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떻게 이걸 제가 제 돈을 내고 봤는지 신기하고요, 화가 나고, 어이가 없네요.
분명히 지정석이라는 말을 들었고 티켓에는 자리도 다 적혀 있었는데
늦게 온 관객들 앉아야 한다면서 문쪽의 관객들을 안쪽으로 밀어 넣는 건 어떤 논리?
그리고 이 작품이 2만원이라는 티켓값을 받을 수가 있는지, 가격 책정 방법이 궁금하군요.
이 극단은 지금까지 이 작품으로 얼마나 해드셨는지 궁금하네요.
웬만하면 공연 시간에 잘 안 자는 편인데... 아... 아...
이건 정말 심각한 수준이에요.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과학자들의 수다를 살짝 엿듣고 왔습니다
그네들도 서로를 알고 있는듯하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또 이해하는듯하지만 알지못하는 모습들을 보며
그리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체를 통한 이야기와 상상을 보며
새로운 세계로의 발을 디딛은것 같은 환상도 들었네요.. 하지만~

기생충이라는 매개체는 일반인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다라는것이 맞을겁니다....
연극이긴하지만 종숙주를 해치지않는(연가시를 제외하고) 기생충이
과연 '악'일까라는 기생충을 사랑하는 연구자의 외침이 자꾸 귓가를 맴도는것은
제가 너무 내안의 생활에서만 생각하며 살았다는 이야기로 들려지더군요

지난달인지 지지난달인지..
충청도의 한 사찰아래의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글겸 바지를 걷고
물에 들어서 만만한 작은 바위에 몸을 맡겼는데 잠시후 한 사마귀가
소용돌이 치고있는(사람에게는 작은 물길이겠지만 사마귀에게는 엄청난) 물을 보며
앞다리(?)를 내 딛을까 뒤로 갈까를 망설이다가
십여분정도만에 물안으로 자신을 던지는 모습을 본적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몰랐었지만 제겐 은근히 큰 충격이었나봅니다.
아마 사마귀의 뒷걸음질치는 모습이 딴엔 안타깝게 느껴져셔이겠지요..
하지만 평소 사마귀를 싫어하는지라(암컷이 숫컷을 먹는 모습 유명하잖아요..ㅠ.ㅠ)
사마귀를 구해줘야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녀석이 알아서 잘 살아갔으면 하는 맘이었는데
이 공연에서 그때 그 사마귀의 행동에 대해 답변을 주었네요...

먹이사슬이라는 자연의 섭리가 있는것처럼
우리도 살아감에 있어서의 섭리가 있을텐데 그것을 잘 따르고 있는지 고민을 해봐얄할것 같습니다
공연의 내용과는 실감되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네 삶에는 실감나는 제목 -이번 생은 정말 감당하기 힘드네요- ^^*

'히라타 오리자'의 연극 '과학하는 마음 ' 시리즈로 계속 봐 왔었는데요,
전작과 달리 단촐한 인원으로 구성된 연극이였습니다.
과학을 주제로 우리 일상과 연결하여
극을 풀어 나가는 방식, 그리고 의외의 웃음을 주는 대사들 역시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추석연휴 기간 중 유일한 검은날이라 그런지 공연장이 가득 차진 않았더군요...덕분에 좀 편하게 보긴 했습니다...
기생충을 연구하는 대학 연구실에서의 어떤 풍경을 보여줍니다...다섯명의 배우들이 평범하지만 그닥 평범하진 않은 이들이기에 일상의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난 상황들이 연출됩니다...
과학연극이라지만 딱딱하거나 여렵지 않습니다...단지 생소한 기생충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정도랄까...
기생충을 통해 기생과 공생에 대해...그리고 아낌없이 뺏는 것과 아낌없이 주는 것에 대해...우리네들 사랑과 자립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좋은 연극입니다...
게다기 지루하게 질질 끌지 않고 깔끔하게 끝내는 미덕도 있습니다...82분의 짧은 시간동안 웃음과 함께 무언가 돌아볼 기회도 주고...열린 결말의 형태로 연극을 끝냅니다...설마 이렇게 끝나진 않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극이 끝나고...덕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달까요...
젊은 연출가의 젊은 연극 재밌게 잘 봤고요...전 개인적으로 질질 끌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관객이 무언가 더 생각을 하게끔 한 급속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족으로 공연장에 모기가 좀 있어서 극에 살짝 집중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연극은 관심있으신 분은 꼭 보라고 추천해드릴만한 좋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