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소리가 너무 예쁜 건 말할 것도 없고 첼로와의 협연이 특히 좋았습니다. 소소하지만 작은 게임도 초등학교 시절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고, 천사들의 합창도 예뻤습니다. 워낙 공연을 안하셔서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에 멀리서 가서 듣고 왔네요. 아니나 다를까 앞으로 공연 계획이 없으시더라고요. 건강이 안 좋으셔서 그런가 본데 나아지셔서 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클래식한 것보다 이런 공연이 더 듣기 편하고 좋네~

평소 전수연님의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터라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전수연님의 연주는 단연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연주에는 아쉬운 점이 없으나
공연 구성이 의아스럽고 분위기가 너무나도 어수선했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특성상 제자들을 많이 초대하셨고
제자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시기도 했던데
그 자체는 굉장히 순수하고 예쁘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공연 전부터 분위기와는 맞지 않게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아이들이
공연이 시작하고 난 후에도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통에
도저히 음악만을 즐길 분위기가 되질 못하더군요.
더군다나 생각지도 못하게 진행된 게임은 솔직히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른들은 당혹스러움과 민망함에 제자리에 앉아 참여하지 않고 아이들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게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순간 내가 여길 왜 와있는 거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도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했고요.
더군다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연주된 세 곡은 워낙 시끄러웠던 탓에 제대로 듣지도 못했습니다.
세 곡은 그냥 날아간 셈이죠.
이런 공연은 음악을 듣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게임으로 세 곡이나 그냥 날려버리는 구성이 솔직히 좀 황당합니다.

소극장 공연은 다른 커다란 규모에 비해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공연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질서만큼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학생들로 인해 공연 내내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전 결코 이 공연을 관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만''을 위한 공연을
다른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초등학교 학예회인지, 소극장 공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어요.
이럴 거면 제자들만을 초대해 제자들끼리만 공연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저처럼 전수연님과 어떠한 인맥, 연고도 없이 정당히 티켓값을 지불하고 온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정말 여기 왜 와있는 건지 의문스러운 공연이었습니다.
연주 시간도 너무 짧았고요.

어린 제자들과 함께 공연을 꾸며도
다른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충분히 좋은 공연을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공연도 많고요.
제 생각엔 제대로 된 주의와 지도가 이루어지 않았던 것 같네요.

다음에도 공연을 하신다면
제자들에게 제대로된 공연 예절을 일러주시고
세트리스트에 있는 곡들은 그저 배경음악으로 묻힐 일이 없도록 차분히 즐기게끔 구성해주시고
게임과 퀴즈 같은 구성을 만약 넣으실 거면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짧고 간단한 구성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소극장 콘서트는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지만
다음 공연은 보다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이 안 좋으셨다고 하던데 건강 관리 잘하셔서
앞으로도 좋은 음악, 좋은 공연 많이 들려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