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즐겁게 해준 좋은 연극 ''끝까지 간다''
쌀쌀한 날씨에도 웃음과 열정으로 가득한 좋은 무대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인 추천으로 이 연극 선택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고 기대했는데 웃음 포인트도 많고 가볍게 편안하게 보기에 좋은 연극인 것 같아요!
가족 단위로도 많이 보러 오신 것 같더라구요~~
제목과 같이 끝까지 가는~~ 이 연극!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멋지고 흥미로운 공연입니다.
작품 자체도 작은 극단의 극단원들이 햄릿을 올리는 이야기이지만, 배우분들의 열정이 작품을 더 빛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본 작품이 시작하기 전부터 일종의 오프닝 공연을 하는 배우분 부터, 극중 인물과 극중극의 인물을 연기해야하는 어려움을 멋지게 소화하는 배우분들 모두... 작지만 반짝이는 좋은 극을 만들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극중극의 오필리어를 연기하신 김도연 배우님은 오필리어가 쓰러지고, 기도하는 장면을 너무 애절하게 잘 살려주셔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었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자연스러운 글 위한 반말 양해 바랍니다. SNULIFE 운영진 제휴를 통해 23일 20시 공연 볼 수 있었습니다. 운영진과 연극배우분들,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기회 주세요.)
"끝까지 간다"는 햄릿을 공연하는 극단에 갑자기 관객이 몰리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이야기다. 배우들이 극 중에서 맡은 역할이 "햄릿 공연을 하는 연극 배우"들이다. 극 속에 극이 있다. 당일 기준 극 중 인물명과 배우 이름 소개한다. 제일 선배이자 극단을 나간 여후배를 비판하는 영현(극 중 햄릿:배우 최승주), 갑자기 들이닥친 관객으로 인해 얼떨결에 데뷔하는 막내 준호(극 중 클로디어스 왕:배우 장연우), 극단을 유지하고자 돈 벌기 위해 나간 지원(극 중 오필리어 연기:배우 김연희), 낭만을 추구하는 배우 경구(극 중 레어티스 연기:배우 이철민)다.
이 공연은 햄릿의 유명한 대사 To be or not to be를 빼고는 이해할 수 없다. 저 대사 후 이어지는 (원작의)햄릿 독백이 힌트다.
Whether ''''tis nobler in the mind to suffer The slings and arrows of outrageous fortune,
Or to take Arms against a Sea of troubles, And by opposing end them
(쇠사슬과 화살처럼 쏟아지는 가혹한 운명으로부터의 고통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한 단계 높은 인격으로 거듭날 것인가,
아니면 두 팔을 뻗어 고난의 바다를 받아들임으로써 그것에 맞설 것인가)
단순히 살고 죽고의 문제가 아니다. noble은 한 단계 높은 격(character)으로 도약한다는 뜻이 있다. 마음 수양하는 스님 이미지다. 마음의 미움이 생기면 반드시 내려놓아야 넘을 수 있다. 반면 맞서 싸우는 선택도 있지만 몸이 망가질 각오를 해야 한다. 마음의 괴로움을 내려놓고 몸을 보전하느냐, 몸이 망가질 risk를 지고서라도 마음 가는대로 (복수)하느냐다. 선택의 문제다.
햄릿의 대사가 이 공연에서 중요한 이유는, 햄릿 공연을 하는 극 중 인물들이 "선택"을 하며 살기 때문이다. 가난하더라도 예술을 하느냐 아니면 예술을 저버리더라도 돈을 받느냐. 마음의 자유냐 몸의 자유냐. 극 중 인물들은 마음의 자유를 택했다. 어지간한 용기 아니면 힘들다. 마치 돈을 위해 극단을 그만둔 ''''지원''''(배우 김연희)은 몸의 자유를 택한 용기없는 자 같다. 그러나 나는 헷갈렸다. 먹고사는 일을 위해 연극을 포기한 ''''지원''''은 용기가 없는 걸까? 그녀는 주저앉아서 "나는 내가 번 돈을 모두 여기에 썼다고!"라고 소리치고 퇴장한다. 그 역시 용기일지 모른다. 햄릿을 연기한 ''''영현''''(배우 최승주)은 이 사실을 몰랐다. 자책하는 눈빛으로 원작의 유명한 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읇는다. 클라이맥스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레이피어를 연기하는 ''''경구''''(배우 이철민)와 햄릿을 연기하는 ''''영현''''의 마지막 결투 장면이다. 준엄한 말투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난데없이 ''''경구''''는 찌질한 말투로 "오필리어(지원)가 왜 그랬는지 몰랐쪄?(극단 돈 대줄라고 그만둔 걸 몰랐냐는 뜻)"라고 질책한다. To be or not to be가 단순한 연기가 아닌, 극 중 인물들의 삶의 문제로 선명하게 바뀐다. 그리고 이는 실제 배우들의 삶이다. 더욱 와 닿는다. 그리고 그건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관뒀다. 국회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 야근에 초과근무. 열심히 하면 이용당하다 버려질 위험. 그만 둘 때 주변사람 모두가 말렸다. 하지만 자유롭고 홀가분하다. 내 아이디어를 어떻게 풀어갈 지 고민이지만 배고플 위험이 새로 나타났다.
To be or not to be는 극 중 인물의 이야기에서 실제 배우들의 이야기로, 그리고 내 이야기가 된다.
주제가 무거워서 진지할 것 같지만 시종일관 코믹 잔치다. 스타킹만 입은 배우 이철민님 모습 진짜 개그콘서트인 줄. 배우 장연우님은 클로디어스 왕 연기하면서 기쁨과 슬픔을 저울로 표현할 때 연산군인 줄 알았다. 김신영 사촌언니가 연극하는 줄.(연기 톤이 비슷함) 배우 김연희님은 태어나서 본 여자중에 목소리 제일 컸다. 성대 우량아?
자유로운 배우들의 삶이 너무 멋지다. 빨리 예매하자. 피식거리면서 진지하게 고민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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