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델로>는 이번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대되던 작품이었기에
더욱 셀레이는 마음을 안고 극장으로 향했다.

오델로 역을 맡은 백인 배우가 얼굴에 검은 칠을 하며 공연의 막이 올랐다.

역시 철제 회전무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신기한 무대장치는 돌릴 때마다 쉽게 장면 전환이 가능했고
안과 밖, 각 방향마다 여러 가지 느낌을 주어서 다양한 연출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고전이라 자칫하면 밋밋해질 수 있던 연극이 이 특수한 무대장치의 덕으로 살아나는 듯했다.

음향도 강렬했지만,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어두운 조명이 비극의 느낌을 잘 전달했다.
특히 철제무대 2층에 설치된 양 옆의 핀 조명을 사람이 서있으면서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 매우 특이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훌륭했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이야고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정말 끝까지 미운 이야고의 악인 연기 덕분에 광기어린 오델로와 고고한 데스데모나도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델로가 자신의 아내보다도 이야고의 말을 더 믿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인간이 '의심하는 마음'과 '질투'로 그만큼 자기자신을 파멸로 몰고갈 수도 있음을 보았다.
"오늘말고 내일 죽이세요"라는 데스데모나의 절규가 기억에 남는다.
안타깝지만 이렇게 사랑하고 배신하고 신뢰하고 속이고 의심하고 죽이고 죽는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싶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거의 살려 어딘가 어색하고 옛스러운 대사들에도 불구하고
공연 자체는 현대적인 헝가리의 특유의 느낌으로 세련되게 재탄생하였다.

그렇지만 자막은 생각보다 너무 불편했다.
많은 양의 대사가 금방금방 지나가니 양 옆의 LCD화면만 보느라 배우들의 연기를 놓치곤 했다.
그런 점은 2막 때 대사가 줄면서 조금 나았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극에 완전히 이입해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오페라에서만 접했던 오셀로를 연극으로는 처음보게 되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나무와 철창으로 표현한 무대는 회전으로 여러가지 전환과 무대전환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오델로나 이아고 보다는 에밀리아가 더 기억되는 공연이었습니다.

번역된 자막보랴 배우들 연기보랴 정신없었지만 재밌게 보았습니다.

자막을 보여주는 전광판의 위치가 조금 부적절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우선 강하게 기억나는 것은 무대네요
무채색으로 꾸며져 있는 회전식 무대..
별 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아직 이런 무대를 본 적이 없거든요
정말 새로웠습니다.
좀 길어서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연극에서
중간 중간 무대가 회전하는 것이 공연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 아주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헝가리어라서 대사를 보느라 배우들의 연기를 가끔 놓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좀 아쉬웠어요.
하지만 제가 언제 헝가리 연극을 보겠습니까
이것 또한 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델로 데스데모나 모두 너무 멋지고 예뻤어요
이아고는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습니다.ㅋㅋ

암튼 새로운 공연 봐서 기분 좋아요. 괜찮았던 것 같아요!

비오는 일요일 오후, 공연 1시간 전에 도착해서
해오름극장 지하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공연을 봤습니다

오델로를 현대적으로 각색해서 연출했는데
실감나는 회전무대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긴장감 넘치는 영화를 보는 듯했어요.

헝가리어로 공연을 하는 터라
양쪽 자막을 번갈아 보는 것이 불편했지만
갈수록 공연에 빠져들어서 후반에는 조금 나아지긴 했어요.

공연이 끝난 뒤, 남산 쪽으로 걸어 내려오면서
성큼 다가온 가을 날씨도 즐길 수 있었고요.

국립극장페스티벌 다른 공연 2개도 예매해 둔 터라
나머지 공연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