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남네요

9월을 배경으로 하여 쇠락한 동네의 기차역에서 여섯 인물 사이에 다양하게 교차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과,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만, 1회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극 [9월]를 봤다.

서울문화재단에서 2018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선정작이다.




작/연출에 설유진님인데 그 전에 같은 극장에서 설유진 연출가님의

연극 [누구의 꽃밭]을 본 적이 있다.




연극을 전공한 적도 없고 극작가로 시작해 연극을 연출하고 있는데

내가 본 연극들은 무척 파격적이고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소극장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지하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음향이 듣기 좋았고 많은 조명도 눈에 띄었다.

무대가 안쪽으로 넓어 배우들이 크게 이용을 했다.




특이하게 연극 티켓이 기차 티켓 처럼 만들었고 무대에 기차역 의자를

비치해 연극은 기차 대합실 같은 곳에서 계속 진행 된다.

역무원도 계속 등장한다.




바람을 피운 남편을 살해한 죄로 감옥살이를 하다가 출소해서 옛 살던

고향으로 딸을 찾아 온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자신을 구속한 형사를 다시 만나는데 여인의 딸을 맡아서 키웠다.

그 외 형사의 친딸, 아내, 역장, 여인의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사진관 여인 등이

등장해서 서로가 얶히고 얶힌 갈등을 보여준다.




기차역의 근호와 리아.
기차역을 찾은 선희와 해리.
기차역을 떠나려는 영주.
그리고 역무원.

9월의 기차역에 그들은 왜 머물러 있나?




극이 끝나고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에 맞춰 배우들이

춤을 추며 극을 마치는데 노래의 가사가 이 연극의 주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연극의 제목을 [어제, 오늘, 그리고]로 했어도 좋았을 듯 하다. ㅎㅎㅎ



''바람소리처럼 멀리 사라져 간 인생길
우린 무슨 사랑 어떤 사랑했나
텅 빈 가슴 속에 가득 채울 것을 찾아서
우린 정처 없이 떠나가고 있네
여기 길 떠나는 저기 방황하는 사람아
우린 모두같이 떠나가고 있구나
끝없이 시작된 방랑 속에서 어제도 오늘도 나는 울었네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버린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 -

열기에 바람이 지나듯, 올해도 9월이 지난다.
풍경도 계절도 거짓말처럼 모두 다.




역시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좋은 연극이었다.

사실 포스터와 제목, 시놉시스를 보고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서정적인 가을 연극일 것이다 라고 예상하고 보러 갔는데 그런 연극이 아니라 지극히 연극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이더군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이 인물과 저 인물이 뒤섞이는 통에 내용 이해는 쉽지 않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9월" (작,연출:설유진 조명:신동선 음악:박지만 안무:하영미 출연:박지아, 황순미, 류경인, 곽지숙, 심완준, 정대용 제작:907 극장: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별점:★★★☆☆) 2018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세번째 작품이다. 전작 "누구의 꽃밭" 을 재미있게 보았던 유진 연출의 공연 이다. 9월에 공연해서 제목을 "9월" 이라고 했나? 아무튼 극장에 입장하면 무대가 어두운데 자세히 보니 커튼이 쳐져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이 커튼이 열린다. 무대는 의자 몇 개만 놓여 있다. 그리고, 조명이 무대를 밝힌다. 조명이 무대를 비추는 건지, 관객에게 보여주는 건지 모를 정도로 많다. 공연은 사람이 모두 떠나 버린 어느 마을의 한적한 기차역에서 시작 된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고, 캐릭터 구분이 잘 안되는 인물도 있어서 중간에 흐름을 잠깐 놓쳤다. 그래서, 내용이 완벽하게 파악이 안 된다. 그러나, 마지막에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노래에 만춰 추는 춤이 인상적이다. 애정하는 곽지숙 배우님을 봐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