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레인과 크라잉넛 같은 1세대 펑크(Punk) 그룹도 보고 싶고, 어반 자카파 등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솔 그룹의 노래도 듣고 싶고, 가리온 등 공연장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숨겨진 고수의 랩도 느끼고 싶다면?
그간 일반 음악 페스티벌이 장르별 뮤지션 배열에 집착했다면, 이 음악 페스티벌은 장르를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한다. 크라잉넛을 보러 갔는데, 어반 자카파가 라인업에 없어 살짝 아쉬움을 느낀 `다(多)장르 골수팬'들이라면, 특히 이 페스티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월10∼12일, 2월17∼19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 `투데이 익스프레스'(Today Express)가 그것.
음반기획사 사운드홀릭과 공연장 블루스퀘어가 공동 기획한 이 페스티벌은 기존 페스티벌과 달리, 형식과 내용면에서 나름 `파격적인 방식'을 선보인다.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종일 음악에 미쳐살아야하는 여름 대형 야외 페스티벌과 아티스트 한 팀으로 하루의 기억을 담아야했던 아쉬움이 큰 단발 공연 사이에 놓인 `적당한' 규모의 무대로 듣고 보는 이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록과 솔, 힙합 등 장르별 고수들이 대거 참여해 `보지 않으면 안되는' 숙제 같은 공연들로 기억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투데이 익스프레스' 공연에 숨겨진 근사하고 알싸한 매력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 `머스트 시(Must See)' 라인업
모두 6일간 27팀이 준비하는 이 무대는`이 밴드 공연 한번 보고 싶었는데…'하는 간절함에 기댄 라인업으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날짜별로 `주제'에 맞춰 비슷한 라인업을 구성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 페스티벌의 최대 장점이다. 그래서 어떤 날 어떤 무대를 찾아도 대체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맛볼 수 있다.
포문을 여는 10일 무대(더 칵스/글렌체크/텔레파시/피터팬컴플렉스)는 정신이 번쩍 들거나 감성을 옥죄는 록의 향연이 수놓인다. 특히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염두해 둔 록과 일렉트로닉의 조화를 꿈꾸는 더 칵스의 공연과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감성 모던록 밴드 피터팬컴플렉스의 공연이 기대된다. 11일 무대(브로콜리너마저/몽니/어반자카파/애쉬그레이)에선 선율의 미학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모든 곡이 `히트곡'으로 불려지는 브로콜리너마저, 모든 곡이 가슴을 얼큰하게 적시는 어반자카파의 무대는 인기 중 인기다. 한국적 힙합의 완성 가리온, 흡사 외국 레게 밴드를 연상케하는 윈디시티, 단단한 밴드감과 맛깔난 기타 선율을 자랑하는 더 문샤이너스, 유쾌한 밴드 킹스턴루디스카 등 장르별 종합세트로 꾸려진 무대는 12일 선보인다.
2주차 시작을 알리는 17일 공연은 투개월, 소란, 랄라스윗, 도트, 올라이즈밴드(통 큰 게스트)가 나서는 무대다. 관록의 그룹들은 아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쉽게 빠져드는 매력이 돋보이는 아티스트들이다. 18일 무대(노브레인/슈퍼키드/울랄라세션/데이브레이크/고고보이스)와 19일 무대(크라잉넛/허클베리핀/갤럭시 익스프레스/바닐라 유니티/로맨틱 펀치)는 그야말로 `제대로' 놀 수 있는 놀이공원 같은 공연이다. 하나라도 놓치면 요즘 각광받는 `인디 밴드'의 현주소가 무엇인지 감각을 잃게 될 터.6일간 이어지는 이 무대를 모두 관람하면 금상첨화겠지만, 딱 하루만 즐겨도 속이 시원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라인업이 구성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