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4.22. 진은숙의 2011 아르스노바 시리즈2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처음듣는 오케스트라인데 왠지 브로셔를 먼저 보면 편견이 생길 것 같아서, 아무것도 안보고 들어갔다. 또한 지금 글을 쓰는 시점도 오케스트라 중간에 쉬는 시간이다.
처음곡은 총 4악장으로 구성되있었다. 처음 악장은 초반 순간순간의 강약이 돋보였다. 장단조의 전환이 빠르게 이어졌고, 특히 하프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돋보였다. 단순히 현을 튕겨서 부드럽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잡아 뜯으면서 스타카토같이 연주했다. 중간에 평이한 선율로 가다가 2옥타브 미의 음을 전 악기가 연주하는데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랜다.
곡 분위기는 마치 숲의 구석구석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묘사하는 분위기였다. 햇살좋은 동산에 큰 나무 한그루가 중앙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높은 나무가 우거져있고, 사이사이로 햇살이 새어비추는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악장 마지막에 나오는 바이올린의 엇박이 인상적이였다.
두 번째 악장은 도입부가 마치 영화 ‘빠삐용’의 느낌이 났다. 알고보니 그게 주 선율 이였다. 이번 악장은 마치 굽이굽이 흐르는 물살이 센 개천 같았다. 곡의 템포는 느린데 연주자들은 무척이나 빠르게 연주하는 느낌이였다. 계속 같은 선율의 반복이였다.
세 번째 악장은 처음에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로만 시작했다. 조금 연주하다가 바순, 호른, 첼로등 다른 조합으로 연주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어느조합에도 바이올린은 없었다. 보통 다른 곡을 듣기에는 바이올린의 음이 제일 많이 들리고 주선율을 이끌어 간다는 느낌이였는데, 이곡은 주선율은 들리면서도 바이올린음은 전혀 없는 양상을 보였다. 마치 바이올린을 사이에 두고 양 연주파트가 대결하는 느낌이였다. 또한 갑자기 커지는 부분이 좀 있어서 맍이 놀라기도했다.
네 번째 악장에서는 1악장의 주선율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변주가 많아서 마치 장난감 꿈나라 거리를 걷는 기분이였다. 도입부부터 관악기음이 많이 들리면서 빠르고 힘찼다. 3악장과는 다르게 악기의 음이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느낌이 많이들어서 기존의 고전음악을 듣는 기분이였다. 지난 공연에서 보았던 비브라폰이 도입부에 쓰여서 반가웠다.
전체적으로는 자연을 표현하긴 했는데 뭔가 크고 화려한 것들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쉽고 친숙한 자연을 표현한 듯한 느낌이였다. 오케스트라를 직접 처음보고 듣는 곡이라서 도입부에 그저 신기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두 번째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템포와 같은 분위기였다. 도입부의 피아노가 불안하고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비브라폰 등의 타악기가 주선율을 이끌어갔다. 수업시간에 듣던 복잡한 느낌의 음악들과 비슷한 느낌이였다. 마치 운석과 블랙홀이 난무하는 가운데를 지나가는 우주환상열차를 탄 느낌이였다. 꽤 짧은 곡이였다.
다음곡은 첼로 콘체르토였다. 곡 전체의 분위기가 수업시간에 들었던 현대음악과 가장 흡사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곡의 구성이 틀에 딱 맞춰서 나오는 두부같은 느낌이였다. 음은 평범하지 않지만, 작곡가가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곡 전체의 분위기가 조용한 가운데 음산한 분위기가 들었다. 이날 비가왔는데, 날씨와 딱 맞아떨어지는 분위기였다.
다른 콘체르토를 많이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곡은 특히나 솔리스트를 제외한 오케스트라가 솔리스트를 보좌하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첼로의 선율을 극대화 하기위해 작곡가가 심혈을 기울여 구성한 듯 보였다. 마치 첼로 솔리스트가 보컬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악장에서 모든 갈등을 해소하면서 정리하는 분위기를 냈다. 음자체는 적어도 아직까지 내가 듣기에는 ‘비조화적’ 이였지만, 서정적으로 들리는 것이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