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Ⅱ" (원작:J.M.쿳시-DISGRACE 각색,연출:김한내 무대디자인:박상봉 조명디자인:강지혜 의상디자인:홍문기 음악,음향디자인:배미령 음향감독:김나연 영상감독:김성하 출연:이윤재, 이세영, 윤현길, 마두영, 신강수, 이송아(LISIYA), 김민희, Anupam Tripathi 제작:프로젝트그룹 빠-다밥 극장: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벌점:★★★★☆) 작년에 "여름이 지나갈 때" 를 보았던 프로젝트그룹 빠-다밥 공연이다. "추락Ⅰ" 과 연관성이 있는 내용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다. 원작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J.M.쿳시에게 두번째 부커상(1999년)과 노벨문학상(2003)을 안겨준 소설 이라고 한다. 원제는 DISGRACE(불명예,망신,치욕) 이다. 원작 소설을 읽어 보고 싶어진다. 1990년대 후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한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데이비드 루리 교수는 학생인 멜라니를 유혹해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조사위원회에 소환된다. 결국은 권고사직을 당한 데이비드는 딸 루시가 있는 농장으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최근에도 뉴스에 나오고 있는 남아공의 역사적 배경을 알면 공연을 이해 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까? 루시의 행동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답답하다. 130분 동안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한 이윤재 배우님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전작 "추락Ⅰ" 에 이어서 쉽지 않은 캐릭터를 잘 연기한 애정하는 이세영 배우님도 좋았다, 그런데. 배우님 억양이 독특 하였는데 이번만 그런건가? 배우님들 연기가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한 번의 관람으로 창작자의 모든 의도를 알아차릴 수는 없겠지만 꽤 많은 의문점이 떠오른다. 아무리 루시가 백인이라 할지라도 기득권을 가졌다기보다는 약자성이 더 강하게 부각되는데, 굳이 그 여성의 목소리로 이 메시지를 말했어야 했는지? 아직 원래 있던 혐오도 아주 공고히 남아있는데 새로운 혐오를 논하기에는(물론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지마는) 흐르는 물이 당장 닥친 물웅덩이를 채우지 않고 넘어가 버린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연극은 너무 늦었거나, 너무 이르게 느껴져서 시의성이 안 맞아 보인다. 이 연극은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소설을 끌고 와야 했던 명확한 이유가 있을까. 무엇보다 이제는 정말이지 어떤 대단하고 신선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여성이 강간당하는 이야기를 그만 보고 싶다.

전작 추락1이 좋아서 엄청 기대하고 갔었는데 기대보다도 더 좋았습니다. 현재성을 가지면서도 매우 많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작품, 꼭 보러가세요. 이 극단 작품은 앞으로 다 챙겨봐야겠어요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의 역사와 역차별
부채의식으로 그것을 감수하는 딸
주인공은 가해자로 딸은 피해자로
반전되어가는 과정과 메타포
다른 인종과 장애를가진 배우까지
익숙함속에 낯설게 하기의 잘한 작품
그들의 상황이 아니라면 알수 없는 것들
추락도 괜찮아 부서지지 않는다면
이세영 배우의 목소리와 대사톤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