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대를 보면 인생이 보이고 느껴진다
어렵고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좋은 작품을 올리겠다는 신념을 지켜나가는 극단과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시는 배우분들...
그리고...공연을 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동에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관객들을 볼때마다 고마움을 느낀다

누군가 연극을 하면서 망나니같던 이들이 점점 사람이 되어가더라는 어느 배우분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자페아들을 둔 정희
전문시설에 보내자는 남편과 치매걸린 시어머니
자꾸만 엇나가는 딸
정희는 아들 은우를 장애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애가 아니라 남들과 조금 다른 것뿐이라고
하지만 가족들은 정희가 은우의 장애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아들에게만 너무 집착해서 은우의 자립을 지연시키고 아들 은우가 수학에 천재적 능력이 있다는 생각조차 환상에 불과하다며 점점 정희의 고집과 집착으로 다른 가족들이 지쳐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정희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다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지 못한 모두의 잘못이다

아들과 떠난, 정희의 마지막 소풍길
엄마...아이를 가슴에 품는 둥지같은 존재..
엄마...엄마...
................
더이상 써지질 않는다
먹먹함이 아직 내 가슴을 놓아주질 않나보다...

"소풍" (작:이지영 연출:김승철 음악:공양제 출연:조은경, 이경성, 김성일, 김구택, 이형주, 이유라, 송현섭, 정다정 제작:창작공동체 아르케 극장:동양예술극장 3관 별점:★★★★☆) 2016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세번째 작품이다. 공연 소개를 잠깐 보니 장애아를 가진 가족 이야기 라고 나와 있어서 이거 뻔한 스토리가 아닌가 예상 되었다. 그러나, 8명의 배우분 들의 뛰어난 연기와 앙상블이 빗소리가 들리는 안 좋은 극장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어항을 비롯한 여러가지 소품들도 작품의 전개에 잘 녹아 들어가 있다. 특히 좋았던 점 두가지는 정희가 암에 걸린 상황을 암시만 주고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은 점과 극의 처음 장면의 은우 대사와 마지막 장면의 정희 대사의 배치이다. 정희 역의 이경성 배우님과 은우역의 송현섭 배우님의 진실한 연기도 많은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