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린
페리클레스
모자간의 무대 진출이라 더욱 기대가 되는데


공연장르로 입장하니 무대가 대단하다.
이 서사시를 이끌어갈 무대
모래가 눈에 보이는곳에 엄청나게 깔려져있다..
저런 광경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인 듯

이야기는 화자이며 동시에 나이든 페리클레스 유인촌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타이어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앤티옥공주의 미모에 빠져 수수께끼에 참여했다가 죽을 술수임을 알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 그가 폭풍우속에서 살아남아 펜타폴리스 공주와 결혼하여 다시 본국으로 향하던 중 아내는 딸 마리나를 낳고 숨을 거두어 바다에 수장시킨채 딸 마리나마져 다른 왕국에 맡겨놨지만 결국엔 마리나도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페리클레스의 희망 찾아 떠나는 지난한 여행...

근데 1부에서 젊은 페리클래스 역이 화자 따로 연기자 따로...
몰입이 안될 정도로 음성은 구석 휠체어에 앉은 사람을 따라가야하고 모습은 연기하는 배우를 쫓아야했으니...

인터미션 시간에 물음에 대한 답을 주신 유인촌님
첫공때 젊은 페리클레스역을 맡은 남윤호(유인촌님 아들)님이 다쳐서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진거라고...
모래를 무슨 큰 나무같은 걸로 고르며 아주 담담하게 얘기하는데 얼마나 놀라고 당혹감에 빠졌을까싶었다..

한 사람의 대 서사시인 만큼 무대 스케일이 멋졌는데 앞쪽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무대가 뒷쪽으로 확장되면서 뒷부분의 배우들이 잘 안 보일만큼 광활했고 시, 공간을 넘나드느라 어마어마한 나무시계 배치며 페리클레스가 항해중 타고다녔던 배의 형상까지...
그리고 폭풍우를 연상해주는 영상까지도

어쩜 약간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쩌렁쩌렁 울리며 관록을 자랑했던 유인촌님 목소리며 비록 연기는 부상으로 할 수 없었지만 목소리 하나만으로 자기 역할을 무난히 해낸 남윤호님
거기에 깨알같은 연기와 해프니성 웃음으로 관객을 끌어갔던 배우님들까지 완벽하게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는 듯 했다..

또 하나 발견한 오늘의 보석!!
마리나 역할의 전성민님
음울한 듯 환상속으로 빠져들게한 그녀의 노래가락은 바다 깊숙이에서 부터 끌어올린 듯 사람을 취하게 만들었는데 왜 갑자기 영화''글루미 선데이''가 생각나던지...

삶 자체가 기나긴 항해라는데
매번 만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풍랑속에서 목숨은 존재해서 사는게 아니라 시간이 치유해주고 또 지난한 삶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희망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설파해준 페리클래스는 그렇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커튼콜~~
모든 배우분들께 커다란 박수를 보냈다..
특히나 사고로 어쩜 패닉에 빠졌을 수도 있을 남윤호님에게 더 크게...더 힘껏!!

두배우님의 연기가 너무 훌륭하고 포스넘치는 공연입니다.볼거리도 풍성하고 추천드려여.
초대권이 생겨서 좋은기회에 관람했는데 다른지인과 다시 꼭 끝나기전에 보고싶네여.

대학로 연극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무대의 규모, 설비 활용도 측면에서 비교가 불가하다.

무엇보다 셰익스피어 초기작으로 대중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본 작품은 그의 유명 희비극들과는 전혀 다른 세련된 풋풋함을 맛볼 수 있다.

강력히 추천한다.

한바탕 모험을 돌고온 느낌이네염..ㅋㅋ

유인촌 연기는 참 좋았는데 굳이 그 아들을 타이틀롤에 세워야 했을까.. 나신으로 구르며 열심히 하긴 했지만 발성이며 연기며 형편없었다.

극 자체의 연출, 개그요소, 감성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