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3일, 대학로 SH 아트홀에서 뮤지컬 <시간에>을 보았다.

뮤지컬을 보기 전 <시간에>는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여러 영화와 소설에 나오는 흔하다면 흔한 주제지만, 최근 내게 일어난 일들 중 '내가 만약 다르게 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더욱더 '타임슬립', 즉 시간을 되돌리는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뮤지컬 표를 받았는데, 좌석을 시와 분으로 표시했다. 나와 내 친구는 2시 8분 좌석과 2시 9분 좌석이였다.

뮤지컬 <시간에> 에서는 세 인물이 나온다. 남자친구에게 이기적이고, 이별통보를 밥 먹듯이 하다가, 2주년이 되는 날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지수', 나이는 마흔을 넘었지만 아직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지 못한, 성공하지 못한 영화감독 '명운', 그리고 엄마를 잃어버리고 소매치기로 살아가다 꽝인 로또가 들어있는 지갑을 훔친 '현실'.

이들은 모두 슬픔에 잠겨 있다. 지수는 항상 옆에 있을 것 같았던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다. 명운은 촬영 수고비로 받은 무료검진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아 항상 바가지 긁던 와이프에게 성공하지 못해서,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죽어서 죄책감을 느낀다. 현실은 엄마를 찾으며 소매치기로 근근하고 있는데, 경찰(일명 '짭새')만 오면 자신을 잡아갈까봐 도망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 남자는 자칭 '타임 슬립 워치 판매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판매한다고 말했다.

세 인물은 남자를 조금 의심하지만, 시계를 구입한다. 그리고 각자 '고치고 싶은'것을 생각하며 과거로 돌아간다. 사랑이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영화감독으로써 성공하고 암을 키우지 않기 위해, 그리고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

과연 시간을 되돌린다면, 행복할까? 지금 내가 싫지만 일어난 일들을 우리가 원하는 고칠 수 있을까?

뮤지컬 <시간에>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어느정도 자신의 실수를 고치고 미래를 바꾸는 데는 성공한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시간을 다시 돌아가도 일어날 일은 꼭 일어난다. 그들이 무엇을 해도 바꾸지 못한다.

이 내용은 영화 '나비효과'를 떠오르게 한다. 다른 현실로 이동하는 능력이 있는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을 계속 고치려고 하다가, 결국 자신이 뱃속의 아이일 때로 돌아가 탯줄로 자신의 목을 졸라 자살한다. 자신이 인생에서 일으키는 실수와 남에게 가는 피해를 없애기 위해 결국 태어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회피하지 않는 것. 지금 여기서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까 생각하는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자신이 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간을 계속 되돌리면,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이 했던 행동으로부터 배우지 못한다. 나는 이것이 뮤지컬이 주는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의 마지막에는 주인공들의 모두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인다. 인생에서 오는 고통을 피하려 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그것이 오히려 '해피 엔딩'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뮤지컬 <시간에> 를 보며 나도 한번 쯤은 상상해보았던 시간여행을 직접 해 보았다.

즐거운 유머와 아름답고 신나는 노래들은 뮤지컬을 더욱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뮤지컬 <시간에>는 평생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을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을 공연해주신 배우분들과 기회를 만들어주신 PlayDB 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