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글을 사무라이 일본으로 옮겨온 어딘가 어색하고

어쩐지 어울리는

예전부터 시라노 드 벨쥬락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길을 지나다 극이 올라간다는 포스터를 보고, 집에 와서는 앞뒤 가리지 않고 예매했습니다.
사놓고 보니 일본식으로 각색된 시라노 이야기. 가부키를 떠올리게 하는 - 하는 문구를 보고 보기 전에 약간 걱정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말 해서 일본식의 시라노 이야기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방식으로 늘어놓는 대사들과, 깔끔하면서 충분히 시각적 충격을 주는 연출들은 박수를 받을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식이 아닌, 프랑스식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원작과의 비교는 할 수 없는 점이 참 아쉽네요.

단점으로는 바로 자막이었습니다.
별점을 3개 밖에 주지 않는 것도, 오로지 자막의 덕입니다.
다행히 일본어를 조금은 알기에 극의 큰 흐름은 얼추 따라갈 수 있었지만, 자막의 도움은 거의 받지 못 했습니다.
우선 자막 자체도 극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식으로 쓰여 있었고, 긴 대사들을 잔혹할 정도로 압축해서 극의 감상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그나마라도 제대로 띄워줬다면 극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겠지만
자막을 띄워주는 사람은 자고있었는지, 타이밍을 놓쳐서 자막을 띄우는 일도 비일비재했으며
중간에는 자막을 띄우는 두 모니터 중 하나의 모니터가 꺼지질 않나 -

극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진다거나, 어떤 부분에선 필요 이상으로 전개가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 것이 제 부족한 일본어 실력과 그보다 더 부족한 자막 때문이었는지 극 자체의 구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일본식으로 각색된 코큰 남자 이야기는 상당히 볼만했습니다. 자막만 아니었다면