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로에서 한창 핫한 연극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보고 싶었던 연극이었는데 드디어 대구에도 와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많이 슬플 것 같아서 없는 휴지도 단단히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많은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경숙아배는 6.25전쟁이 터지자 경숙어매와 경숙을 나두고, 아니 거의 버리고 혼자 피난을 떠난다. 그러다 그는 포로가 되고 포로 신세를 면하기 위해 인민군이 되고 전쟁이 끝난 후에 거제도 수용소에서 석방된 그는 가진 것 없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는 수용소에서 만난 꺽꺾 삼촌을 데리고 집에 와 경숙어매와 경숙을 꺽꺽과 함께 나두고 오면서 경숙어매와 꺽꺽은 실수로 아이를 만들게 되고 경숙아배도 나중에 새살림을 차리게 된다. 그 후로도 경숙아배는 계속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고 마지막에 경숙의 졸업식에 나타나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다 라는 존재로서 비춰진다.
이 극에서 경숙아배는 진짜 나쁜 아버지인 것 같다. 어떻게 자식과 부인을 나두고 그렇게 돌아다니고 새살림까지 꾸리며 마지막 졸업식에 한번 나타나서는 경숙의 마음을 그렇게 울리는지.. 그래도 결국 아버지는 아버지다 라는 메시지 그리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 아무리 아버지가 미워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그래도 우리 아버지니까라는 생각에 모든 것이 용서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 씬이 조금 급하게 끝나는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여기서 경숙아배로 나왔던 배우 김영필님의 연기를 보면서 사투리 연기 진짜 잘 하시는 구나하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부산출신이라 연기를 더 자연스럽고 관객이 몰입할 수 있게 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 안정감있고 탄탄하고 오랜 세월 다져진 발성과 연기!　진짜 보면서 얼굴 표정 하나하나 액팅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이 연극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늦게 알게 된 게 많이 아쉬웠고 배울 점이 참 많은 분이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이 분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어졌다.
다른 배우들도 워낙 연기를 잘해서 극에 쉽게 몰입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서울 공연 놓쳐서 아쉬웠는데, 대구 공연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극 내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어요. 공연 보고 나와서 참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구요.
다음에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자로써 조금 불편한감도있었지만? 깨알같은재미가있었어요 꺽꺽이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