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공연계는 11월에 있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기점으로 새해까지 최고의 이익을 창출해내는 기간이다. 유명세를 탄 대형 쇼들은 종종 100퍼센트의 티켓 세일즈를 과시하기도 한다. 이 기간 중엔 할러데이 기간을 겨냥한 쇼들이 선을 보여 한정된 기간 동안 만의 공연이라는 광고로 대목을 톡톡히 보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이 가족단위를 겨냥한 쇼들이다. 일 년 중에 이 기간만이라도 좋은 엄마 아빠가 되려는 많은 부모들이 인심 좋게 주머니를 활짝 연다. 우리도 이 기회에 조금 앞서 뉴욕의 겨울 연말 분위기에 젖어보자.

라디오 씨티 스펙타큘러(The Radio City Christmas Spectacular)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 할러데이의 전통쇼, 현재 공연을 시작한 <라디오 씨티 스펙타큘러>(이하 스펙타큘러)가 2010년 12월 30일까지 라디오 씨티 뮤직홀에서 계속된다. 스펙타큘러는 1933년 초연 이후 매년 꾸준히 공연되는 뮤지컬 할러데이 쇼로 140명이 넘는 퍼포머, 장대한 무대 세트와 의상, 그리고 오리지널 뮤직 스코어를 뽐낸다. 77년이란 세월에 거쳐 스펙타큘러는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본 쇼가 되었고 매해 10만 명이 넘는 관객수를 자랑하는 뉴욕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전통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라디오 씨티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공연 중 가장 큰사랑을 받는 장면은 36명의 군인들이 매우 천천히 그리고 정교하게 뒤로 쓰러지는 모습이다. 이 장면이 연출된 후 다음 장면을 위해 단지 75초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댄서들은 서로가 서로의 군인복 지퍼를 뒤에서 열어 준다고 한다.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모두 안무 안에 치밀하게 계획되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엘프(Elf)
2003년에 상영된 영화 '엘프'가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 올려졌다. 11월 14일에 오픈, 1월 2일까지 계속될 <엘프>는 이미 영화로 얻은 흥행 타이틀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윈턱(Wintuk)
태양의써커스(Cirque du Soleil)가 선보이는 겨울 쇼, <윈턱> 또한 가족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쇼이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네 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으로 11월 17일에서 1월2일까지 공연한다. <윈턱>은 50명의 국제적인 무용수들로 구성되어있고, 곡예와 함께 경이적인 무대 효과와 노래들이 어우러져 신나고 역동적인 쇼를 만들어 낸다.


태양의서커스 <윈턱>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
실내에서 눈 구경하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고 싶다면 뉴욕 씨티 발레(New York City Ballet)의 <호두까기 인형>을 추천하고 싶다.


뉴욕 씨티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친숙한 소재의 할러데이 발레 공연 일 뿐 아니라, 1막 마지막 부분에 16명의 눈으로 변신한 발레리나들이 눈보라 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가족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명장면이다. 뉴욕 씨티 발레 컴퍼니는 가짜 눈보라을 만들기 위해 50파운드의 종이 조각을 사용한다고 한다. 막이 내린 후 이들 종이 조각들의 처리 또한 궁금해 진다.

뉴욕은 회색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은 의외로 매우 로맨틱하다. 많은 싱글들은 이 기간에 도시의 로맨틱 분위기와 연이은 파티 때문인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짝이 있는 커플들은 이 기간 만큼 만은 그들의 사랑이 다시 불타 오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도시전체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조명과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거리 거리마다 완벽한 데이트 장소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뉴욕 할러데이 시즌에 공연만큼 흥미롭고 놓치지 말아야 할 공짜 구경거리들을 꼽아봤다.

특별한 아이쇼핑
뉴욕시티의 톱 메이저 백화점들은 매해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매우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할러데이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하는데, 이는 이들 백화점의 전통이 되었다. 이 할러데이 쇼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보기 위해 시즌이 되면 백화점 주변으로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고 어떤 날엔 많은 인파로 인하여 긴 줄을 서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즐기는 듯 하다.

각자의 전통과 자존심을 건 싸움이기도 한 이 특별한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위해 백화점들은 독창적이면서도 자신들의 전통을 유지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심혈을 기울인다. 머스트 씨(Must See) 윈도우 디스플레이 백화점으로는 삭스 백화점(Saks Fifth Avenue), 블루밍데일스(Bloomingdale's), 메이시(Macy's at herald Square), 바니스 뉴욕(Barneys New York), 버그도르프 굿맨(Bergdorf Goodman) 등이다. 이 시즌의 윈도우 앞에선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도 부럽지 않다.

조명! 액션!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구경한 다음, 핫 쵸콜렛을 손에 들고 뉴욕거리의 환상적이고 몽환적이기도 한 조명들에 둘러싸여 분위기 잡아보는 것도 매우 낭만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전설적인 눈꽃 사진작가 윌슨 벤틀리(Wilson Bentley)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삭스 피브스 애브뉴 백화점의 10층 건물 위에 비춰지는 대형 눈꽃은, 심플하지만 매우 인상적이다. 조금씩 돌아가는 눈꽃을 보고 있으면 최면에 걸리는 듯하기도 하다.


그랜드 센트럴 역의 조명쇼
만약 반짝이는 별을 보고 싶다면 콜럼버스 서클(Columbus Circle)에 위치한 타임 워너(Time Warner) 빌딩을 가 보자. 빌딩의 150 피트(약 46미터) 천장에 매달려 있는 14피트(약 4.3미터) 크기의 대형 별들이 캐롤송의 박자에 맞춰 색깔이 변한다. 그랜드 센트럴(Grand Central Station)역의 조명쇼 또한 역의 장대함과 어우러져 근사한 데이트 코스가 된다. 

도시 속 환상의 스케이트
벌써 11월이면 도심 속의 아이스링크들이 하나, 둘씩 개장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링크가 밤 12시까지 오픈 하기 때문에 많은 뉴욕커들은 가족, 연인들과 함께 빌딩 숲 속의 링크 위에서 달빛을 맞으며 맨하탄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져 스케이팅을 즐긴다. 뉴욕의 대표적인 아이스링크로는 브라이언트 파크의 씨티 폰드(Citi Pond at Bryant Park), 락커펠러 센터 아이스링크(Ice rink at Rockerfeller Center), 그리고 센트럴 파크의 월먼 링크(Wollman Rink in Central park)가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에 위치한 씨티 폰드
이들 모두 도시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링크이지만 필자는 특히 브라이언트 파크의 씨티 폰드를 선호한다. 일단 타임스퀘어 안에 있으며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스카이라인, 유러피언 스타일의 아웃도어 마켓 모두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www.broadway.com(엘프). www.cirquedusoleil.com(윈턱)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