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웃음 좀…”
아이다와 라다메스로 분하고 서로 마주 본 차지연과 김준현이 웃음을 참느라 애쓰는 와중에도 카메라 셔터는 끊임없이 터진다.

신사동 웨딩스튜디오. 새로운 캐스팅으로 돌아오는 뮤지컬 <아이다>의 컨셉트 촬영을 위해 주요 배역의 배우들과 스탭들이 모였다.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의 사령관 라다메스, 그리고 이집트 여왕 암네리스의 사랑 이야기를 엘튼 존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풀어내는 뮤지컬. 지난 2005년 초연한 이후 국내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선 몇 안 되는 대극장 뮤지컬로 배해선, 옥주현 등 실력파 배우들이 거쳐갔다.

뮤지컬 데뷔 시절부터 “아이다와 참 잘 어울리겠다”는 이야기를 들어온 차지연은 실제 단단하게 땋아 내린 아이다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고 현장에 들어서 이목을 끌었다. 강인한 매력을 지닌 아이다로 분한 그는 “땋아 내린 머리 때문에 밤새 수많은 바늘이 머리에 꽂힌 듯 했다”고 말하지만 표정에선 활기가 넘친다. 워낙 오랜 시간 원해왔던 작품이기 때문.
“2006년 <라이온 킹> 할 때부터 아이다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 역할을 꿈꾼 지 6년 만에 맡게 됐는데, 사실 기대보다 두려움이 커요. 겁도 나고. 주현 언니가 워낙 잘해 주셨기 때문에 잘해낼 수 있을까. 반면에 정말 사력을 다하면 차지연만이 할 수 있는 아이다가 나오지 않을까 해요.”

라다메스로 분한 김준현과 최수형 역시 사진 촬영 틈틈이 푸시업을 하며 여배우들 못지 않게 몸매에 신경 쓰는 모습. 늠름한 라다메스로 분하기 위해 식사마저 사양했다는 후문이다. “술 끊은 지 2주쯤 됐다”는 김준현은 “오늘부터 저염식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 수형이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며 장난끼 섞인 한숨을 내쉰다. 일본 공연 <아이다>에서도 라다메스로 연기한 바 있는 그는 이번 한국 공연이 “좀 더 여유 있고 따뜻한 라다메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2010년 일본 <아이다> 무대에 섰으니, 2년이 지났어요. 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기 때문에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김준현과 함께 라마메스에 더블 캐스팅 된 최수형은 첫 촬영에 대한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공연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배우들과 달리, 최수형은 모든 배우들과 첫 만남. 그는 “준현 형은 뮤지컬을 시작하면서부터 차지연씨를 알았대요. 그래서 촬영 분위기가 편할 수 있겠지만 이런 면에서 보면 제가 더 유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설렘이 있어서”라며 기대감 역시 드러냈다.

“<아이다>는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오디션을 봤지만 될 거라고 생각 못했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오더라고요. 너무 기뻐서 날뛰었죠(웃음). 외모가 이래서 잘 어울릴 거라고 다들 말씀해 주시는데 사실 전 남성적인 면보단 귀여운 쪽에 가깝거든요. 조금 다른 매력을 지닌 라다메스를 기대해주세요.”

스케줄 때문에 뒤늦게 촬영장에 도착한 소냐도 곧바로 의상을 갈아입고 촬영에 임했다. “음악이 너무 매력적”이라며 무엇보다 “혼자하는 짝사랑이 아닌 여기선 한 남자의 사랑을 받아서 좋다”며 활짝 웃어보인다.

차지연, 소냐, 김준현, 최수형 등 주요 배역들이 새로운 얼굴로 올라가는 이번 공연에서 초연 무대에 섰던 이정열, 성기윤과 지난 해 암네리스 역으로 활약한 정선아, 그리고 새로운 암네리스 안시하가 참여한다. 이들의 활약은 오는 12월 2일부터 2013년 4월 28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