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좋았어요

나비부인은 라보엠, 토스카와 더불어 푸치니의 3대 오페라라고 하지요.

한국오페라단이 창단 22주년기념공연으로 준비한 나비부인의 기대가 커서인지,

장대같은 비가 내리는데도 세종문화회관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더라구요.



조금 일찍 도착해서, 친구를 기다리며

세종문화회관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해 보았어요.

기대감과 긴장감이 감도는, 살짝 들뜬 얼굴들이더라구요.^^

저도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일본에서 공수해 왔다는 무대장치가 펼쳐지고...

일본 나가사키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나비부인의 줄거리는 모두 다 아는 내용이고

어찌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아리아가 많아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요.

1막의 하일라이트는 누가 뭐라 해도 사랑의 이중창이었어요.

기모노가 잘 어울리는 안도 후미코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열창과 열연으로

관객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주셨어요.

핑커톤역의 테너 하석배님도 시원시원하고 풍부한 성량으로 내내

좌중을 압도했구요.

1부가 끝나고 휴식시간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와서

50분이 지난걸 그제야 알았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2부!

"어떤 개인날"을 직접 듣다니...

너무 감격하여 두손을 모으고 들었습니다.^^

나비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인 안도 후미코님의

비중이 너무커서 혹시 실수를 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어요.

그렇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너무나 잘 소화해 낸 안도 후미코님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허밍 코러스"도 정말 아름다운 하모니여서

잠시 딴 세상에 다녀온 기분이었어요.



나비부인이 자결하는 것으로

아쉬운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 모두가 나와 인사하는 것으로 공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배우분들의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 버리는

매너 꽝! 인 관객들이 꽤 있더라구요. 이구~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겠더라구요...

2시간 반동안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준 배우분들에게

뜨거운 박수로 답례를 하는건 기본이자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더 공연~회원분들은 끝까지 힘찬 박수 보내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좋은 공연 펼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근래 본 공연 중 가장 대박친 공연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장마를 실감나게 비는 줄기차게 내리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이 그렇게 꽉 찼다는 사실이 신기하더군요.

워낙 저력있는 공연이다 보니 관람객들도 비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모습~~~



잘 알려진 줄거리고 동양적인 정서를 가진 오페라다 보니

하나도 못알아듣는 이태리말이라도 공감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답니다.

긴 공연이라 지루하면 어쩔까 걱정도 앞서긴 했지만

다양한 무대와 알록달록 일본여인들의 의상이

공연내내 시선을 사로잡았답니다.



주인공 초초난의 열정어린 오페라는 가슴에 남습니다.

공연내내 쉴틈없이 계속되는 역할이다 보니 나중에는

보는 사람도 애처롭더군요.



오페라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성악을 하시는 분들을 새삼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냥 노래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연예인 못지 않은 끼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오페라 공연은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니 모든 율동과 표정으로 온몸을 사용해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율은 더욱 감동적이고 가슴에 와닿지만

영화나 연기하시는 분들 보다 한차원 더 힘들지 않을까 싶던데.....



새로운 시각으로 성악하시는 분들을 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오페라 관람은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오페라 나비부인.
기대에 어긋나지않는 대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공연에 앞서 연출가는 두 가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세계 3대 오페라중 하나인 나비부인은 이미 수없이 공연되어 왔으므로 지금까지의

공연과 어떤 차별화를 둘것인가 또하나는 기존 오페라 극장보다 확연히 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규모를 어떻게 장식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는 것.



무대 중간에 세워진 투명 미닫이문의 열리고 닫힘으로 인해 충분히 무대의 공간을

지루하지 않게 연출해주어서 세종문화회관 무대의 규모를 꽉 채워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사랑에 관한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끔찍한 고통을 함께 표현하고자 했던 연출가의

의도는 공연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느낌이었다. 뱀모양의 지팡이를 든 연기자들이나

꽃잎이 휘날리는 장면 등. 화려하면서도 뭔가 비극을 암시하는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

었다는 기억이 남는다.


공연에 관해 관람평을 하자니 초초상 역을 맡은 주연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앳되고 청순한 소녀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휘말리는 비련의 인생사가 아니던가... 주연성악가의 모습에서 그런 모습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처음엔 아쉽긴 했다. 하지만 공연에 몰입되어 후반으로 갈수록 럴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이해가 저절로 되었다.
긴 시간 공연 내내 여주인공이 무대에서 사라진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 많은 곡을 소화할 수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도 드물거니와 그렇게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주인공이 너무 나이가 많어 하는 투정은 전후사정에 문외한인 사람이 하는 뭘 모르는 소리에 불과했다고나 할까...

여주인공이 겪는 아픔이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공연관람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과거에는 우리에게도 피해자로서 같은 아픔이 있었고 근래 들어서는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가해자 입장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오페라는 언어적으로 이해의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낼까 걱정도 많았없다.

다행이 뮤지컬에 버금가는다양한 연출과 잘 짜여진 무대로 감동과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이런 대작의 오페라 공연이 더 풍성하게 마련되어 자주 접할 수있는 기회가 많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