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특색이 묻어나오는..
특히 관악기가 정말 감미로웠습니다. 살짝 실수한 것만 빼면 몰입도 최고였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공연이었다.
갈까말까 망설이다 좋은 좌석을 놓쳤다.
결국 최근에 결정하는 바람에 변두리 좌석만 남아 또다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차이코프스키의 서정적 음악들이 나를 매료시킬 것 같아 가기로 결정했다.
역시 기대가 무너지지 않았다.
수준 높은 연주자들과 지휘자가 전해 주는 감미로운 음악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앵콜곡 아리랑까지 너무나 좋았다.
열렬한 박수를 받을만 했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예매때 공연날짜를 착각해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학장 초반쯤... 한 20분정도

지각을 했다. 덕분에 바깥 홀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1,2,3악장을 TV로 구경하는 귀중한(?)

경험을 했다. TV로 봤어도 1악장이 조금 처진다는 느낌이 든거 빼고는 잘하더라...

결국 인터미션때 입장해서 2부 협주곡 5을 듣게 되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이 들었고 1악장 초반 금관파트가 조금 불안정하게

들렸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한 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앵콜곡은 아리랑의 오케스트라 편곡버전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전통 민요를

새롭게 해석한 건 좋았지만 차라리 차이코프스키의 소품중 하나를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 공연에서의 가장 큰 불만은 관객의 매너에 있지 않았나 싶다. 공연당일 관객들

중에는 생각외로 외국분들도 많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원사태였다. 그런 상황에서의

관객의 비매너는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솔직히 공연 전에 프로그램의 곡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한번쯤은 들어보고 오는 것이 예의지만 사정상 어쩔수 없이 그냥 오게 되었다 치자.

악장사이에 박수를 치는것은 애교로 넘어갈수 있다 쳐도 곡 중간중간에 박수를 쳐서 흐름의

맥을 끊는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최소한의 눈치가 있다면 주위의 분위기를 살피는

센스정도는 필요한 것이 아닌가? 무슨 전생에 박수 못치다 죽은 한이라도 서려있는지...

그래서 그런지 내 생각일지도 모르지면 2부 협주곡 5번에서는 일부러 그랬는지 지휘자가

악장 사이사이에 틈도 주지 않고 바로바로 진행하더라...

거기다 초등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왔는지 곡에 집중이 불가능할 정도로 떠들더라. 이럴때는

인솔자나 보호자가 주의를 주던지 데리고 나가는 것이 매너라 할 수 있을것이다. 뭐 2부 시작

하기전에 관계자가 다가와서 주의를 주어 퇴장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나름 맘에드는 프로그램 선곡과 연주였기에 좋은 점수를 주었을 뿐이지 많은 아쉬움이

남는 공였이었다.

줄리아 피셔(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 와 하이페츠(시카고 심포니)의 Violon Concerto in D Major, Op. 35 그리고 칼 뵘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Symphony No.5 in e minor, Op.64의 CD들을 미친듯이 번걸아 듣고 있는 요즘, 도쿄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협연은 정말 꿈만 같은 공연이었다.

"일본 오케스트라와 한국 바이올리니스트의 동양적인 선율로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이 문장 자체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데 충분하였으니 말이다.



1. Polonaise from Eugene Onegin


연주의 첫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매우 적절한 선곡이지 않을까.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 3막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곡으로 이 음악의 핵심인 화려하고 찬란한 폴로네이즈의 리듬에 극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 감정의 이중성이 매우 매력적인 곡이었다.



2. Violon Concerto in D Major, Op. 35


줄리아 피셔와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 연주의 러시아만의 색채, 하이페츠와 시카고 심포니의 냉정함과 완벽함이 있다면 도쿄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 권혁주의 협연은 동양적인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 해야하는게 정답인듯 하다.

줄리아 피셔의 연주만큼의 파워, 하이페츠만의 완고함은 없지만,그 어떤 연주보다 조화로움과 아기자기함이 묻어나는 연주는 아마도 한일과의 관계의 의미도 더해진것은 아닐까..

(너무 앞으로 나간듯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3.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이번 연주회에서 도쿄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연주의 절정은 바로 이곡이 아닌가 싶다.

러시아 음악만의 아름다운 선율과 웅장함이 제대로 나타난 연주는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정말 흠이 한군데도 없었다라면 최고의 찬사가 되지 않을까.



앵콜곡으로 연주한 타임 퀘스트 그리고 언제나 들어도 뭉클한 아리랑까지, 늘 마음에 두고 생각날때면 다시 꺼내 듣고 싶었던 연주들이었다.

공연 관람 후 다시 관람후기 쓰겠습니다.
60을 바라보는 대학동창 8명이 예매했어요.
차이코프스키 바이오린 협주곡의 색다른 음색을 듣고 싶어서...
친구들과, 70년도에 이 곡으로 입상한 정경화의 연주를 자주 들었었지요.
그리고 다른 곡들도 너무 좋은 것들이라서 더 좋아요.
그리고 일본인들로 구성된 이 악단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요.

기대되는 음악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