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국립무용단 10년 만에 내한공연
스웨덴 안무가 요한 잉예르 현대적 재해석
솔로이스트 박예지 출연…내달 LG아트센터

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의 한 장면(사진=LG아트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스페인국립무용단이 10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난다. 조르주 비제의 걸작 오페라를 모던 발레로 재해석한 ‘카르멘’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1979년 창단한 스페인국립무용단은 2000년대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예술단체다. ‘멀티플리시티’ ‘두엔데’ 등의 레퍼토리는 한국 무용단이 공연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은 2007년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무대화한 ‘날개’로 2007년 LG아트센터를 찾은 뒤 10년 만이다.

‘카르멘’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비제가 1875년 오페라로 발표했다. ‘서곡’ ‘하바네라, 사랑은 잡을 수 없는 새와 같은 것’ ‘투우사의 노래’ 등의 곡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왔다.

욕망과 사랑, 자유의 상징과도 같은 카르멘을 모던 발레로 재탄생시킨 이는 스웨덴 안무가 요한 잉예르다. 요한 잉예르는 1990년대 네덜란드 댄스씨어터(NDT)를 대표하는 무용수로 명성을 떨친 뒤 안무가 이리 킬리안에게 발탁돼 안무가로 변신한 인물이다.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 예술감독, NDT 협력 안무가 등으로 활동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은 지난 2010년 나초 두아토 예술감독의 후임으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출신의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를 새 예술감독으로 맞이했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은 무용단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요한 잉예르에게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버전의 ‘카르멘’을 의뢰했다.

요한 잉예르는 독창적이고 세련된 안무를 바탕으로 21세기 버전의 새롭고 매력적인 ‘카르멘’이 탄생시켰다. 주인공 카르멘은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실현해가는 여성으로 그려냈다. 정열적이고 맹목적으로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군인 돈 호세, 카리스마 넘치는 록 스타를 연상시키는 투우사 에스까미요 등 주요 캐릭터들도 현대적인 개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무대와 음악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새롭게 구성했다. 무대는 정삼각형의 프리즘 9개로 구현해 극적인 공간과 상징을 표현했다. 비제의 오페라 음악은 물론 작곡가 로디온 셰드린, 마크 알바레즈가 새롭게 선보인 음악까지 더해 신선함을 가미했다. 요한 잉예르는 2015년 초연한 이 작품으로 이듬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는 스페인국립무용단 솔로이스트 박예지가 출연할 예정이다. 같은 무용단의 수석무용수인 김세연은 출연하지 않는다. 오는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4만~12만원. 서울 공연에 앞서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11월 1일)과 대전예술의전당(11월 4~5일)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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