어야 알 수 있는 가르침.

조각된 기억을 되살리다보면 가족, 새로운 공간으로 이어지는 엉뚱함의 연속.
마치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듯 인간탐구를 옅보는하였고, 각자의 역할이 만들어져감을 볼 수 있었다.

누군가를 위해 기억의 조각을 쉽게 줄수없는 상황.

잊혀졌던 조각기억이 대화를 통해 점점 되살아나지만 다시 사라져가는 안타까움.
무표정의 모습은 그들의 마음을 옅보듯하였다.

그렇게 기억은 가족을 이어가는 역할이되고, 어느덧 그곳은 엄마의 뱃속이되어 안정을 찾는다.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면 또다른 여러 기억들의 양배추.
나머지 기억은 모두 생각을 다할수없음을 대변한듯하다.

어쩌면 이 모든게 갓태어나면서 경험하고 느낄수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독특한 제목과 시선을 사로잡는 심플한 포스터 이미지에 관심과 흥미가 생기게 되어 주말의 느긋한 오후에 선돌극장을 찾아 연극 <양배추의 유례>를 관람하였습니다. 일본의 극작가 마에다 시로의 작품은 첫 관람이었는데, 인간의 뇌를 양배추에 비유하여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공연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자신의 살아온 기억이 담긴 양배추를 들고 있는 남자와 머릿속에 기억을 갉아먹는 벌레가 살고있는 여자, 춤을 추는 남매와 그들을 지도하는 선생, 상당히 지체높고 위엄이 있는 인물과 같은 여러 인물들이 중첩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남자와 여자는 자신의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여 서로의 추억을 이야기 하면서 <기억>은 이야기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합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상당히 기분좋은 피로감을 느끼며,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등장 인물들은 가족과 같이 보이면서도 그 관계가 상당히 모호하며, 서로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여 대화를 나누지만 인물들의 행동과 대화는 일정한 맥락이 없이 겉돌기만 하지요. 자신이 살아온 기억이 담긴 양배추를 들고 있는 남성이 중심 인물이기는 하지만, 무대와 인물의 맥락을 파악하기도 쉬운일은 아닙니다. 남자는 아마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었거나, 이미 죽어 기억만 남은 상태일지도 모르지만 수많은 해석의 여지만큼 마음속에 여운이 깊이 남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희곡 특유의 감수성을 잘살린 배우님들의 섬세한 연기와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연출은 일품이었습니다.

현대인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반복되는 매일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기억을 뇌에 저장하며 살아갑니다. 컴퓨터의 데이터와 같이 필요에 따라 삭제하기도 하거나 재구성되는 기억의 수만큼 평범한 일상은 다양한 인생이 무한히 펼쳐지는 신비로운 소우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하루의 사건 사고와 타인과의 만남을 우리는 기억에 의존하여 판단하는데, 기억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층 심리와 존재의 가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저는 심리학이나 뇌 과학과는 무관한 평범한 관객에 지나지 않지만,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연극이라서 좋았습니다.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서 땀흘려 연기하신 배우님들의 열정과 친절하게 관객을 배려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의 친절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연극을 사랑하거나 특이한 작품에 관심이 많으신 관객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연극 <양배추의 유례>가 극단 신기루반화경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응원합니다. 멋진 공연의 감동과 여운을 마음속에 담아 오래도록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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