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자체도 오랜만이지만
이런 소재의 연극은 처음이고, 너무 새로웠어요!

로맨스나 추리물같은 재미를 추구하는 연극도 좋지만,
이번에 ''자본'' 연극을 시작으로
드림플레이 연극을 찾아보게 될 꺼 같아요!

말로만 듣던 마르크스의 자본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책을 펼쳐봐야 겠단 생각을 안했었는데,

이렇게 연극에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 , 화폐의 움직임 등
마르크스의 책을 우리 일상생활과
현재 우리나라 사회전반에 걸쳐진 문제를 되짚어보며
배울 수 있어서 너무너무 유익했습니다.

노동자가 대우받고 , 갑을관계가 완화되려면
이 또한 시민이 정치와 사회의 관심을 갖으며, 올바른 사고를 하는것이 중요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네요.

소극장공연이니만큼 집중도도 좋았고 친근함도 생기는데, 배우들의 음성이 특히나 너무 좋아 90분 동안 일분도 다른 생각할 틈새 없이 극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웃다가 울다가 생각에 잠기게도 되는 연극.

인간의 욕구위계 중에서 가장 상위에 있는 것은 자아실현이라고 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이를 통해서 보람을 찾고 삶의 의미를 찾고 나누는 것, 그것이 인생의 목적이고 삶의 이유일지도 모르겠어요. 흔히 말하는 비전이나 소명으로 대표되는 말로 사람의 방향성은 그걸 찾고, 실행하고, 그 결과를 기대하는 삶을 살고 싶어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참 쉽지 않은게 인생이지 말입니다. 그렇게 살면 좋겠는데 자꾸 꿈을 포기하고 가고 싶지 않은 길을 억지로 끌려가는게 인생이지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모두가 꿈을 찾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한정된 일부만이 그 길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건 말이에요.

자본이라는 연극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연극을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을 적어도 연극이라는 하고 싶은 걸 찾은 사람들인 것 같아요. 부~~~~자로 살 생각보다는 연극을 하면서 살겠다. 내 가치를 찾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고 소통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없으면 연극은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의 송년모임이 연극의 첫 장면에 나와요. 각자 하고 싶은 연극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내년에는 다큐멘터리 같은 극만 하지 말고 일반적인 연극, 드라마 연극을 하자”고 말하면서 연출과 작가를 안주 삼아서 이야기를 해요. 정말정말 재미있고 행복한 송년회가 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관객으로서 받았어요. 그랬어요. 전화벨이 울리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에요. 연극인들의 송년회에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해요. 사람들이 전화를 한통씩 받을 때마다 한명씩 송년회를, 그리고 무대를 떠나요. 고시원에서 쫓겨나게 되고, 알바를 짤리게 되고, 아빠가 실직하게 되고.. 전화기 저 멀리에서는 좋지 않은 소식들이 마치 역병처럼 몰려와서 사람들을 데리고 가요. “미안해, 나 이제 연극을 못하게 될지도 몰라”라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있어요. 분명히 자아실현이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욕구라고 했는데 가장 현실적인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 인간은 나약할 수밖에 없네요. 큰 부자로 살겠다는 것도 아니고 연극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많은 것들을 바라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도 그러네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삶이 힘들고 거칠기만 해서 눈물이 나네요. “나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말을 해야 해요. 그러던 중에 송년회 늦참 멤버 두명이 들어와요. 한명은 버스킹 가수로 홍대를 다녀오는 중이었고 한명은 야근을 빼고 간신히 참석한 멤버에요. 그들은 현실에 모두 불림당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더니 “사는게 사는 것 같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해요. 연극의 초반부에요. 배경이나 다름없는 부분이라서 옮겼는데 그래도 약스포 표시는 해야겠어요^^

이야기는 여기부터 시작해요. 사람들이 모두 돈 때문에 떠난 무대를 아쉬워하다가 버스킹 가수가 마르크스의 “자본”이라는 책을 헌책방에서 2천원에 구입했어요. 이후에 극단 대표가 3천원에 “자본”을 구입했죠. 그들은 자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요. 배우들이 자기 삶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풀어가는데, 배역에 몰입해서 상황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가 처한 상황을 연기하면서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그러면 그 의문을 듣고 “자본”이라는 책 속에서 설명하는 부분을 대입해서 “노동가치”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은 건 아닐까? 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토론하기도 해요. 그러다보면 연극의 무대는 온통 “자본”이라는 저서의 파워요약팩이 되는 것 같아요. 재미있는 무대였어요. 마르크스의 “자본”이라는 책을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아마 책을 펴면 졸음부터 올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이 고전이면서 중요한 저서로 불리는 건 책 안에 숨어있는 어떤 논의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꺼리”가 되기 때문일 거에요. 연극의 무대는 배우들의 현실을 기초로 그 꺼리들을 무대로 불러와요. 소환술이라도 하는 것처럼 마르크스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당신들이 간과한 당신들의 현실”을 배우들이 “자본”에 대해서 나눔을 갖으면서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그게 현실이라서, 그게 불합리한 진실이라서 말이에요. 그 불합리를 지금까지는 애써 “사는게 다 그렇지 뭐”라고 외면하면서 인정하고 살았다면 연극을 보면서 “참 불합리하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연극이었어요. 게다가 여기에 배우분들의 현실 연기와 상황이라니요. 있을만한 상황과 무대라서 더 재미있었던 연극 “자본”, 연우소극장에서 해요. 새로운 연극에 거부감 없으시면 꼭 추천하고 싶어요^^~

막스의 자본론을 공연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어떻게 이 공연이 이루어질까? 궁금증으로 찾게 된 연우소극장
연우소극장은 항상 독특한 좋은 공연을 보여주어서
기대감으로 찾게 된다
그런데..이 공연장은 무대를 정면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대각선으로 보게 되어있고
배우들도 그것을 염두하고 공연을 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연극에 집중하기 어렵게 된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막스의 자본론 이야기가
결국 우리네 개개인의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현실에 기반한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들려준다

각각의 에피소드로
자본론의 이야기를 강해?강의?를 곁들여서
화면으로 공식?과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이것은 강의인지? 공연인지? 헷갈리는...
재미있지만 유익한 공연이 전개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단순한 연극만이 아니라
액자식 구성
계속되는 배경 화면
그리고
사이사이
배우들의 노래와 댄스...
정말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많은 것을 동원한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상황까지
IMF 기업은 부자가 되었지만
국가와 서민경제는 무너져버린...
뉴스에서 교과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솔직하고 대담한 이야기를 드러낸다

혜화역에서 거리가 좀 있지만
절대 그 걸어감이 아깝지 않는 너무나 귀한 공연
정말 전국민이 꼭 보아야 할 공연이 아닐까 생각된다

배우들의 연기도 노래도
노래는 솔직히 잘 못불렀던 것 같은데...
하지만 나머진 다 박수를 쳐주고 싶은..
알찬 공연

이 공연 이후 자본론을 다시 읽기로 했다
강추공연
또 보고싶은 공연!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