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습니다!
사실 뭔가 허술하면서도 의도된 것들이고
어색하면서도 인간적이라 재미있고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보고싶은
왠지 모를 따듯함이 느껴지는 연극입니다!
그리고...노인역할을 맡으신 분께.. 소품이 정말 무거워보였습니다 ^-^;;

노인과 바다라는 책을 극으로 표현한다는게 어려워 보였는데
막상 보니 저런 식으로도 표현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책이 다크한 느낌이었는데 극은 상당히 명랑하더군요.
노인이 겪었던 시련과 어려움이 나름 극으로 현실화되었지만
아쉬운 점은 마지막에 노인이 설교하듯이 얘기한 "인생에 시련이 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던 말이 너무 교훈을 심어주려는 느낌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여태까지 끌어왔던 감동이 죽어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조금 다른 어두운 버전으로 각색된 연극도 보고싶네요.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번창하세요.

솔직히 극적으로 크게 재밌진 않았아요. 요즘 코미디극, 재밌는 연극, 잠시도 대사가 끊이지 않고 쉴새없이 대사를 치는 연극이 많잖아요. 아무래도 현대인들 집중시간이 짧다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집중을 못하니까 그렇게 흐름이 빠르고, 감각적인 연극이 많은 것 같아요.
그에 비해 <노인과 바다>는 여백의 미가 있습니다. 주인공도 달랑 2명 , 노인과 소년. 주고받는 대사도 아주 단순. 짧고요. 그치만. 재미이상의 감동이 있더군요.
헤밍웨이의 명작소설을 아주 핵심적으로 , 그리고 최대한 원작이 주는 가치를 최대한 지키면서 잘 살려낸 연극입니다.
무대배경 천막 하늘 그림도 멋지구요.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어구들은 진짜 동네 바닷가에서 직접 소급해오신듯 ㅋㅋ 배도 진짜 외롭고 가난한 노인의 배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게. 진솔하고 소박하게 느껴졌어요. 머리를 비우고, 다시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 연극이었습니다.
참고로 백암아트홀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시설 정말 좋습니다. ^^. 널찍하고, 무대도 좋고, 음향도 좋고, 이런 좋은극장에. 이런 좋은 작품에 사람들이 더 많이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평소에 아무생각없이 살다가도, 문득문득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던 요즘이었지요. 이렇게 뼈빠지게 일해서 무엇하나? 돈이 나오나 (물론 나오지만, 노력에 비하면 ...ㅠㅠ )? 밥이 나오나? 큰 명예가 주어지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과연 새벽같이 일어나서 밤늦게 까지 일하고, 쳇바퀴돌듯 , 시간만 흘러가는 거 아닌가? 나중에 나이만 들고, 나에게 과연 무엇이 남을까 등등 ㅠㅠ . 입사 초년병 시절엔
고실업자 시대에 직장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나름, 포부도 있었는데, 3년차 된 지금은 너무나 지쳐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그러던차 이번에 <노인과 바다>를 보게 되었어요. 노인이 하염없이 3일동안 물고기를 잡기위해 기다릴 때.... 아무런 대사도 없이 정적만 흐르는 장면인데. 왜 그리 제 눈에선 눈물이 흐르던지요.
그냥... 그 노인의 모습이 모든 걸 대변하는 것 같았어요. 기다림, 인내. 인생이 그런 것이다 라는.
게다가 상어떼에게 청새치를 무참하게 빼앗기고, 한 말 "부질없은 짓을 했구나" 그 대사에서 거의 눈물 바다.... 같이 간 친구가 막 놀리고, 엄청 면이 팔렸지만. 마치 제 얘기 같아서 , 울음을 참기가 힘들었어요.
대학 3수했을 때 생각도 나고, 입사해서 프로젝트 따낼려고 밤샘했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을 때 절망스런 기억도 떠오르고,...
그럼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노인의 모습은 저에게 희망과 감동이었습니다.
회사생활에 지치고 힘드신 분들께 권해주고 싶은 연극입니다.

대학로에서 2번 보고요. 이번에 백암으로 옮겨서 또 보게 되었어요. 1번은 초대권이 있어서 봤는데. 보고 넘 좋아서 나머지 두번은 돈주고 표를 사서 보게 되었어요.
제가 원래 똑같은 공연 아주 좋지 않으면 않보는데, 이번 <노인과 바다>가 그런 케이스예요. 해외 유명 라이센스 뮤지컬 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보면 볼수록 깊이가 우러나온다고 할까? 저한텐 그랬어요.
신기한 건 보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재미와 감동이 더 깊어간다는 거. 이게 바로 고전명작의 힘일까요? 첫 회에선 별로 안 웃었던 장면에서도, 2, 3회 갈 수록 너무 너무 웃기더라구요. 작품을 이해하는 폭이 더 깊어져서 그런걸까? 안 들리던 대사들이 더 의미심장하게 들리구요.
이 연극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 같아요. 하나도 무의미한 대사가 없어요. 농담처럼 하는 대사속에서도요. 다시 한번 느끼지만 헤밍웨이 아저씨(?)의 힘이 큰 것 같아요.. ^^
막 재밌거나 화려한 볼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 않좋아하실 수도 있지만.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쯤 깊게 고민을 해 본 분이라면 강추!!!
인생이 무엇인지. 처절하고 너무나 아름답게 보여주는 연극 <노인과 바다>입니다. 지치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연극속의 할아버지를 항상 떠올리며 위로받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