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이데올로기가 마치 상식인 것처럼 추앙받는 시대, 능력주의가 전 인류의 성공 척도로 귀결되는 시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공장 속 톱니바퀴의 작은 부품으로 길러지는 인간들.  스스로 거대한 부품이 되기를 기대하는 삶, 값비싼 기계로 판매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태도,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경쟁에 목메는 군상. 최고의 이윤을 위해 어떠한 실패도, 실수도 결코 용납되지 않는 생산 방식.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남들만큼은 살아야 한다고 믿으며 자신의 쓸모를 인정받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모습과 공장의 룰..

당신은 완성된 공연 이전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정돈 되지 않은 무대, 음향기기와 조명기기를설치하는 스텝들, 사복을 입고 세트를 옮기거나 입에 붙지 않는 대사를 읊어보는 배우들, 빈 객석을 정돈하며 관객을 기다리는 기획자, 이를 진도지휘 하는 연출의 모습 등등.  무결점의 완벽한 공연 한편을 위해 수 백번의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는 숨겨진 창작자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은 ‘완벽이라는 강박’에 시달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외면당한 구도심의 정서를 극장이라는 키워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