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대체로 좋으나, 주제가 다소 진부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눈부신대한민국의 발전.
그 뒤안길에서 피와 땀을 다 바친 우리 엄미 세대들
산업화의 눈부신 성장속에서 개인들의 슬프고 아픈 삶의 역사 현장같이
북에서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어 조국해방을 꿈꾸며 전사처럼 살아왔던 빨갱이 할머니
이들의 굴곡진 삶속에서 증오와 이념의 차이. 편협해진 우리네 사고방식을
이제는 이분적인 사고가 아닌 감옥에 갇힌 이데올로기를 다이너마이트로 꽉 처부수고
갇힌 감옥이 아닌 열린 희망찬 사회가 열렸으면 하는 메세지 강한 연극 넘 잘보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만든 연극을 본? 느낌이었다.
등장은 4분이 하시는데 남자분이 멀티로 홍길동처럼 여러 역할을 하신다.

주 스토리는 고령 수감자 할머니 두분의 소포 쟁취기? 임.
공산당쪽 파티산이셨던 신념이 똘똘 뭉친 최필녀 할머니와 한국의 근현대를 이룩했던 공장 노동자였던 조막례 할머니 두분의 피튀기는 전쟁!!

역시나 그러하듯 미운정 고운정 들어버린 두 할머니.

초반에는 진짜 엄청 웃으면서 봤는데 보다보니 너무너무 슬퍼서 울음참다가 극 끝나고나서는 머리가 아파서 집에 바로 귀가함.

두 할머니 역할하신 배우분과 멀티하신 남자분과 귀신 역할하신 배우분이 너무너무 연기를 잘하셨다. ㅠㅠ

신념으로 똘똘 뭉치셨던 할머니의 모습에서 이시대를 살아가는 내가 목숨보다 더 귀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가야할 신념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산업화를 내손으로 이루었으나 나에게 남겨진것은 병들고 늙은 몸 뿐인 할머니를 보고서는 한때 공순이로 될 뻔했던, 일본에서 짧게 나마 외국인 노동자로 근로해 보았던 나의 과거가 겹쳐져서 저 할머니의 모습이 어쩌면 나의 모습이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자본주의의 결과물이 비참한 개인의 말로인 것인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세하게 구구절절 쓰고 싶지만 너무 쓰다보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므로 꾹 참는다.


첫사랑에 대한 따뜻한 기억과, 노동자로서의 고단함과, 여자로서의 비참함과
포기할 수 없는 신념과, 신념을 가진 사내를 사랑한 여자와, 엄마로서의 그녀들의 모습.
여성으로서는 꼭 봐야하는 보았으면 하는 연극이다.

재미와 감동과 깊은 교훈까지 하나로 담아낸 이 연극에 정말 마음 깊숙이 우러나오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연극으로서는 특이하게 인터미션이 있는 극이다. 거의 160분 정도의 플레이 시간임.
다른건 다 좋았는데 좌석이 긴~~~ 의자로 연결되있는건지 사람들이 앞뒤로 왔다갔다 기울기울거리면
계속 흔들려서 보기 좀 불편했다.

극 플레이 시간을 조금만 줄이고 다음에 접근 좋은 극장에서 또 해줬으면 좋겠다.
4일만 올리고 끝내기에는 너무너무 아까운 극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하는 극이고, 2017년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담아주는 극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유명한 작품들은 그 나라의 그 시대를 보여주는? 사회를 풍미하는 것들이 많아서 공감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 극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과거를 보여주어서 공감이 200%되었다.
실제로의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 엄마들의 이야기이고 할머니의 이야기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극을 보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