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나 캐릭을 알기도 전에..저 포스터를 먼저 봤었다. 저...검붉은 피를 가득 머금은 손을;;; 한 눈에 봐도 시선을 강하게 끄는 저 손을 보니라고..제목도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엄청..잔인한 내용인가..싶어서 망설여지다가도 일단 어떤 내용인지나 좀 알고 생각하자 했는데..스토리를 보고 나니..보고싶...구나..해서 ㅎㅎ 쓰릴미 이후 남성 2인극의 그 긴장감이나 그런걸 좋아하게 되서;;
연극 언체인은 나에겐 낯선 작품이지만 몇몇 사람들에겐 혹은 더 많은 사람들에겐 매우 익숙하고 기다리고 있던 작품이었다. 박성웅 주연의 영화 메소드에 등장했었던..함께 출연했던 배우분이 현재 대학로에서 연극무대에 오르고 있어 더 화제가 됐었던..연극 언체인을
보게 됐을때 영화를 먼저 볼까...나중에 볼까..고민했었는데 전에 엘리펀트 송이란 연극을 보고 원작의 영화를 보고나서 뭔가 연극을 보낸 허전함을 달랜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렇게 하기로 했었다.
연극 언체인은 남성2인극이다.
어느날 갑자기 깨어보니 의자에 손발이 묶여있고, 눈이 가려져있는 남자.
힘겹게 봉인됐던 입을 풀고 소리치니 같은 공간 자기와 같이 갇혀있는 남자가 있다.
그러나 안심을 느끼기도 잠시. 나와 같은 입장인 줄 알았던 남자가 뭔가 이상하다. 수상함을 느끼고 다시 불안과 긴장을 느끼고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을때 눈이 보이게 되고, 상대방 남자를 확인하는 순간 남자는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됐는지 알게 된다.
극은 극장에 들어오는 순간 남자와 같은 공간에 갇히는 느낌이 들었다.
스피커에선 낯설고 무서운 소리가 계속 귓가를 거칠게 스치듯 지나가는 것 같고, 반쯤 기울어져 보이는 무대는 극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처음엔 착각인줄 알았던 기울기가 진짜라는 걸 알게 되면서 와..저런 무대에서 연기하려면 배우가 정말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는;;
무대가 최근에 본 무대 중에 가장 톡특했다.
뒤편으론 공연 중간중간 제작된 영상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게 좋으면서도 아쉬웠다. 보여지는 영상은 한 남자의 기억인 것 같았는데... 뚜렷하게 보였다면 그 남자에 대한 이해도 더 잘 됐을 것 같은데..
영상이 시작되고, 끝날때 소리가 너무 크게 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상이 조각조각난 화면으로 보여져서..잘보이면 정말 정말 좋았을 것 같은데..좀 아쉬웠다..영상이 명확하지 않아서 남자의 기억을 확 받아들이기보다는
아...그래서 저렇구나..저랬었나보다 하고 추측하게 만들어서..아쉽..
왜냐면..극 자체가 쉽게 느껴지진 않았고, 공연시간이 70분 남짓이어서 극에 집중을 하고 보는데도 놓치는게 많은 거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보면서 다른배우분으로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그래도..약간은 아쉬움이;
이날 남자 1엔 김동현배우님, 남자2엔 강승호 배우님이 연기하셨다.
두 분다 이 작품으로 실제 무대에선 처음본건데 공연이 끝나고 두 분께 정말 열심히 박수를 쳤다는.
특히 강승호 배우님은...감정변화가 크고, 소리치는 장면도 많고..감정 소모가 엄청 컸을거 같은데..극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정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신 그 ..연기력에..박수를..무엇보다 맨발..ㅠㅠ 보는 내내 패딩을 입고 있는데도 추웠구만...맨발로 등장해서 끝까지 맨발로..
첨엔 굳이 맨발이었어야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그게...그 맨발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상처만 받아왔던 싱어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싶었다.
극의 내용을 언뜻알고 보게되서 처음 남자1, 2의 대화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나름 남자1이 2와 대화하기 위해서 역할놀이를 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따라가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의 화살표가 여러개가 되면서...머리속에 느낌표가 아니라 물음표가;;;;;; 그래도 나름 끝까지 잘 보고 잘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분들의 리뷰를 보다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받아들인 분들도 많은거 같아서....개인적으로 관객과의 대화좀 해주셨으면;; 묻고 답하는거..잘 못해서 ..게다가 대부분 관객과의 대화가 평일에 하기에..
못가볼수 있겠지만..후기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는;
강승호배우님이 연기하신 남자2는. 사람을 죽이고..납치하고...정말 객관적으론 그냥..왜사니..싶은 사람이지만. 자신의 태어남으로 어머니를 죽게하고..그로 인해 학대받고..유일하게 믿었던 신부님께는 배신당하고..그렇게 살아오다보니 누군가의 사랑에 목마르고..그 사랑이 끝나면 자신도 곧 끝나는 줄 알고 있는..나쁜짓만 일삼지만 사실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 객관적으론 정말 이해불가지만 주관적으론 조금은 토닥거려주고 싶은. 참 힘들게 살았던...
짧은 시간 딱!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극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 2가 갈구했던 사랑때문에 여운이 좀 남는 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