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공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혜화역과 한정거장 차이인데
극장 주변도 뭔가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각자의 사정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세마리의 개를 통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의심, 타협, 경쟁
또 그것들이 이루어지기 위해 발생하는 희생!

이건 어쩌면 현실의 적나라한 모습같기도 해서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어요!
배우분들의 연기도 좋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무대와 구성도 좋았습니다!!!

극단 프로젝트 해의 모든 배우 연출 스텝분들께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어요.

연극 영원한 평화 잘 봤습니다. 한 번 더 보고싶어지네요.

하얀 천으로 둘러쳐져 어딘지 모르는 이곳을 한 사람이 걸레질을 하며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극이 시작하기 전부터 무대에서는 청소하는 사람의 몸짓에 관객이 집중하게 됩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쓰러져 있는 세 인물. 이들은 ?머리가 아픈 상태로 깨어납니다. 이 등장인물은 특수 임무를 맡을 k7의 일원이 되기 위해 지원한 '개'들인데, 셋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이 세고 순종적인 존존, 교활하지만 영리하고 후각이 뛰어난 오딘, 후각과 체력을 딸리지만 생각이 깊은 임마누엘. 처음 연극을 관극하면서 관객은 이 셋의 관계라던지, 과거라던지,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에 궁금증을 갖고 지켜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 모든 시험의 평가와 진행을 맡은 전설같은 영웅 개 카시우스의 이야기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간의 대사를 통해 어렵고 답이 없는 자유 본질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됩니다. 원작자인 후안 마요르가가 말했듯이 좋은 작품이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연극이라는데, 정말 이 연극은 보는 내내 근본적이고 집요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집니다. 많은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당한가? 평화를 위한 폭력은 정당한가? 많은 사람을 지키기 위하여 한 사람의 인권 혹은 동물권을 파괴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인가? 연극은 어떤 정답을 이야기해주지는 않습니다. 정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관객의 몫입니다. 배우 네명의 연기력으로 무대를 꽉 채웠던, 몰입감 넘치는 연극, 영원한 평화입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상징적인 부분과 비유가 많았던 작품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놉시스에 적힌대로 세 마리의 개인 존존, 임마누엘, 오딘이 특수부대가 되기 위한 시험을 치르는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부분과 상황 등이 이 캐릭터들을 개로만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의도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와 거의 상관이 없어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안에서의 인간이라는 존재와 개의 존재에 대한 고찰 그리고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등장인물이 있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연극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배우님들의 표현력과 연기가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연극이라는 것이 느껴져서 보는 내내 표정과 대사를 가지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