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교주쇼" (부제:살기로운생활 작:공동창작 연출:김연재 음향:목소 출연:김무늬, 김윤수, 김중엽, 임지혜, 임호경 제작:요지컴퍼니 극장:대학로 노을소극장 별점:★★★☆☆) 전작 "살기로운 생활" 을 봤었던 극단의 작품이다. 공연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사랑, 행복, 정의, 평화, 자유'' 에 대하여 다섯 명의 배우들이 각자 얘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드라마가 있는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많은 얘기를 직접 쓰고 연기한 것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랩 음악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배우분들 흥겹게 잘 불러 주었다.

웃픈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힙합에 녹인 멋진 공연이었어요.
5명의 젊은이가 5교주로 변신하기도 하고 각자 다른 느낌의 이야기 멋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었어요.

“세상에, 노을이 짙어졌다고 이렇게 멋진 5교주를 보내주시다니요!”
(노을 소극장, 5교주쇼)

"하쿠나 마타타"

사랑, 행복, 정의, 평화, 자유!
인간의 삶의 의미와 존엄성에 기여한 단어들이다. 적어도 5교주쇼를 보기전까지는.
나는 어른이다. 50대 중반을 달리는 어른.
난 젊은 날은 물론 지금까지도 이 말들에서 희망을 찾고, 이 말들을 디딤돌 삼아 성실 노력으로 삶의 끈을 엮어가는 중이다.
오늘, 5교주쇼를 보았다. 관람 후, 나는 이 다섯 단어의 의미에 대한 기존 인식을 해체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다시 바라봐야 할 때임을 자각했다. 전통가치의 전달소홀, 사회진출의 환경과 터전마련, 때를 알고 물러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바로 지금이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인식 또한.


사랑, 행복, 정의, 평화, 자유
글자들을 다시 나열해 본다.
난 오늘 무엇을 보았는가?
사람이 사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았다.


다섯 개의 단어들은 젊은 그들에게 닿지 못했다. 그들은 단어를 버리지도 못하고 몸 어딘가에 붙이고 아래로, 바닥으로 툭툭 떨어져 내리는 것처럼 안타까웠다. 악착같이 살아보려고 여기저기 뒹구는 몸짓은 세상의 오물들을 붙이는 덩어리였다.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할지 모르는 덩어리. 삶의 가치였던 단어들은 사물이 되었고, 그들도 사물이 되어가는.


나는 그들을 낳은 세대다.
그들은 나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리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그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들이 곧 사랑의 열매, 행복의 일상, 정의의 선택, 평화의 유지, 자유의 노래였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그렇지 않다. 그러하지 못하다.
우리가 닦아놓은 길은, 틀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고,
문은 활짝 열려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상실한 감옥이 되었다.
어른의 사랑으로 봉오리는 맺었으나 꽃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상은 이어나가지만 생활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혼란속의 정의는 알 수 없는 것, 음표를 잃은 랩은 먹먹한 사회를 읊조리며 세상을 부유한다.


각각 귀한 존재로 태어나 세상과 마주하던 다섯 교주들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었다.


[정체모를 먹이를 폭식하고 괴롭게 구토하다 세탁소 옷걸이를 목에 걸고 마른 나뭇가지 위에 앉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멍 때리며 세상을 바라보는 길고양이]


난 어른이지만 사회인으로서 그들에게 이러한 단어들을 언급하며 어떻게 살아가라고 말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었다. 시간과 공간의 틀 안에서 쫓기며 어떤 일을 수행하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내야만 하는 시스템에서 나는 퍽이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보는 나는 어떠한가. 그들이 보는 사회는 어떠한가? 이대로 괜찮은가?


그들에게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 행복, 정의, 평화, 자유는 현재 그들의 삶에서 너무나 멀어졌다. 그들의 현재의 상황을 혼란이라고 해도 괜찮다면 희망은 있는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적어도 최초엔 가치가 사람을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보고 사람이 가치를 만들었듯, 현재의 사람, 젊은 그들에게 맞는 가치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그 가치가 좋은 가치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젊은 그들도, 나이든 우리들도 용기가 필요하다.
새 틀과 가치를 만들기 위한 미움 받을 용기.
그리고
전환기의 혼란을 인정하고 희망을 놓지 않을 용기.


요지경속에서 잠시 요지경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요지 컴퍼니의 5교주쇼.
배우들과 공동창작으로 다섯 배우들의 존재의 탄생, 성장과정, 그리고 최근거리의 사건까지 조망하며 보다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부조리극으로 보여줬다.

역시 희망도!
"하쿠나마타타"


부조리는 어느 분의 멋진 리뷰처럼 비논리가 논리다. 배우들은 많은 말들을 뱉어내고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의식적으로) 의미를 두지 않는다. 또 반복된다. 이또한 의식적으로.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경우 1막과 2막의 변화가 거의 없을 만큼 지루하게 반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는다. 어디선가 무엇인지 모를 희망의 빛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희망은 언제나 내일 오기에 오늘의 삶을 계속 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게 내가 아는 부조리의 조건들이다. 부조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 아는 말 ‘부조리는 실존이며,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 부조리는 존재한다. 노출의 차이일 뿐. 부조리를 만났을 때 절망하느냐, 인정하느냐에 따라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 사람이라면, 그러므로 그 옆에 부조리가 따라 붙는다면, 인정하고 대처해야 하는 것이 사람의 몫이라 생각한다. 허무주의로 빠진다면 사람이길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헤밍웨이도 그랬다. “인간이 갖는 소중한 가치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



5교주쇼,
이번 공연, 기간이 짧은 게 아쉽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기를 소망하며..
다양한 사람, 다양한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열린 그릇 5교주쇼,
내년엔 그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고 싶고,
다른 5교주는 어떤 콘텐츠로 세상을 담아 보여줄지 궁금하다.

연극만이 전할 수 있는 장면들이 뇌리에 박힙니다. 5교주쇼>는 배우 개개인의 개성과 역사가 연극의 키워드와 맞물려 이야기를 터뜨립니다. 배우와 연출진이 그동안 나눴을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져서, 시간을 돌려 저도 낑겨들어가고 싶은 그런 연극이었어요. 배우분들의 대사 하나하나를 잊지 않게 글로 영상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무대가 간단하지만 소품과 조명을 이용하여 공간을 활용하는것도 인상깊게 느껴졌어요. 배우분들이 직접 작사하신 것 같은 랩의 가사들, 하나의 배역이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인 인물의 이야기를 외치는 목소리, 세상과 자신과 믿음에 대한 회의와 갈망, 아이러니한 문장들과 절규가 반복되지만 그게 질리지 않고 다 새롭게 다가올 수 있도록 연기하신 배우분들의 재능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행복교주님의 영향으로 행복이라는 단어가 신경쓰이네요ㅎㅎ?? 막공까지 파이팅하시고 배우분들을 다음에 또 다른 작품으로, 기회가 되면 이 작품으로도, 만나뵙고 싶습니다. 요지컴퍼니 연극두 넘 기대돼용????

일단 다섯 배우분들 에너지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다루고 있는 주제가 심각해서 좋았어요.
랩배틀 형식에 행위예술같은 연기, 광기도 있고, 뉴스앵커같은 모습도있고, 코믹도 있고....

문제를 드러내는 표현 방식이 다양해서 왠지 정신없는듯하지만
또 배우분들의 열정적인 모습때문에
다음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의 공연이었습니다 ㅎㅎ

현 시대를 살아가며 겪게되는 문제점들과 두려움을 잘 표현해서 공감할 수 있었고,
각 교주마다 취하고있는 삶의 태도들이 다 설득력있어서 여러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생은망했다''의 이생망 교주였던가요?
그 분의 절규에 가장 공감했던것 같아요.

옆의 친구가 이번 생이 망한게 아니라,
희망을 찾아 성공해버리면 내가 뭐가 되냐며
너도 망하길 바란하는 외침이
어쩌면 제 생각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습니다.

삶의 이유가 뭔지, 행복이 뭔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건지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으면서도 배우님들 에너지에 즐거웠던 좋은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