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 이삼일에 한번씩은 뉴스나 언론을 통해 자살을 했거나 자살을 시도한 이들의 기사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고 답답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다고 자살한 분들에게 왜그리 무책임하냐고 비난할 수만도 없습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더 좋다고 했거늘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을 시도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안스럽고 또 안스럽죠. 정말 극단적인 선택인 자살로 몰고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먹고 살기가 어려워 가족동반 자살을 했다거나 학업성적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다거나 한참 사랑을 받던 연예인이 어느날 자살을 한 기사들을 보면서 우리는 가슴 아파합니다. 그런데 자살에도 여러가지의 종류가 있지만 간혹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자살사이트에 대한 기사를 처음 대하면서 충격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은 대학로에서 7년째 공연중이라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자살사이트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무거울 수도 있는 '자살'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풀어내더군요. 얼마전 봤던 연극 '염쟁이 유씨'와 같이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도 관객참여형 연극이었습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포스터 정말 익숙하시지 않으시나요? 대학로에 갈 때마다 눈에 띄던 포스터였는데 전 이제야 봤네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대학로 쇳대박물관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다보면 삼형제극장에서 공연중입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티켓팅을 한 이후에 건물 반대편에서 줄을 서있다가 입장을 하더군요. 지정좌석제가 아닌 선착순 입장이었습니다. 선착순 입장 연극은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티켓팅을 하고 기다리는데 2시반 공연인데도 입장을 시킬 생각을 안하길래 의아했더니 무대를 새로 세팅을 했다고 하더군요. 음향셋팅 작업이 늦어져서 제 시간에 입장도 못하고 한참을 더 기다렸다가 입장 할 수 있었습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무대사진입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배경이 '자살사이트'여서 그런지 아무래도 좀 비밀스럽고 음침한 분위기로 설정이 이루어져있습니다. 후다닥 입장을 한 탓에 좌석은 맨 앞줄에 앉아서 봤습니다. 부랴부랴 입장을 하느라 오늘의 캐스팅 사진도 못찍었네요. 아니, 보지 못했던 것 같기두 하구요. 카페에 가보니 3월 대학로 배우 스케쥴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변경이 된 것 같더라구요. 바보레옹을 맡으신 분은 최종윤 배우님이신 것같고 마돈나역을 맡으신 분은 윤토왕 배우님이신 것 같은데 안락사역을 맡으신 배우분 성함을 모르겠어요. 키도 크시고 잘생기셨던데.. ㅎㅎㅎ

아뭏튼 공연이 시작되기전 오늘 '바보레옹'을 맡으신 배우분(최종윤)이 나오셔서 재미난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도 열어주시고 퀴즈와 게임을 통해 선물도 주시더군요. 손가락 잡기 게임은 의외로 긴장감이 넘치던데요. 다음에 어디가면 저도 한번 써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박장대소' 게임에서 연극 '그녀를 믿지 마세요" 티켓을 선물로 받아왔어요. 하지만 이미 본 작품이라 지인에게 양도를~ ^^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줄거리는 자살사이트의 운영자 겸 대표인 닉네임'안락사'의 사무실에 자살을 의뢰한 마치 팬더곰을 연상케하는 덩치 큰 닉네임 '마돈나(윤토왕 배우)'가 찾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연극은 시작됩니다. 그 둘은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어찌나 배우분들의 입담이 좋은지 극이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은 빵빵 터지기 시작합니다.

의뢰인 마돈나에게 여러가지 자살상품을 설명해주는 대표, '맨땅에 헤딩하기', '샴푸의 요정'등 이름만 들으면 뭔가 싶지만 모두가 '안락사'의 자살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의 제목들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관객참여형 연극입니다. 자살사이트 대표 '안락사'가 자살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과거의 이야기 속 자신의 첫사랑 여인으로 지목된 객석에 앉아있는 여성관객을 무대로 끌어내기도 하고 관객들은 '안락사'가 준비해둔 여러가지 이름의 자살상품들로 또 휴지통이나 음식물 쓰레기통, 선지, 쌍싸대기 등으로 참여를 하는데 배우분들의 뛰어난 순발력으로 관객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리드해줍니다.



전 건들면 대드는 상품이라며 조심해야 한다고 '안락사'가 설명을 해주자 '마돈나'가 정말 그러냐고 하면서 제게 다가오시길래 순간 벌떡 일어나 '마돈나'의 목을 손찌르기로 공격을~ ㅋㅋㅋㅋ 순간 움찔 하시더군요. 나름 극의 재미를 위해 액션을 취한 것이니 이해해주시겠죠? 오늘 객석에서 쌍싸대기 상품으로 지목되신 여성분은 더 재미나셨습니다. 여성관객 사이에 '마돈나'가 앉으면 양측에서 '마돈나'의 싸대기를 때리는 설정이었는데 정말 짝~~ 소리가 나게 때리신~ ㅎㅎㅎㅎ 싸대기를 맞기는 하셨지만 괜찮으셨을거예요. 워낙 미인이셨거든요. ㅋㅋㅋ 이후 어디론가 통화를 하는 '마돈나'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어리버리한 역의 '바로레옹'은 극의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더이상의 줄거리는 직접 보시는 편이 좋을 듯 해요. 다 아시고 가시면 극의 재미가 반감될테니까요. 살짝 힌트를 드리자면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극이 모두 끝난 뒤에 찍은 사진입니다. 배우분들의 무대인사 사진도 찍기는 했는데 맨 앞에서 찍었더니 세 분이 모두 한 컷에 나오질 않아서 못올렸습니다. 저 박스테이프로 둘둘 감기신 분이 바로 '안락사'이시고 '바로레옹'님이 테이프로 결박당한 안락사님을 풀어주고 계십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자살을 권유하는 작품이 아닌 자살을 비웃음으로 풍자한 작품이니 오해하시진 마시구요. 자살이라는 주제를 정말 재미나게 풀어나가는 작품이고 특히 배우분들의 순간 순간 재치있는 입담이 걸작인 작품입니다. 극이 시작되서 끝날 때까지 결코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가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연극이 끝난뒤 배우들과의 포토타임이 있었는데 사진이 좀 흔들리게 찍혔네요. 관계자분이 찍어주신건데 안타깝습니다. ㅠ.ㅠ 사진에서 왼쪽에 계신 분이 마돈나역인데 분장을 모두 지운 상태입니다. 극중 분장을 지우자 객석 여기저기 아주머님들이 '분장을 지우니 저렇게 말끔하게 생겼네'라고 쑤근거리시더군요. ㅎㅎㅎ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정말 죽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대학로 명품 코믹연극이라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던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한번 더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정말 유쾌, 상쾌, 통쾌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덕분에 재미난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같은 건물에서 '니들이 살인을 아느냐'라는 제목의 영화를 촬영중이더라구요.

덕분에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나가질 못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