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뮐러는 무엇인가 상실한 아픔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느끼게 했다. 아마도 2차 세계대전 후 사람들의 의식을 나타낸 듯 하다.
봄의 제전은 공연내내 흙냄새와 격렬한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의외로 조용하게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공연에는 문외한이지만, 두 공연 모두 수준높은 작품인 것처럼 보였다.

몇 년만에 하는 공연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너무 아쉬운건 피나 바우쉬 선생께서는 이제 영원히 한국에 못오신다는점입니다. 아니 이제 이 세상에서는 결코 뵐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공연은 4일에 걸쳐서 했는데 일부러 마지막날 공연을 봤습니다. 시간에 맞춰서 입장을 했고 카페 뮐러는 4시 10분에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피나 바우쉬에 대해서 알게된것이 영화 그녀에게. TOLK TO HER 에서 첨 알게되었습니다. 그 영화에서 처음 나온 연극이 카페 뮐러였기 때문에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남자3, 여자3 명이 각각 나와서 40여분에 걸쳐서 무대를 여기저기 다니면서 상당히 힘들고 고되고 여린 몸짓을 보여줬습니다. 아마 그날 온 관객들 모두 각자 스스로 해석하면서 음미하면서 연극을 보았을겁니다. 배우들의 몸짓, 연기에 대한 감상을 글로 잘 쓰질 못하겠네요. 공연이 끝나고 30분후 무대정리 시간이 있었습니다. 바닥에 흙을 균일하게 까는데 검정색 티셔츠 입은 남자들이 나와서 정리를 하는데 나중에 보니 그 남자들이 모두 남자배우들이었습니다. 빨간색 옷을 땅에 깔고 그 위에 엎드린 여자배우를 보여주면서 시작한 봄의 제전은 계속 여자와 남자배우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여자 16명, 남자 17명이었습니다. 33명의 연기로 무대는 꽉차고 그안에 모인 에넞가 터저나갈거 같은 연기에 30분이란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졌습니다. 빨간옷을 입은(제물이 된) 여성배우가 마지막 춤을 끝으로 쓰러지면서 연극은 끝이 났습니다. 2시간에 걸친 연극이었지만 그 시간에 딴세상에 갔다온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연기의 향연에 푹 빠졌다 나온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공연장에서 피나 바우쉬의 공연을 보았다.
"카페 뮐러" 공연은 예전에 "그녀에게" 라는 스페인 영화에서 도입부였나.. 마지막이였나...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영화 속에서 너무나도 인상깊게 보았던 공연이었다..
뭘까... 저 공연은... 여자가 눈이 멀어 너무나도 슬픈 듯한 얼굴로 몽유병에 걸린 환자처럼 카페를 돌아다닐 때 한 아저씨가 행여라도 여자가 다칠까 의자와 탁자를 마구 치우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펐다...
별로 길지 않은 장면이었지만 생소하면서도 인상깊었다..
이번 공연에서 왼쪽 앞자리에 앉았기에 전체적인 구도는 잘 볼 수 없었지만 무용수의 얼굴 표정은 잘 볼 수 있었다...
가슴까지 차오르는 슬픔이 있는데... 뱉어내지는 못하고 몸짓으로 표현해 낸... 깊은 숨가쁨과 한숨.. 그리고 종종거리는 발짓... 정신나간 듯한 파마머리 아줌마의 발끝으로 걸어다니는 구둣소리...
카페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간의 사연모를 스토리는 계속 반복되어 흘러간다... 만남.. 사랑... 이별... 또 다른 만남.. .
그렇게 "카페 뮐러" 공연이 끝나고 그 다음으로는 처음보는 "봄의 제전"이라는 공연을 보았다..
사전 정보 없이 그냥 무턱 대로 본 공연은 사실 좀 충격스러웠다...
더 충격적인건 정말 30년정도 된 오래된 공연이라는 것...
공연을 보면서 압도당한 것은 무용수들의 열정과 강렬한 몸짓... 쉬지 않고 밀려드는 강렬함..
그런것이었다... 생동감 보다는 파괴적이었고... 에로틱 하기 보다는 겁탈당하는 듯한 공포와 두려움...
아무래도 공연 중 압도적인 장면은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혼자서 춤을 추는 여자 무용수일 것이다... 무용수들에게 둘러싸여 큰 무대 중앙에서 혼자 강렬한 손짓과 발짓으로 곡에 맞춰 호흡을 이끌어가는 장면은 ... 아슬아슬하면서도 아찔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숨막힐 듯한 봄의 제전은 그렇게 끝이났다...
피나 바우쉬 할머니에게 정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GOOD!

고전을 더 선호하는 저에게 현대 예술의 길을 열어준 작품입니다.
특히나 무용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해석하고 이해하기에는
카페 뮐러는 좀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는 거죠?
자료를 찾아보고 갔더니 피나 바우쉬의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봄의 제전은 한국인 정서에 딱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둡고 침침하긴 하지만 웅장하고 강렬한 음악과 몸짓..
앞으로도 부퍼탈 탄츠 테아터의 작품을 즐길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