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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대 연기神童…아역배우 전성시대

작성일2016.04.28 조회수4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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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동갑내기 이태경·곽이안 만나보니
'뉴시즈' 신문팔이 소년 이태경
"다른 배역 노래까지 다 외워요"
'모차르트!' 아마데 역 곽이안
"무대 오르는 이유? 재밌잖아요
긴 분량 대사노래 라이브 갈채 받아
"성인 연기자 뺨치네" 관객 큰 호응
국내 초연 중인 뮤지컬 ‘뉴시즈’의 이태경(10·왼쪽) 군과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상징한 아역 ‘아마데’를 잘 표현해 다시 한번 ‘모차르트!’ 무대에 서는 곽이안(10·오른쪽) 군은 제법 베테랑 뮤지컬배우답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의 깊게 장면을 분석하고 대사를 읊는다. 이군과 곽군은 “배우 주원과 민우혁 형, 또 박효신 형을 닮고 싶다”며 “연습 때도 열심히 노래하고 연기한다.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오디컴퍼니·EMK뮤지컬컴퍼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6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남자아이의 가냘픈 손에는 신문 한 뭉치가 들려 있다. 행인이 지나가자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은 꼬마는 “저는 고아예요.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흑흑. 신문 한 장만 팔아 주시겠어요”라며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금세 웃음바다가 된 객석에선 “귀엽다” “어린 녀석이 진짜 잘하네” “대사 외우는 것 좀 봐”라는 반응과 함께 힘찬 박수갈채가 나왔다.

이날 관객을 웃기고 울린 주인공은 한국 초연 중인 뮤지컬 ‘뉴시즈’의 아역배우 이태경(10) 군.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아버지의 사고로 형 데이비와 함께 신문팔이로 생업 전선에 뛰어든 레스 역을 맡아 극의 재미와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뮤지컬 무대서 어린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과거 성인 연기자의 보조역에 그친 것과는 다르다. 주눅들지 않는 연기와 노래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NG나 재촬영 없이 라이브로 이어짐에도 긴장한 기색 없이 자신의 분량을 소화해 누나·오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내일이 기대되는 아역배우 두 명을 따로 만났다. 10살 동갑내기 이태경 군과 곽이안 군. 두 꼬마배우는 지난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혁명을 돕다가 목숨을 잃는 소년 가브로쉬 역을 번갈아 맡으며 호평을 얻었다.

2011년 대구에서 ‘미스 사이공’으로 데뷔한 곽군은 요즘 6월 개막 예정인 뮤지컬 ‘모차르트!’ 연습이 한창이다. 5년 차 베테랑 뮤지컬배우인 만큼 치열한 오디션 경쟁을 뚫고 모차르트의 분신인 ‘아마데’ 역을 다시 꿰찼다. 2014년 이후 두번째다. 정확한 음정과 낭랑한 목소리, 풍부한 성량으로 무대를 압도해 합격점을 받았다. 권은아 EMK 협력연출은 “아마데는 극중 연기 분량이 많아 신중한 오디션을 거친다. 이안이는 오디션 때 차분하게 주어진 디렉션을 잘 소화해 확신을 줬다. 음악을 이해하는 소양 또한 갖추고 있고 집중력과 다른 배우들과도 잘 지낼 수 있는 성격 또한 합격 이유였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종영한 케이블방송 엠넷 ‘위키드’에 출연해 ‘국민 남동생’이란 별명도 얻었다.

이군은 2014년 뮤지컬 ‘프리실라’로 데뷔했다. 이후 끼와 재기발랄함, 강단 있는 무대 위 모습을 인정 받아 킹키부츠, 레미제라블, 뉴시즈 등 대작 작업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뮤지컬 ‘뉴시즈’의 이태경 군(사진=오디컴퍼니).
◇“마냥 좋아서 하죠”…뮤지컬이 공부

이군과 곽군은 “그냥 좋아요. 재밌어요”라며 연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군은 한 ‘동요제’에 나가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했다가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본 관계자로부터 출연요청을 받은 케이스. 반면 곽군은 낯가림이 심해 무대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덜컥 합격했다. 두 배우 모두 연기학원을 다니거나 체계적인 연기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곽군의 어머니는 “가만히 서 있는 집중력 테스트를 잘 견뎌내더라. 또 습득한 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아이모습을 원하는 제작진에게 되레 백지상태가 잘 보인 거 같다. 첫 단추가 꿰어지니 아이도 덩달아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오디션 경쟁률은 보통 20대 1, 작품에 따라 200대 1까지치솟는다. 실수할까 봐 두렵지는 않다고 했다. “노래는 몇번만 부르면 자연스럽게 외워져요. 일주일에 3~4번 무대에 오르는데 너무 재밌어요. 집에 가자마자 뻗기는 하지만. 하하”(이태경). 이군 어머니도 “외우는 게 아니고 흡수가 되는 듯하다. 자기 분량만 외우는 게 아니고 다른 배역 전체를 다 외운다. 태경이뿐 아니라 아역배우들이 다 그렇다고 보면 된다. 억지로 시키면 절대 못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일단 무대에 서면 학교보단 뮤지컬에 집중하는 편. 대구가 집인 곽군의 어머니는 “그래도 학교는 빠지지 말자는 게 원칙”이라면서 “다만 어리기 때문에 지금은 하고 싶은 걸 하도록 놔둔다”고 말했다. 이군 어머니도 “전담 관리해주는 매니저가 있어서 틈날 때마다 수학이나 영어도 가르쳐주더라. 학원에 다니는 대신 무대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사 전담 스태프 배치…처우는 고심

아역배우의 활약은 ‘애니’ ‘오즈의 마법사’ ‘빌리 엘리어트’처럼 어린이 뮤지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들어 ‘서편제’ ‘프랑켄슈타인’ ‘보니 앤 클라이드’ ‘팬텀’ ‘엘리자벳’ ‘모차르트!’ ‘킹키부츠’ ‘친정엄마’ 등 아역이 등장하는 작품이 대거 늘어나는 추세. 덕분에 아역이 소화해야 할 대사나 장면도 많아졌다.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보여줘 캐릭터를 더욱 명확히 한다거나 감정이입이 쉬운 아역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곽이안 군(사진=EMK).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연제작사 측에서도 작품에 따라 공연기간 동안 아역을 전담하는 스태프 ‘샤프롱’을 배치하기도 한다. 2014년 국내 초연한 뮤지컬 ‘원스’도 주인공 ‘걸’의 딸 이반카 역으로 아역배우 3명을 캐스팅하고 이들을 관리할 샤프롱을 뒀다. 현직 뮤지컬배우인 이수영이 이 업무를 맡아 무대 뒤에서 꼬마배우를 돕고 음악·연기지도까지 했다. ‘레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아역배우도 9명. 두 명의 샤프롱을 배치했다. 이들은 스튜디오 리허설부터 폐막까지 아역배우의 등·퇴장과 의상, 몸 상태 등을 체크하는 일을 했다.

아역배우의 출연료는 아직 정해진 룰이 없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대사가 없거나 일부 장면만 등장하다 보니 출연료가 많지 않다. 모든 장면에 고르게 등장하는 앙상블보다 적은 편”이라며 “이 역시도 제작사별 기준이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김수용·이재은·양동근·오소연부터 여진구·김유정 등까지. 아역으로 출발해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들이 많은 만큼 배우가 되려는 아이들이나 학원도 성업 중. 두 어머니는 “아이가 좋다면 말리지 않는다. 다만 강요는 안 한다.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자신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꼬마배우에게 꿈을 물었다. 이군이 “뮤지컬배우요”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한 데 비해 곽군은 “바리스타도 되고 싶고 조명·의상디자이너도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무엇이 되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며 까르르 웃었다.

뮤지컬 원스와 뮤지컬 ‘친정엄마’도 아역배우가 등장해 극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맨 오른쪽 사진은 뮤지컬 ‘체스’에서 아역배우 정세라(사진=신시컴퍼니·아시아브릿지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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