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라서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스토리도 구성지고 배우들의 연기또한 좋았습니다. 이 공연 후로 전미도씨 팬이됬습니다.
웅. 10월 2일이 금욜인 줄 알고, 금욜꺼 예약하고 목욜날 보러 갔는데, 다행히 들여보내줘서 볼 수 있었어요 히히.
맨앞 예약했었는뎅.. 힝.. 그래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노래 중에 "입맞추지마~ 그럼 널 사랑하게 될지도 몰라~" 이부분이 너무나 인상깊어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아직도 같이 봤던 친구들 만나면 항상 부르게 되는데, 어디서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요?
앙. 암튼, 생음악에 생노래가 너무나 인상깊었던, 다시 한 번 보게 되도 좋을 그런 연극이었습니다.
에헤헷. 홧팅.
극장은 대학로 '설치극장 정美소'..
대학로에서 오가면서 자주 지나다녔던 건물이었는데, 이 곳에서 작품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4층짜리 건물에 연습장, 잡지 사무실이 윗 층에 있고, 2층에는 미술관, 1층에 극장이 있다. 극장만의 규모는 딱 소극장스럽지만 건물 전체의 규모가 만만치 않아서, 입장하기 전 로비의 관객을 위한 공간이 상당히 괜찮게 짜여져 있는 편이다. 의자도 많고 벽면에 설치된 두 대의 TV에서는 작품의 이런저런 장면들이 계속 돌아가는 등, 근래 가봤던 극장 중에서 편의 시설에서는 최고의 수준이었다.
허나 극장으로 들어가서 보이는 자리 배치는 좀.. 고정 좌석이 아닌, 대학 강의실에서 흔히 보이는 의자를 일렬로 배치한 것인데, 의자의 불편함이야 다른 곳도 마찬가지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2~3열 정도가 같은 높이에 들어가는 바람에 앞 사람 머리가 상당히 거슬린다. 무대가 높아 배우가 가리는 일은 생기지 않지만, 그래도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른 공연에서는 다른 배치가 나오겠지만, 이번 같은 배치라면, 높이가 처음 바뀌는 4번째 열이 가장 좋은 자리 되겠다.
아.. 그리고 극장의 천정이 엄청 높다. 1, 2층을 하나로 만들어 극장으로 쓰는 것 같던데, 그래서인지 소리가 좀 울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 덕에 가사가 상당히 씹하던 때도 있었으니, 뮤지컬 극장 용으로는 별로일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보고싶어했던 작품이었다.
창작에 초연 정도 되는 뮤지컬이었는데, 시놉시스나 만든 분들의 경력 등을 보니 Best of Best까지는 몰라도, Best라고 할 수는 있을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연장 공연까지 들어가고,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는 괜찮은 날의 자리를 찾기도 힘들 정도여서 기대치가 더 높아진 측면도 있다. 결국 막공 바로 전날 보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창작 작품의 초연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등학생들, 특히 남자 고등학생들과 한 여자 고등학생의 사춘기 시절 이야기이다. 그러나 상큼발랄 학교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아니며, 도리어 정반대로 암울하고 우울하며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이다.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런 사건들이 저런 소수의 인물에게 저런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하여 일어나다는 것이 그다지 현실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어떤 에피소드던지 한국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에게는 가능성 있는 일들이고, 이 사건들을 묶고 연결하여 하나의 스토리로 풀어내는 내공이 상당하다. 작품의 결론이 초반의 내용을 봤을 때는 상상하기 힘든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묶여있다.
구성도 구성이지만, 창작 뮤지컬로서 이런 내용을 담아냈다는 것이 이 작품의 최고 장점일 것이다. 어느 사회던 청소년들이 나름 어려운 삶을 사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의 청소년들이 겪는 일들은 한국의 작품이 제대로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TV 드라마에서 흔히 그랬듯이 밝은 면만 과하게 부각시키는 왜곡된 청소년이 아닌, 어둡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을 과감하게 보여주는 것, '사춘기'가 창작 뮤지컬로서 갖는 매력이다.
내용은 정말 암울하다.
학생 한 명의 전학, 이 학생과 원래의 재학생들이 벌이는 기싸움, 그리고 시험을 보는 장면까지의 초반은 어느 정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가, 커닝 사이트와 자살 사이트가 전면으로 부각되고, 각 등장인물들의 뒷이야기가 하나씩 소개되면서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한다. 이 작품이 다루는 범위는 사실 아주 다양하여, 동성애, 10대 임신, 자살, 부정행위, 학교와 선생님의 책임 회피, 가족 해체, 정신장애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하나하나가 등장인물들의 몰락과 죽음에 기여하는 수단이 된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여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하나도 가벼이 보고 있지 않으며, 동시에 모든 것이 머리와 가슴에 각인되어 인상을 남길 정도로 강렬하게 바라보고 있다. 역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연출 - 김운기, 작 - 이희준, 작곡 - 박정아, 안무 - 오재익. 기억해두자.)
이 작품의 또다른 장점은 비유의 활용이다. 자살 사이트와 커닝 사이트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 사이트들와 등장인물 간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 등장인물들이 자살 사이트를 통해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넘버들의 가사에서도 비유나 상징이 상당히 많이 쓰이던데, 장점이면서도 내용의 전개를 이해하기에는 좀 난해해지는 부분도 꽤 있었다. 때에 따라서는 좀더 쉽게 전개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더라는 인상..
그리고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시점들에서 한 템포 늦추어, 등장인물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나 자신의 대사를 통해서 충분히 보여준다는 점은 작품이 개연성을 갖고, 더 좋은 작품이 되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선규가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했었을 그 많은 고민들을 그렇게 보여주고, 선규의 선택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주는 것이 대표적으로 해당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자칫하면 '늘어진다' 또는 '말이 많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순간들인데도, 그 경계를 넘지 않으며 타고가는 것 역시 제작진의 대단한 능력이다.
이런 좋은 작품에서는 당연히 넘버들도 좋기 마련이고, 이것을 소화하는 배우들도 좋기 마련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넘버는 수희와 영민의 듀엣곡이자, 수희의 타락(?)과 영민의 생각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그레첸'... '입 맞추지 마, 그럼 널 사랑하게 될지도 몰라'라는 가사가 귀에 콱 박혀서 떠나지를 않는다. 그 외 '발푸르기스의 밤'이나 시험 장면에서 나왔던 넘버 등등, 괜찮은 곡들이 많은 작품이다.
배우 모두 연기, 노래가 뛰어났지만, 7명 중 관객을 압도하는 가창력을 가진 배우였던 용만 역의 임철수 씨가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연기, 특히 여장 연기가 뛰어났던 경찬 역의 이기섭 씨나 유일한 여배우이면서 충실했던 수희 역의 전미도 씨 역시 좋은 배우다. 그 외, 주인공 영민 역의 박해수, 반장 역의 조창우, 선규 역의 맹주영, 용철 역의 윤원재 씨 등도 괜찮다고만 하기에는 미안할 정도의 연기와 노래, 춤이었다.
창작에 초연인 뮤지컬이기 때문에 사실 단점이 없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계속 공연을 올리면서 계속 더 나은 작품으로 고쳐가는 것이다.
가장 크게 걸렸던 점은 마무리가 너무 급하기 이뤄진다는 것이다. 내용들이 개연성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왔으면 마지막을 부드럽게 장식해야 하는데, 왠지 급하게 '죽을 사람은 죽고, 병원 가는 사람은 가고, 살 사람은 살고' 후다닥 막을 내려버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특히 초반에 심했는데, 장면과 장면 사이가 도약하듯이 전환되는 부분이 몇 보였다. 어쨌든 내용은 부드럽게 연결이 되지만, 영화나 TV 드라마를 볼 때 편집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은 장면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게 툭툭 끊기면서 장면 전환이 이뤄진다.
두 문제 모두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점들이니까 다시 무대에 올라갈 때는 좀더 나아져 있기를 기대해야겠다.
창작 뮤지컬, 특히 '사춘기' 처럼 한국에서만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작품이 나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요즘 안전하게 라이센스 뮤지컬을 다시 찾아다녀볼까 했었는데, '사춘기'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창작 소극장 작품들을 계속 기대해보는 것도 아직은 괜찮겠다 싶었다.
배우 유명세에 기대 홍보하는 공연들이 늘어나는 요즘 추세에
한방 제대로 먹인 창작뮤지컬이 아닐까 싶다.
신인이라긴 모하지만, 이름이 알려진 배우가 전무하다시피한 공연
어느정도 아마추어적이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들어갔던거 같다.
공연내내 노래, 연기, 춤, 1인 다역을 빈틈없이 해내는 모습에 그저 놀라울 따름..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귀에 감기는 뮤지컬 넘버들에 어느새 극에 몰입하게 된다..
탄탄한 이야기와 잘하는 배우만 있으면 관객은 저절로 공연장을 찾게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 공연..
배우들 연기와 노래 모두 좋았습니다.
몽환적인 느낌도 좋았구요.
근데 너무 극이 극단적시선에 치우친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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