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국 땅에서 살인자라는 오명을 쓴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분단과 전쟁의 후유증과 경계인의 비애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교도소 안에서의 이철수 이야기다. 원작은 강개똥이란 이름으로 ‘이철수 사건’을 정면에서 다루지 않고 풍자와 해학으로 이철수가 석방된 뒤의 상황을 가상하여 일종의 희극으로 다룬 ‘장소현’씨의 작품이다. 연출을 맡게 된 작가는 원고의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고 원작의 이름을 솔직하게 ‘이철수’로 등장시키며 현지를 다녀온 사람들의 전기나 신문기사를 수집하면서 분노와 자제의 틈 속에서 실례를 무릅쓰고 개작을 한 작품..

1973년 샌프란시스코 퍼시픽가의 차이나타운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한다. 철수는 용의자로 지목되어 심문을 받게 되지만 영문을 모른다. 하지만 3명의 증인이 모두 철수를 용의자로 가리키고 심지어 변호사마저 철수의 증언을 무시하는데… 그 이유는 철수의 전과 때문이다. 철수는 과거에 절도와 마약을 한 적이 있으며 정신병원에 간 적이 있다. 변호사는 동양인들로 인해 미합중국 대륙이 오염되었다 하며 철수는 그런 변호사를 향해 당신의 변호는 필요 없다고 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