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기억> 에 이은 2010년 창작 연극 두 번째 작품인데, 제목부터가 순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7인의 기억>처럼 1970년대 배경이라 공통점이 있는 연극이어서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원안은 안톤체흡의 <바냐삼촌> 인데, 우리식으로 풀어가는 <순우삼촌>에서는 어떤 연출과 연기를 보여주실지 또한번 기대하게 되었네요.

안톤체흡은 갈매기, 결혼피로연, 벚꽃동산 등 유명한 연극들을 작품했는데, 셰익스피어와 비교할 정도로 연극계에서는 유명한 작가라니 이번 연극은 정통 연극의 기법들을 공부하는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바냐삼촌>에서는 도시에서 교수직을 하다 퇴임 후 시골 전처 저택에 온 늙은 대학 교수와 젊고 아름다운 후처 옐레나, 저택관리를 하는 전처소생 딸인 소냐, 처남 바냐, 그 외 순박한 시골 사람들의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겪는 해프닝과 아이러니가 보다 리얼한 연극이었습니다.

짝사랑하는 소냐, 이상추구를 포기하지 못하는 아스뜨로프, 생기있는 현실을 추구하는 옐레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순박한 바냐 삼촌의 개성이 만끽한 연극의 교과서 같은 작품입니다.

<순우삼촌>은 1970년대 잠실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대가족의 서정적 와해, 환경 개발 등 지금 현재의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여러 관심 요소가 있는 작품으로 탈바꿈 되었네요.

극본을 읽고 서울이라는 의미가 각박한 일터, 투기의 대상에서 생명의 원류이자 삶의 휴식처까지 많은 의미로 확대 해석하게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지금의 아파트들이 즐비한 잠실이 1970년에는 이런 서정적인 풍경을 맛볼 수 있는 터전이었다니 색다른 배경에 흥미를 끌었습니다.

실제 연극에서는 나무 판넬을 이용하여 단이 높고 둥글게 표현한 무대 장치가 돋보였습니다.

남자 나무, 여자 나무들의 잔잔한 표정과 안무가 생동감을 더해 주며 무언의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매형을 뒷바라지하는데 힘써온 순박한 총각인 순우, 바냐삼촌처럼 순박하고 맑은 캐릭터여서 더욱 정이 갔습니다.

차분하면서 이지적인 민다정. 석준과 격정적인 키스를 하는 열정도 내포되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일 것 같았는데, 배우 레지나씨가 옐레나와 빛깔이 다른 매력을 보였주셨더군요.

종길의 딸인 지숙은 죽은 어머니의 땅을 물려받아 삼촌을 도와 농사를 지으며 석준을 향한 올곧은 짝사랑에 속앓이를 하는 건강하고 순박한 처녀여서 <바냐삼촌>의 소냐와 비교해 볼 때, 공통점과 차별성을 어떻게 연기할 지 기대되었습니다.

결국 지숙의 순박한 표정과 자연스러운 대사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순우 삼촌을 연기한 배우 윤상화님의 바가지 머리하며, 편안하고 순수함이 묻어나는 대사에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더군요.

지난 < 7인의 기억 > 처럼 공연 기간이 짧아 지금의 발전한 잠실과는 차이가 있는 사뭇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아름다운 잠실섬의 비교를 더 많은 관객들이 같이 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 순우삼촌 > 은 개발, 발전, 투자, 진화 .... 만 바라보다가 보전, 추억, 교감, 정서 ... 등을 느끼게 하는 좋은 원작을 번안한 재창작극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정극~ 괜찮지만 그동안 대학로의 가벼운 연극에 길들여졌다면,,
졸릴수도있습니다...

버냐아저씨를 관람하지 못하였지만 아마 개인적으로 이 공연에 더 정이 갔을 듯 싶다.
내가 사는 동네만해도 재개발이 되어가는 분위기가 왠지 좀 거북스럽게 느껴지는 요즘인데..(정작 본인은 아파트에 살면서 이런 모순된 마음은 당췌 무엇인지..)
예로부터 우리 나라 사람들은 토지는 곧 생명처럼 여겨왔고 또한 그곳에 학벌도 포기해가며 가족을 부양해온 순우삼촌의 마음이 난 십분 이해가 갔다.
한차례 헤프닝 같은 인물들이 떠나간 후 순우삼촌과 지숙의 모습이 그냥 마냥 순수한 인물들로 여겨져 왠지모르게 눈물이 났다.
펌프질을 하는 풍경, 그 위로 약한듯 예쁘게 비추는 가로등, 주위 소품들.. 참 순수하고 예쁘게 보였다.
요즘 같은 때에 너무 그리운 그림들 같다.
순우삼촌 윤상화배우님 락희맨쇼에서 큰 웃음 주셨는데 역시 역량있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암튼 우리나라 연극 나는 참 좋다. 한국정서를 비교적 자주 흔하게 찾게되는 것과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도 그렇고.. 자주 하는 말이지만 한국연극 늘 언제나 화이팅!!

모든 작품을 통틀어 최고였던듯....
공연장 이층 객석에 자리잡은 음악들도 넘넘 좋았구여....
내용도, 연기도, 넘넘 좋았습니다...

사장님께서 아는 지인분을 통해서 추천 받은 연극 '순우삼촌'...
덕분에 저희 회사 직원 약 스무명 남짓이 함께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소책자를 읽어보고는 70년대 잠실이 섬이었다는 사실과 그때 시대상을 81년생인 내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울할 거라고 여겨졌던 제 생각과는 달리 유쾌하고 코믹적인 요소와 출연진의 삼각 사각관계까지... 참 재밌게 봤습니다. 역시..주연도 주연이지만, 감초 역할을 하는 이모분이 참 재밌었고,
독특하게도 나무 배경과 음악을 몸으로 표현한 앙상블이 묘하게 어울러져서 연극의 품격을 높였던 거 같습니다.
연극 관람 후 연출진과 작가선생님과 공연 해설에 대해서 잠깐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까지 같게 되어 너무 좋았구요, 러시아 연극 바냐아저씨가 모태가 되었다고 해서 그것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더 좋은 공연 기획 부탁드리겠구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